한미약품, 비면역 종양 치료 신약 내년 임상 돌입 ... 시장 규모만 35조 원
한미약품, 비면역 종양 치료 신약 내년 임상 돌입 ... 시장 규모만 35조 원
IL-2 면역요법, 비면역 종양 치료제로 부상

‘HM16390’, 기존 문제점 개선된 IL-2 변이체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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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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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한미약품이 이르면 내년부터 면역관문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비면역 종양(Cold Tumor) 치료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비면역 종양은 아직 완벽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어서 개발에 성공할 경우, 연매출 수조 원대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자사의 혁신 신약 후보물질 ‘HM16390’의 연구 결과 2건을 포스터로 발표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회사 측에 따르면, 면역원성이 낮은 악성 흑색종 동물모델에서 ‘HM16390’ 투약 시 종양 성장 억제 및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확인했을 뿐 아니라 대장암 모델에서도 종양 소실을 의미하는 ‘완전 관해’를 관찰했다.

‘HM16390’은 면역세포의 분화, 생존 및 기능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IL-2(인터루킨-2)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지속성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효능과 안전성, 지속성을 극대화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 회사는 ‘HM16390’이 우수한 항종양 효능 및 대폭 개선된 안전성을 기반으로 단독요법에서도 효능이 좋은데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면역관문 억제제와의 병용 시에는 치료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 R&D센터 관계자가 4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HM16390의 우수한 효능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 R&D센터 관계자가 4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면역항암학회(SITC)에서 HM16390의 우수한 효능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제공] (2023.11.04)

IL-2 면역요법, 비면역 종양 치료제로 부상

‘HM16390’와 같은 IL-2 면역요법은 최근 면역관문 억제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병용요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면역관문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비면역 종양(Cold Tumor)을 IL-2 면역요법을 통해 면역 종양(Hot Tumor)으로 전환한다는 발상이다.

비면역 종양은 종양미세환경에서 조직 내 T세포가 존재하지 않거나, 극히 드물게 분포하는 암종을 말한다. 활용할 수 있는 T세포가 없으므로 면역관문 억제제는 비면역 종양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비면역 종양은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췌장암, 뇌암(교모세포종), 흑색종 등이 있다.

이때 IL-2 면역요법은 종양미세환경에 염증 반응을 유도하여 NK세포와 T세포를 강력하게 활성화한다. 면역관문 억제제는 활성화된 T세포를 매개하여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

현재 허가된 IL-2 면역요법제는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998년 1월,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IL-2 면역요법제 ‘프로류킨’(Proleukin, 성분명: 알데스류킨·adesleukin)을 흑색종과 신장세포암 치료제로 허가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07년 3월, 신장세포암 치료제로 품목허가했다.

하지만 ‘프로류킨’은 생체 내 반감기가 짧은 것이 단점이다.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고용량을 사용할 경우, 혈관누출증후군 등 심각한 부작용이 수반된다. 면역 반응을 억제하여 암 치료에 방해되는 조절 T세포(Treg)의 활성 또한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프로류킨’은 폭넓게 사용되지 못했고, 노바티스는 2019년 2월, ‘프로류킨’의 모든 권한을 영국 클리니젠(Clinigen)에 양도한 바 있다. 

업계는 기존 IL-2 면역요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IL-2의 하위 수용체인 ①CD122의 결합력을 강화한 IL-2 변이체 개발에 나섰다. ①CD122은 T세포 및 NK세포의 신호전달 경로에 관여하는데, IL-2와 ①CD122의 결합을 증폭시켜 T세포의 활성을 더욱 촉진하는 내용이다.

 

‘HM16390’, 기존 문제점 개선된 IL-2 변이체

대표적인 CD122 결합 IL-2 변이체는 미국 넥타(Nektar)의 ‘벰페갈데슬류킨’(Bempegaldesleukin)이다. ‘벰페갈데슬류킨’은 ①CD122 수용체에 우선적으로 결합되도록 하여 조직 내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고 면역관문 억제제에 잘 반응하도록 설계된 IL-2 변이체다.

미국 BMS는 지난 2018년 넥타와 18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벰페갈데슬류킨’의 권한을 확보했다. BMS는 전이성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자사의 면역관문 억제제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nivolumab)+‘벰페갈데슬류킨’ 병용요법 대 ‘옵디보’ 단독요법을 평가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발표된 3상 결과에 따르면, ‘벰페갈데슬류킨’ 병용요법은 모든 평가변수를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BMS는 이후 개발을 중단했다.

‘벰페갈데슬류킨’의 정확한 임상 3상 실패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벰페갈데슬류킨’이 Treg(아래 용어설명 참조) 조절을 잘 못했던 것으로 추정한다. ①CD122 수용체 결합만으로는 T세포 활성 수준이 부족했으며 독성 문제로 IL-2 변이체의 용량 증량이 어려운 가운데, Treg가 증가하여 T세포의 활성이 하향 조절됐다는 분석이다. 

[용어설명]

Treg는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의 줄임말로, 면역 체계를 조절하며 자가 항원에 대해 면역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T세포의 하위 집단이다. 이 세포는 사이토카인을 방출하여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보조 T세포의 과도한 반응을 방지하고 자가면역 질환이 발병하지 않도록 한다. 

Treg의 존재는 1970년 경 면역학자인 미국의 리처드 거신(Richard K. Gershon)과 그의 동료들이 면역 반응을 하향 조절한 특정한 세포를 발견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이후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를 포괄적으로 조절 T세포라고 명명했다. 


한미약품은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①CD122 결합 IL-2 변이체에 또 다른 하위 수용체인 ②CD25를 최적의 결합력으로 통합한 ‘HM16390’을 개발했다. ②CD25은 T세포 신호전달 경로에 관여하지 않지만, IL-2 수용체 복합체에 대한 결합력을 보강하여 IL-2의 전반적인 활성을 촉진한다.

따라서 ‘HM16390’은 ①CD122 결합하여 T세포의 활성을 유도하고 ②CD25의 결합을 통해 용량 증량 없이 저용량으로 IL-2의 유효성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IL-2의 유효성이 유지되는 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Treg 조절 또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임상 연구에서도 입증됐다. 한미약품은 흑색종 모델(B16F10) 생쥐를 대상으로 5일간 ‘HM16390’ 피하 투여와 ‘프로류킨’ 복강 내 주사한 후 Treg 조절 유효성을 탐색했다. 그 결과, ‘HM16390’은 T세포 발현을 유의하게 상향 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PD-1 면역관문 억제제와 병용한 다른 연구에서도 ‘HM16390’은 항종양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

한미약품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임상 1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HM16390’은 작년 9월 국가신약개발 과제로도 선정된 바 있다.

한편, 시장조사 전문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유방암 치료제 시장과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0년 각각 56억 달러(한화 약 7조 3000억 원), 214억 달러(한화 약 27조 9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유방암과 전립선암은 모두 면역관문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비면역 종양이다. 만약 한미약품이 ‘HM16390’의 개발에 성공해 상업화에 이른다면, 그 가치는 천문학적인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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