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면역항암제를 보유한 두 회사의 특허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를 개발한 MSD는 지난 4월15일(현지시간) “오노약품공업이 침해를 주장하는 옵디보의 PD-1 수용체 항체 관련 특허 2건이 무효”라며 미국 뉴저지연방지방법원에 특허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MSD의 이번 소 제기는 오노약품공업과 특허권 전용실시권자인 BMS가 지난 2014년 MSD를 상대로 “‘키트루다’가 자사의 PD-1 수용체 항체 관련 특허 2건을 침해했다”며 특허침해의 소를 제기한 데 대한 ‘역공’으로 풀이된다.
오노·BMS가 건 특허침해소송은 현재 미국과 유럽, 호주에서 진행 중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특허침해소송에서 특허무효항변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와 동시에 병행 진행하는 무효 확인의 소를 별도로 제기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별도로 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한 MSD의 전략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시기 |
원고 |
피고 |
내용 |
2014년 |
오노약품공업·BMS |
MSD |
‘키트루다’가 자사의 PD-1 수용체 항체 관련 특허 2건을 침해했다고 주장 |
2016년 |
MSD |
오노약품공업 |
‘옵디보’ 특허무효 확인의 소. “PD-1 수용체 항체 관련 특허 2건이 모두 무효”라는 것이 MSD의 주장 |
이번 소송은 차세대 항암제이자 같은 기전을 갖고 있는 ‘키트루다’와 ‘옵디보’에 대한 소송이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키트루다’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투약후 암이 완치됐다고 공개 선언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폐암 말기 환자가 이 약물을 처방받은 뒤 두 달 만에 암세포가 90% 줄어들었으며, 약물 독성이 없어 일상생활에도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두 약물이 출시된 상황이어서 국내 특허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해외에서의 소송 결과가 국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현재 진행 상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키트루다’와 ‘옵디보’ : 암 세포가 발현하는 특정 단백질인 ‘PD-L1’이 면역세포의 단백질인 ‘PD-1’과 상호작용해 면역세포가 비활성화하는 것을 차단, 면역세포가 암 세포를 보다 잘 인식하고 강력하게 암을 억제할 수 있도록 하는 항‘PD-1’ 면역항암제다.
암세포는 자신이 암세포가 아니라는 신호를 면역세포에 보내는데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이 신호를 차단,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게 한다. 이들 약물은 암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도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토록 할 수 있다. 종양 자체를 공격하는 기존의 항암제와 달리, 인체의 면역체계를 이용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치료가 고통스럽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