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협진에 인문학까지 참여하는 이유
암환자 협진에 인문학까지 참여하는 이유
[토요센터탐방 ⑤ 경희의료원 암센터] 환자 및 가족을 지원하는 ‘치유프로그램’이 가장 큰 특징
  • 현정석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08.24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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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방식이 의사 위주에서 환자의 질환 위주로 전환되면서 하나의 질환을 가지고 여러 의사가 모여 진료하는 방식, 즉 다학제적 진료를 위한 센터가 병원들의 트렌드로 자리잡혀가고 있다. 환자가 오면 각 분야 전문의들이 모두 모여 치료 방법과 시기 등을 논의해 실수를 줄이고 치료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이다. 헬스코리아뉴스는 매주 토요일, 특색 있는 센터를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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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현정석 기자] 경희의료원 암센터는 다학제 협진을 기반으로 하는 암치료팀 뿐 아니라 인문학 관련 지원팀까지 환자와 환자의 가족을 지원한다는 ‘치유프로그램’이 가장 큰 특징이다.

치유프로그램은 경희대학교가 보유한 학술적 역량을 치료와 결합시켜 환자의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과정이다.

이 곳은 현재 암환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고자 모든 치료과정에 있어서 환자를 가치의 중심에 두고 ‘의학·한의학·치의학·생명과학·의료인문학’의 학제 간 협력 및 공동연구를 통해 환자 개인별 특성에 따른 암치료 및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 경희의료원 암센터

치유프로그램은 이에 더해 후마니타스칼리지, 간호과학대학, 생활과학대학, 호텔관광대학, 음악대학, 미술대학, 무용대학 등의 전문지식과 경희대학교 총동아리연합회, 경희대학교 봉사단, 그리고 기타 외부전문기관이 동참하는 프로그램이다.

의료진들은 각각의 치유프로그램 별 책임교수로 참여하며, 환자치료 지원팀이 암환자 재활, 암스트레스클리닉, 암성통증,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맡는다.

치유프로그램은 총 15종으로 구성돼 있다. 암환자 대상으로 가발을 무상제공하는 ’뷰티클래스’, ‘암환자와 가족의 인생 및 직업상담’, ‘요가와 명상, 호흡 그리고 음악이 결합된 힐링댄스’, ‘치유동물매개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 ‘영양분석 및 쿠킹클래스’, ‘웃음치료’, ‘영화치료’, ‘경희대학교, 경희사이버대학과 함께하는 힐링투어길’ 등이다.

▲ 암 환자에게 가발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뷰티클래스

후마니타스 암병원으로 도약 준비중

경희의료원 암센터는 건립 예정인 후마니타스 암병원을 통한 도약도 준비돼 있다.

후마니타스 암병원의 핵심진료모델은 정밀의학이다. 개인별 특성에 따라 진단부터 치료까지 모든 과정을 정밀의학·수술팀을 구성해 최신 치료법과 의술을 선도적으로 도입 및 실시해 암환자 치료 성과를 더욱 높이고자 임상연구와 선도적 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아래는 경희의료원 암병원설립추진본부 본부장 겸 암센터장인 김시영 교수과의 인터뷰.

-.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환자들의 반응은?

“경희의료원은 치유프로그램이 타병원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위해 초기단계부터 의료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의견을 교류하며 함께 구상했다.

치유프로그램은 환자와 가족을 위한 무상 지지프로그램으로 2013년도에 첫 시범사업으로 시행하고, 현재는 정례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경희의료원 환자 및 가족 외에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운영되고 있다.”

암이란 질병으로 인해 외모적 변화 및 사회적 활동의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얻는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프로그램인 ‘가발 무상 제공의 뷰티클래스’와 ‘인생 및 직업상담’의 프로그램에 대한 호응도가 꾸준히 높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많다. 그 중에 유방암 환자인 김모씨는 항암치료로 인한 탈모로 딸의 결혼식 때 가발을 제공받고 무사히 결혼식을 치뤘다면서 경희의료원에 감사의 뜻을 표해왔다.

또 다른 사례로 대장암 환자의 미망인 이모씨(54세)를 상담하였고 남편의 사망 후, 어린 자녀들과 생활해야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있도록 정부지원책과 대학입학의 기회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줬다.

현재 암생존자 수는 선진국 수준으로 늘고 있는데 비해 암생존자와 경험자를 위한 병원의 지원시스템의 부족함을 많이 느끼게 된다. 이들은 위한 정책적 뒷받침과 더불어 사회적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한의학 뿐 아니라 생명과학, 의료인문학 등까지 연계해 치료하고 있는데 치료 효과는?

   
▲ 경희대병원 암센터장 김시영 교수

“현재 대학병원 암센터는 의료진의 수준, 시설, 약물 등은 거의 동일하다. 이와 같은 필수적인 항목을 전제로, 환자들의 증상 완화와 심적 치료 등 전인적인 환자 돌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암 환자에게는 생존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치료 이후의 ‘삶의 질’이다. 암이 치료되었다고 해도 통증, 수면, 식욕, 삶에 대한 의욕 등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면 그 치료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된다.

치료 뿐 아니라 암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생각하고 도와줄 수 있는 병원시스템이 중요하고, 이 시스템을 수익모델과 연결해서 생각하면 안 된다.

기존 의료가 환자 치료에만 집중되었다면 앞으로의 의료는 인문학과 같은 학술적 역량과 의료의 결합된 방향으로써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균형을 회복시켜 인간 본연의 삶을 치유하는 것이 중점이라고 생각한다.

15종의 프로그램과 이에 대한 임상연구를 통해 그 효과성에 대한 검증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신체적, 경제적, 사회적 고통을 받고 있는 암환자들이 이러한 통합의료서비스를 제공받고 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고, 회복에 대한 의지와 더불어 자기관리와 사회생활에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 암환자 뿐 아니라 환자 가족들까지 챙기는 이유는?

“암환자 가족은 생활환경 및 습관이 유사하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암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병원에서 가족력을 확인해 선별검사를 시행한다. 암환자를 포함해 그 가족, 친구, 그리고 돌봄 제공자까지 포괄한 ‘암경험자’들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암으로 인한 고통은 환자 본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암환자 가족의 약 66%는 우울증상을 겪고 이 중 35%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국립암센터 조사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 특성상 환자 간병을 가족이 참여하면서 신체적, 심리적, 정신적 부담이 오기 때문이다.

-.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중요성과 경희의료원의 운영방식은?

요즘에는 국가 암 검진 등으로 조기에 암을 발견하고 치료하지만 약 30여 년 전에는 암 진단을 받으면 수술도 힘들고 항암 및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 등으로 적합한 치료법이 없었다.

당시 암이 60퍼센트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암을 발견해 치료가 어려웠다. 내가 종양혈액내과를 전공한 것은 이처럼 국내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는 암이란 난치병을 치료하는 전문의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90년대 후반기부터 우수한 항암제가 개발되면서 현재 암은 만성질환으로 생각되고, 환자의 삶의 질 증진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졌다.

종양혈액내과 의사들을 중심으로 창립된 환자의 삶의 질을 위한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KSHPC)에서 1998년부터 초기 멤버로 활동하면서 완화의료에 대한 가치를 더욱 깨닫게 됐다.

전인적 케어를 위해 호스피스 완화의료팀은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 전문치료사(물리 치료, 작업 치료 등), 영양사, 약사, 자원봉사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호스피스 완화 의료는 입원형, 가정형, 자문형으로 이뤄져 환자의 상황에 맞게 전문적인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 ‘로열 마스덴’이라는 암병원과 연구협력을 통해 국제공동임상도 연구하고 있는데 성과물은?

“현재 암 치료 가이드라인은 국가 및 기관별로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암 연구 기관 간의 교류 활성화를 토대로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환자를 위한 보다 정밀하고 정확한 치료법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최초이자 유럽 최대 규모의 암병원인 ‘로열 마스덴’과의 글로벌 암연구 공동 협력을 진행하는 것도 그 이유다.

암 치료는 정밀의학 시대에 발맞춰 환자별 맞춤치료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경희의료원은 2015년부터 MRI 영상판독 및 병리검사의 권위자인 로열마스덴 지나 브라운(Gina Brown)교수 연구팀과 함께 직장암 중심의 임상연구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양 기관의 연구협력팀은 정밀진단부터 수술까지 환자의 삶의 질에 무게중심을 둔 치료법의 다각화된 연구 및 치료법에 관한 국제학술행사 개최를 통해 매년 함께 논의 및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평균의학’이 아닌 환자 개개인의 개성과 차이를 분석해 그에 따라 암을 치료하는 ‘정밀의학’으로 환자별 세분화된 치료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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