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미국에서 디지털치료제(전자약물, Digital Therapeutics)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제약기술에 IT를 접목한 이 기술이 기존 약물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이 최근 내놓은 ‘미국 디지털 치료제 시장 성장 기회 분석 보고서(US Digital Therapeutics Growth Opportunities)’를 보면, 미국은 주별로 포괄적인 규제와 처방권을 디지털 치료제 솔루션에 부여하고 있다. 물론 정의된 환자군들의 나아진 임상 결과들이 보고된 증빙 자료들을 근거로 한다.
생명과학 기업들은 현재 환자 치료 경험을 개선하고 약물 개발에 도움이 될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 치료제 기업들은 새로운 지표들을 더하고, 아직 충족되지 않은 요구들을 해결하는 것을 통해 자신들의 파이프라인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2020년 12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던 미국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29.8%의 연평균성장율(CAGR)로 오는 2025년, 이 보다 3.5배 이상 커진 45억 4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 헬스케어 산업부의 쿠스타브 채터지(Koustav Chatterjee) 디렉터는 “앞으로 3-5년간 다양한 기술기업들이 환자 맞춤 처방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평가를 받을 만한 디지털 치료제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로 인해 디지털 치료제 솔루션이 파악한 환자들의 일일 바이탈에 근거해 약물 복용량을 조정하여 비응급 의약품의 소비량을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 중심의 디지털 의료 기업들은 의료진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추천해 일정기간 환자들이 이를 사용하여 간병인들이 환자 상태를 항시 모니터링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필요한 비용을 상환해주는 보험사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힘쓰고 있다. 디지털 치료 기업들은 리스크 분담 합의뿐만 아니라 확장성을 갖고 환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을 갖고자 의료기관, 생명과학 기업, 보험사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보고서는 앞으로 2-3년간 바이오파마 기업들 역시도 마케팅 및 환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대가로 환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디지털 치료제 솔루션에 크게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다양한 성장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 보았다.
예컨대 ▲약물 복용량 최적화를 위해 환자 바이오마커 판독에 기반하여 자동으로 치료 계획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처방용 SaMD(Software-as-a-Medical-Device) ▲IT 기업이 규모에 맞게 기능을 구축하도록 지원 가능하고 다양한 치료 분야를 전문으로 다루는 디지털 치료제용 PaaS(Platform-as-a-Service) ▲환자와 의료기관, 보험사 대상으로 증거 기반 치료 및 약물 순응을 지원하는 디지털 치료제의 성장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SaMD(의료기기로서의 소프트웨어)는 환자 데이터 수집과 통합, 표준화시켜 약물 및 치료 계획 조정에 관한 환자 맞춤형 권고가 가능하고, PaaS(서비스로서의 플랫폼)은 디지털 치료제 솔루션 대상 환자들이 여러 만성 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 기능을 모듈화시켜 다양한 치료제에 활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약물중독 등 10종이 넘는 디지털 치료제가 FDA(식품의약국)의 허가를 받고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디지털치료제는 전통적인 약물과 달리, 소프트웨어 단독 또는 의료기기와 결합해 질환을 치료한다. 아직은 기존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 등을 주로 치료하고 있지만, 시장 성장 속도가 빨라 우리나라도 바이오 기업들을 중심으로 개발 붐이 일고 있다.
에임메드는 불면증 디지털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에임메드는 오는 11월부터 불면증치료제 ‘솜즈’의 임상을 시작할 예정인데, 임상에서 불면증 치료 효과를 입증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내년 하반기에 시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에임메드는 이와관련 지난 10일 식약처로부터 임상계획을 최종 승인받은 바 있다. 일반적인 치료제의 경우 동물 또는 세포를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 시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지만,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디지털치료제는 효능이나 효과를 입증하면 식약처의 승인을 요청할 수 있다. 그만큼 허가절차가 간단한 셈이다.
이밖에도 현재 뉴냅스(시야장애 개선)와 라이프시맨틱스(호흡재활치료), 지엘(치매·알츠하이머) 등이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앞으로 참여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