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메디컬 탑픽] “로렌조 오일병 치료길 열렸다”
[금주의 메디컬 탑픽] “로렌조 오일병 치료길 열렸다”
  • 박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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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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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이번 한 주(8월 30일~9월 4일)도 의학계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희귀 유전성 난치 질환인 로렌조 오일병을 유전자 교정으로 치료하는 길이 열렸고, 혈중 ALP 수치를 통해 근감소증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내장지방 많으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2배나 높아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한 주 동안 화제가 된 메디컬 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 주]

 

“근감소증 예측, 이것 하나면 끝”

근육량의 감소로 발생하는 근감소증은 당뇨병, 고지혈증 등 합병증을 유발해 신체 전반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이 노년에도 근육량을 키워야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그런데 국내 연구팀이 혈중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ALP: Alkaline phosphatase)를 이용해 ‘근감소증’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 관심을 끈다.

  

(왼쪽부터)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용제 교수, 감염내과 조아라 교수 [사진=강남세브란스 제공]
(왼쪽부터)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용제 교수, 감염내과 조아라 교수 [사진=강남세브란스 제공]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용제 교수, 감염내과 조아라 교수 연구팀은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1만 5579명(남성 7171명, 여성 8408명)을 성별 집단별로 혈중 ALP 농도에 따라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남성의 경우 혈중 ALP 수치 200IU/L 이하인 그룹을 ‘T1’, 201~248IU/L 그룹을 ‘T2’, 249IU/L 이상이면 ‘T3’으로 구분했다. 여성은 혈중 ALP 170IU/L 이하는 ‘T1’, 171~224IU/L에 해당하면 ‘T2’, 225IU/L 이상 그룹은 ‘T3’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혈중 ALP 지수에 따라 나눈 성별 그룹에 각각 저골격근 질량지수(Low Skeletal Muscle Mass Index, LSMI)에 대한 다중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시행한 결과, 혈중 ALP 수치가 높을수록 근감소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그룹군(T1, T2, T3)의 LSMI는 각각 6.4%, 6.7%, 10.5%로 T1 그룹에 비해 T3 그룹(p<0.001)의 근감소증 발병 위험률이 높았다. 여성 그룹군(T1, T2, T3)의 LSMI는 각각 3.1%, 5.7%, 10.9%로, 여성에서도 ALP 농도가 가장 높은 T3그룹(p<0.001)에서 근감소증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제 교수는 “근육이 감소하면 근력 약화, 신체활동 저하 등 몸의 균형이 무너지고, 이는 삶의 질을 낮추는 주요 원인이 된다”며 “이번 연구로 ALP 농도가 높을수록 근감소증의 위험이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항암면역 증진시키는 면역활성 사이토카인 분비 새로운 기전 규명”

아주의대 김유선 교수(왼쪽)와 박한희 대학원생
아주의대 김유선 교수(왼쪽)와 박한희 대학원생

아주대 의대 생화학교실 김유선 교수·박한희 대학원생 연구팀이 세포사멸 형태 중 하나인 네크롭토시스(Necroptosis)의 핵심 단백질 ‘RIPK3’의 활성화에 의해 항암면역을 증진시킬 수 있는 면역활성 사이토카인 분비의 새로운 분자기전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세포막을 파괴하고 사멸시키는 네크롭토시스의 핵심 단백질 ‘RIPK3’의 활성화로 면역활성 사이토카인(Immunostimulatory cytokine)의 분비를 억제하고 있던 ‘TRIM28(전사활성조절인자)’의 기능을 무력화함으로써, 면역활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증가시켜 수지상세포(면역세포)의 면역원성 증진을 유도하고 이를통해 항암면역기능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기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네크롭토시스는 기존에 잘 알려진 아폽토시스(Apoptosis)와 다른 기전을 통하여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세포사멸 형태 중 하나이다. 네크롭토시스에는 크게 RIPK1, RIPK3, MLKL이라는 주요 단백질이 관여하는데, 순차적으로 활성화 및 거대 복합체(네크로솜)를 형성, MLKL에 의한 세포막 분열을 일으켜 세포사멸을 유도하게 된다. 

네크롭토시스는 이처럼 종양내 면역원성을 부여하는 면역원성 세포사(Immunogenic Cell Death)로 인식되면서 종양의 면역원성 확보방안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연구팀이 단백질 ‘RIPK3’의 활성화에 의해 항암면역을 증진시킬 수 있는 면역활성 사이토카인 분비의 새로운 분자기전을 밝힌 것이다.

김유선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항암면역 활성화를 기존의 T세포 활성만을 타깃하는 전략이 아닌 네크롭토시스에 의한 암세포 사멸을 통해 항암면역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전으로, 항암면역치료제 개발 및 연구에 기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로렌조 오일병, 유전자 교정으로 치료”

(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조성래 교수, 한양대학교 화학과 배상수 교수 [사진=세브란스 제공]
(왼쪽부터)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조성래 교수, 한양대학교 화학과 배상수 교수 [사진=세브란스 제공]

로렌조 오일병으로 잘 알려진 부신백질이영양증(Adrenoleukodystrophy; ALD)을 유전자 교정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조성래 교수와 한양대학교 화학과 배상수 교수 연구팀은 최근 ALD 환자의 유래 세포와 동물모델에서 유전자가위를 통해 변이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ALD는 지방산 운반을 담당하는 ABCD1의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데, 신경계와 부신피질 등에 긴사슬 지방산(very long-chain fatty acid)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신경을 감싸고 있는 수초(myelin)를 파괴하는 유전성 희귀 난치 질환이다. 뇌-척수신경계에 장애로 마비가 오고 보행이 어려워진다. 

ALD는 로렌조 오일을 투여하거나, 골수 이식 등을 고려할 수 있지만 아직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유전자 치료에 관심이 높아져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ALD 환자의 변이 유전자를 교정하기 위해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교정치료를 환자 유래 세포와 동물모델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유전자 교정은 오류가 있는 DNA의 일부를 정상으로 교체해 질병의 원인이 되는 변이 유전자를 수정하는 방법이다. 

배상수 교수팀은 ALD 환자에서 채취한 세포에서 정상 ABCD1 유전자를 표적 부위에 삽입하는 유전자 교정(homology-independent targeted insertion, HITI)방법과 아데닌 염기교정(adenine base editing, ABE) 방법을 이용,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 아데닌 염기교정은 가이드 RNA를 기반으로 아데닌 염기 하나를 교체하는 정교한 기술이다.

조성래 교수팀은 ALD 동물모델에서 아데노-부속 바이러스(adeno-associated virus) 벡터를 이용한 유전자 교정치료를 시도했다. 그 결과 뇌와 척수, 간, 신장, 부신 등에서 ABCD1 mRNA 발현이 증가하고, 혈중 긴사슬 지방산은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정상적인 유전자를 타깃 부위에 정교하게 삽입하는 방식의 유전자 교정 치료를 부신백질이영양증 유래 세포와 동물 모델에 적용하는 연구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ALD뿐만 아니라 유전자 변이에 따른 다양한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교정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내장지방 많으면 심혈관 질환 위험 2배 증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최수연, 이희선 교수(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최수연, 이희선 교수(왼쪽부터)

정상체중인 사람도 내장지방 비율이 높으면 동맥경화로 인한 심혈관 질환 발병 확률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단순 체중 감량보다 내장지방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최수연, 이희선 교수팀은 2003년부터 2015년까지 건강검진자 중 심장혈관 CT를 2번 이상 촬영한 사람 1015명의 석회화 정도와 체지방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내장지방이 피하지방보다 많을 경우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혈관 동맥경화질환의 지표는 심장혈관 CT를 통해 관상동맥의 석회화 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심장혈관에 죽상동맥경화가 진행하면서 칼슘이 쌓여 딱딱하게 굳게 되는데 석회화 수치가 높으면 향후 심근경색이나 심장혈관 관련 사망 위험이 커진다. 때문에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와 그 진행 정도는 미래의 심혈관 질환을 예측하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CT를 찍고 평균 3.3년 후 다시 CT를 찍었을 때 37.5%에서 심장혈관의 석회화가 의미 있게 증가한 것을 관찰했다. 기존에 알려진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를 보정한 후에도 비만한 경우, 허리둘레가 큰 경우, 내장지방이 피하지방보다 많은 경우 심장혈관 석회화가 유의하게 증가했다.

특히 내장지방이 피하지방보다 30% 이상 많은 경우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 작용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장혈관 석회화가 증가할 위험이 2.2배 높았다.

보통 비만의 기준은 체질량지수가 25kg/m 이상, 복부비만은 허리둘레가 남자 90cm, 여자 85cm 이상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체질량지수를 정상(BMI<23kg/m ), 과체중(BMI 23-25kg/m ), 비만군(BMI≥25kg/m ) 또는 허리둘레를 정상(남<90cm, 여<85cm), 복부비만군(남≥90cm, 여≥85cm)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그 결과 비만군이나 과체중 또는 복부비만군 뿐만 아니라, 정상 체중에서도 내장지방이 피하지방보다 30% 이상 많은 경우 심장혈관의 석회화가 증가할 위험이 1.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관상 비슷한 정도의 비만 정도이거나 심지어 외관상 비만이 아니어도, 체내 지방의 분포(distribution of body fat)가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소변 유기산 농도 높으면 대사증후군 위험 신호”

(왼쪽)차움 디톡스슬리밍센터 함지희 교수, (오른쪽)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상 교수
(왼쪽)차움 디톡스슬리밍센터 함지희 교수, (오른쪽)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상 교수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어떤 대사에 문제가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런데 라이프센터 차움(원장 이동모) 디톡스슬리밍센터 함지희 교수와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상 교수팀이 소변유기산과 대사증후군의 관련성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에서 어느 대사 과정에 문제가 있는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대사증후군과 소변유기산 농도와의 관련성을 평가하였고, 이를 통해 탄수화물, 아미노산, 에너지 합성 등의 대사에 이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사증후군이란 복부비만, 혈압 상승, 공복혈당의 상승, 좋은 콜레스테롤(고밀도 콜레스테롤) 저하, 중성지방 상승 등 다섯 가지 항목 중에 세 가지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 진단된다. 대사증후군은 당뇨병, 고혈압, 만성 콩팥병, 심뇌혈관질환 및 전체 사망률 증가의 원인이 되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소변 유기산 검사는 인체 내의 다양한 대사 과정이 정상적으로 되는지 확인하고, 이상이 있는 대사 과정을 찾아내는데 사용될 수 있으며 간 해독 효율, 장내 유해세균 등을 분석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연구팀은 차움에서 소변 유기산 검사를 받은 246명의 남성과 283명의 여성의 데이터를 확인했다. 그 결과 대사증후군과 그 요소들인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에서 특정 소변 유기산 농도(pyruvate, α-ketoglutarate, α-ketoisovalerate, α-ketoisocaproate, formiminoglutamate 그리고 quinolinate)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대사증후군의 주요 병태생리로 알려진 인슐린 저항성과의 관련성도 함께 분석함으로써 연구의 정확도를 높였다.

 

 

“만성콩팥병 환자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 위험 일반인의 2.1배”

서울대병원 오국환 교수
서울대병원 오국환 교수

만성콩밭병 환자가 일반인보다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 위험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오국환 교수가 질병관리청의 의뢰로 진행한 ‘유형별 만성콩팥병 생존 및 신기능 보존 장기 추적조사연구’ 결과다. 한국형 만성콩팥병 특성 분석을 위한 장기추적 연구였다. 

만성콩팥병(만성신장질환)은 3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콩팥 손상이 있거나 콩팥기능이 떨어진 질환으로 우리나라 만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연구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 18개 대학병원에서 성인 환자(2238명), 소아 환자(458명), 콩팥이식 환자(1080명) 등 총 3776명을 추적‧관찰해 한국인에 맞는 만성콩팥병의 신기능 악화 정도와 다양한 합병증 발병 위험인자를 규명했다.

연구 결과 만성콩팥병 환자가 일반인보다 심혈관계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2.1배 증가했으며, 외국 장기추적조사 연구와 비교해 사망률은 낮지만 신기능 악화 위험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00명 당 사망률은 미국의 경우 43명, 일본은 10명인데 반해 한국은 7명을 기록,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투석이나 이식을 포함한 신기능 악화수치는 한국 77명, 미국 61명, 일본 46명으로 우리나라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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