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투자 뚝심이 명가를 만든다
제약업계, 투자 뚝심이 명가를 만든다
SK바이오사이언스, 국산 코로나19 백신 1호 개발 성공

삼일제약, 글로벌 안과 시장 겨냥 … 점안제 CMO 도전

한미약품, R&D 선순환 구조 구축 … 혁신신약 개발 가속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시장 개척자 … 매출 2조 가시권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2.07.06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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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한 분야에서 특출난 능력을 발휘해 명망이 높은 사람이나 집안을 ‘명가’(名家)라고 부른다. 제약업계에도 명가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들 제약사의 공통점은 특정 사업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오랜 기간 지속해왔다는 점이다. 이러한 투자는 내부 역량이나 외부 환경이 불리할 때도 끊임없이 이어진 것이 특징이다. 최근 명가로 지목되는 제약사들은 그만큼 뚝심이 강한 제약사로도 통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명가 우뚝

다국적사도 백신 생산·개발력 인정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허가받았다. 국내에서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의 상용화에 성공한 것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처음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사업 역사는 14년 정도로 짧은 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전신인 SK케미칼은 지난 2008년부터 백신 연구를 시작해 7년 만에 국내 최초로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개발했다.

특히 SK케미칼의 세포배양 백신 기술에는 다국적 제약사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실제 사노피파스퇴르는 지난 12일 SK케미칼의 세포 배양 방식의 백신 생산기술을 수입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1억5500만 달러(한화 약 1691억 원)에 이른다. 당시 국내 기업 백신 기술 수출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었다.

수년 전까지 백신 사업은 제약사들에 그리 매력적인 사업은 아니었다.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다른 의약품과 비교해 성장이 더디기 때문이었다. 국내에 수많은 제약사가 있지만, 백신 제조사는 몇 안 되는 것이 그 방증이다.

그런데도 SK그룹은 백신 사업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마련했다. 특히 SK케미칼의 백신 사업 분야를 떼어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신설하고 집중해서 육성했다. 그 결과, 3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토종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개발에 성공하며 프리미엄 백신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에도 관련 투자를 지속해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폐렴구균 접합 백신 ‘스카이뉴모’, 장티푸스 백신 ‘스카이타이포이드’, 코로나19 백신 1호 ‘스카이코비원’ 등 자체 개발 백신 7개를 확보했다.

여기에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로나19 백신 수탁생산을 도맡으며 명실공히 국내 백신 명가로 우뚝 섰다는 평가다.

 

삼일제약, 안과 명가 재건 박차

단·장기 성장 전략 착실히 마련

국내 안과 명가로 꼽히는 삼일제약은 안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던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캐시카우를 늘리고 CMO 사업을 통한 장기 성장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삼일제약은 1987년 국내 최초로 안과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안과치료제 개척에 남다른 공을 들였다. 특히 1991년 미국 엘러간사와 안과 사업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삼일엘러간’이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안질환 분야를 특화,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면서 안과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했다. 나아가 프랑스 안과 질환 전문기업 떼아의 우수한 오리지널 의약품을 국내에 도입해 시장 개척도 앞장섰다.

그 결과 삼일제약은 한때 국내 안과의약품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과 사업 특화 제약사들이 늘어나면서 1위 지위를 내려놓게 됐다. 2015년에는 주력 품목이던 엘러간의 ‘레스타시스점안액’ 판권이 종근당으로 넘어가면서 안과 명가라는 명성마저 빼앗겼다.

이후 삼일제약은 안과 명가 재건에 사활을 걸었다. 자체 개발 제품을 늘리고 미국 엘러간, 프랑스의 떼아, 니콕스와 같은 안과 전문기업들과 연달아 제휴를 맺으며 회사에 수익을 안겨줄 품목을 보강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점안제 위탁생산(CMO) 사업에도 야심 차게 뛰어들었다.

삼일제약은 지난 2019년부터 베트남 호찌민시에 점안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은 올해 9월 준공 예정으로, 올 하반기 시제품 생산을 시작해 내년에는 본격적인 생산과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일제약은 베트남 신공장을 글로벌 점안제 CMO 및 위탁개발생산(CDMO) 생산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정제, 캡슐제, 주사제 등과 비교해 전 세계적으로 점안제 생산시설이 많지 않아, 사업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것이 판단이다.

회사 측은 이와 맞물려 캐나다 밴쿠버에 첫 북미사무소를 개소했다. 북미 안과 시장에 자체 브랜드 점안제를 출시하고 안과 CMO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내년 말에는 미국 보스턴에 미국사무소를 추가로 개소해 2024년까지 미국과 캐나다 안질환 치료제 시장 공략을 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 명실상부 국내 R&D 명가

제품 비중 95% … 블록버스터 18개

한미약품은 명실상부한 국내 R&D 명가로 자리매김했다. 이 회사는 지난 10여 년간 매출의 20% 안팎을 R&D에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R&D 투자 비중이 다소 줄어들었는데, 이는 ‘롤론티스’ 등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이 마무리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에 집중하던 시절부터 R&D 투자를 확대, 국내 최초 개량신약인 ‘아모잘탄’, 국내 최초의 복합제 ‘아모디핀’ 등의 개발에 성공하며 국내 의약품 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후에도 다수 개량신약과 복합제를 선보이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자체 개발 품목 위주로 전환했다. 현재 이 회사가 외부에서 도입한 상품의 비중은 6.5%에 불과하다. 사실상 자체 개발 품목으로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 중인 셈이다. 한미약품은 원외처방액이 100억 원 이상인 자체 개발 블록버스터 품목을 18개나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아모잘탄’ 패밀리와 ‘로수젯’의 처방액은 1000억 원을 웃돈다. 과감한 R&D 투자의 결실이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 품목을 통해 확보한 수익은 혁신 신약 개발에 투자하며 R&D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한미약품은 공개된 케미칼·바이오 신약 파이프라인만 26개에 달한다. 개량신약을 포함하면 파이프라인은 30개를 훌쩍 넘는다. 이는 국내 제약업계에서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중 상당수는 해외 제약사에 기술수출돼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인데, 일부 품목은 미국에서 허가 절차에 돌입해 머지않아 상용화가 기대된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퍼스트 무버’

코로나19 항체치료제로 개발력 입증

셀트리온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바이오시밀러 명가로 인정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라는 분야를 개척한 회사다. 이 회사는 2002년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시작해 10년 만인 2012년 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인플릭시맙)의 상용화에 성공,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램시마’는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은 이후에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몰두해 2014년 ‘허쥬마’(트라스트주맙, 로슈 항암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2015년 ‘트룩시마’(리툭시맙, 암젠 항암제 ‘맙테라’ 바이오시밀러), 2021년 ‘유플라이마’(아달리무맙, 애브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순차적으로 상용화하며 시장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이 회사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을 펼치며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나아갔다. 그 결과, 설립한지 20년 만에 연간 매출(연결재무제표 기준)이 1조9116억 원에 이르는 거대 제약사로 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는 55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연간 매출액 2조 원 돌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20년에는 피하주사 제형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를 선보였는데, 이 제품은 정맥주사 형태의 ‘레미케이드’를 세계 최초로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한 것으로, 바이오베터에 해당한다. ‘램시마SC’는 투약의 편리성과 기존 정맥주사 대비 뛰어난 효능을 바탕으로 글로벌 인플릭시맙 성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8개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가동 중으로, 2030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바이오시밀러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다.

셀트리온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 회사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2월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뒤 1년 만에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레그단비맙)를 상용화하며 감염자 확산을 억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렉키로나’ 이후 국내 제약사가 개발에 성공한 코로나19 치료제는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 셀트리온의 뛰어난 항체치료제 개발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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