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케이캡’ 복합제 개발 본격화하나
HK이노엔, ‘케이캡’ 복합제 개발 본격화하나
NSAIDs 복합제 특허 등록 절차 진행 … 동물실험서 단일제 병용요법과 유사한 생체이용률

심사유예신청으로 등록 시기 조절 … P-CAB 신약 및 제네릭 경쟁 상황 고려한 전략적 판단
  • 이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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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9.05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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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이노엔 본사 전경
HK이노엔 서울사무소 전경 [사진=HK이노엔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HK이노엔이 국산 신약 30호이자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케이캡’의 복합제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이미 동물실험을 어느 정도 진행한 상태인데, 최근 이와 관련한 특허 등록 절차도 진행 중이어서 회사 측이 ‘케이캡’ 복합제 개발을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5일 특허청에 따르면, HK이노엔은 ‘테고프라잔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 약물을 포함하는 약학적 조성물’ 발명에 대한 특허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번 출원 발명은 ‘케이캡’의 주성분인 테고프라잔과 NSAIDs(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성분을 합친 복합제에 관한 것이다. NSAIDs 성분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지만, 청구항에 나프록센을 별도로 명시했고, 실험도 테고프라잔과 나프록센 복합제로 진행한 것을 고려하면, 회사 측은 테고프라잔과 나프록센 조합의 복합제를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HK이노엔에 따르면, NSAIDs는 진통 작용, 해열 작용, 항염증 작용이 있는 약물이다. 편두통, 관절통, 근육통, 류마티스성 관절염이나 통풍 등의 통증과 염증이 있는 급성 또는 만성질환의 치료에 사용된다.

그러나, 만성적 질환이나 통증 및 염증으로 NSAIDs 치료가 지속해서 필요한 환자에서 NSAIDs와 연관된 궤양 발생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SAIDs 사용자의 20~40%가 부작용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대부분 부작용은 위장과 소장에서 발생했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소화불량(위통, 가슴쓰림, 고장증 또는 메스꺼움), 미란, 위염·십이지장염 및 궤양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위장관 질환, 및 과다 출혈로 인한 빈혈이다.

이 때문에 NSAIDs 장기 복용 시 항궤양제가 함께 처방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NSAIDs와 항궤양제 병용 시장은 규모가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HK이노엔은 이러한 상황에 착안, 자사가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인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케이캡’과 NSAIDs 성분을 합친 복합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회사 측이 제출한 출원명세서에 따르면, 해당 복합제는 내부의 서방층 영역과 외부의 속방층 영역, 그리고, 그 사이를 채우는 장용층 영역 등 세 개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정제로, 속방층에는 테고프라잔, 서방층에는 나프록센 등 NSAIDs 성분을 함유한 것이 특징이다.

사람의 장기와 유사점이 많은 미니피그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케이캡’ 복합제(테고프라잔 25mg+나프록센 500mg)는 대조군인 ‘케이캡정’ 25mg 단일제 및 ‘나프로신EC’(나프록센, ATNAHS PHARMA) 500mg 단일제 병용요법과 비교해 충분한 pK 파라미터를 나타냈다.

다만, 테고프라잔 성분의 경우, 최고 혈장 농도에 이르는 시간이 복합제는 복용 후 약 4시간, 단일제는 약 2시간으로 단일제 병용요법이 더 빨랐다. 4시간 이후 혈장 농도는 단일제와 복합제가 유사했다.

 

복합제 발명 이미 2년 전 국제출원

우리나라 특허청에는 심사유예 신청

HK이노엔이 ‘케이캡’ 복합제 발명을 출원한 것은 지난 2021년 12월 말이다. 이미 약 2년 전에 복합제 개발 기술을 손에 넣고 특허 등록 준비에 나선 것인데, 당시 회사 측은 국제특허출원을 한 뒤 심사 신청을 미뤄왔다.

‘케이캡’은 국내에서는 유일한 P-CAB 제제이자 글로벌 시장에도 동일 계열 경쟁 약물이 극히 드문 제품으로, 단일제의 경쟁력이 충분한 만큼 당시로서는 복합제의 필요성이 적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특허를 등록할 경우, 오히려 복합제 출시 전에 특허가 공략당할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HK이노엔은 최근 우리나라 특허청에 ‘케이캡’ 복합제 특허출원에 대한 심사를 신청했다. 대웅제약 ‘펙수클루정’(펙수프라잔, 2022년 7월 출시), 제일약품 ‘자스타프라잔’(제품명 비공개, 올해 6월 품목허가 신청) 등 국내에서 경쟁 P-CAB 제제의 시장 진입이 속속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HK이노엔이 ‘케이캡’ 시장을 방어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복합제 특허 등록 절차에 돌입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HK이노엔은 심사유예신청을 통해 심사 시기를 늦춰놓은 상태다. 심사유예를 신청하면 심사신청일로부터 최소 24개월이 지난 뒤 특정 시점에 심사를 시작해달라고 특허청에 요청할 수 있다. 특허청은 기업이 특정한 심사 시기로부터 3개월 안에 심사를 시작해야 한다. 특허 등록 시점을 늦추는 동시에, 심사가 언제 시작될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케이캡’은 현재 여러 겹의 특허로 보호받고 있으며, 새로운 특허출원도 이어지고 있다. ‘케이캡’ 제네릭 시장을 노리는 국내 제약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특허도전에 나서고 있으나,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쟁 P-CAB 신약들의 시장 진입이 이제 막 시작됐고, 제네릭사들과 특허 분쟁이 장기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심사유예 신청은 시장 경쟁 상황에 맞춰 ‘케이캡’ 복합제의 특허 등록 시기를 조절하겠다는 HK이노엔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HK이노엔의 ‘케이캡’ 복합제 특허 등록 행보는 철저히 경쟁 상황을 고려한 계산적 전략으로 보인다”며 “이미 개발 기술을 확보한 만큼, 필요한 경우 곧바로 복합제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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