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동산 투자로 수백억 차익 남긴 녹십자홀딩스 … “세금 8억도 돌려달라”
[단독] 부동산 투자로 수백억 차익 남긴 녹십자홀딩스 … “세금 8억도 돌려달라”
기흥역세권 토지 취득세 등 경정청구 … “일반취득세율 아닌 원시취득세율 적용해야”

행정관청·감사원·법원 모두 “안돼” … “토지 원시취득 아닌 승계취득, 처분 문제 없어”
  • 이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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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1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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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에 있는 녹십자사 본사 전경.
경기도 용인에 있는 녹십자사 본사 전경.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옛 신갈공장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지어 2000억 원이 넘는 분양매출과 300억 원이 넘는 투자차익을 얻은 녹십자홀딩스(GC)가 해당 투자의 기반이 된 토지를 매수하고 납부한 세금 중 8억여 원을 뒤늦게 돌려받으려다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차익에는 3%에도 미치지 않지만 원래 내야 할 세금 기준으로는 30%를 웃도는 금액을 환급받으려 한 것인데, 행정관청부터 감사원, 법원까지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녹십자홀딩스가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원지방법원 제3행정부는 2014년과 2015년 귀속 취득세 및 지방교육세에 대한 경정청구를 거부한 용인시 기흥구청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녹십자홀딩스가 제기한 경정청구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녹십자홀딩스) 패소 판결을 했다. 이번 판결은 녹십자홀딩스가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녹십자홀딩스가 이번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자사의 옛 공장 부지를 이용해 부동산개발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매입한 토지에 부과된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다.

녹십자홀딩스는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신갈공장 부지가 도시개발사업 구역으로 지정되자 지난 2014년 이 부지를 이용해 부동산개발 사업에 나섰다. 녹십자홀딩스는 토지를 출자하고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아 1219세대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및 오피스텔 단지 ‘기흥역더샵’을 지은 것인데, 기존 신갈공장에서 생산하던 품목은 충북 오창공장(혈액제제), 전남 화순공장(백신) 등으로 이전했다.

기흥역더샵은 지난 2015년 성공적으로 분양을 완료해 지난 2018년 준공했다. 총 분양매출 규모는 약 5000억 원이다. 지분 비율은 녹십자홀딩스가 39%, 포스코건설이 61%다. 녹십자홀딩스는 지분 비율에 따라 약 2038억 원에 이르는 분양매출을 달성했으며, 이 중 1946억 원을 회수했다. 녹십자홀딩스가 기흥역더샵 개발에 출자한 토지의 장부가액은 1627억 원이다. 투자차익으로 약 319억 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기흥역더샵은 기흥역세권 도시개발사업지구 3-1구역과 3-4구역에 지어졌다. 당초 녹십자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땅은 3-1구역이다. 녹십자홀딩스는 더 넓은 부지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건설하기 위해 지난 2015년 3월 9293.9㎡ 면적의 3-4구역 토지를 약 574억 원에 매수했다.

녹십자홀딩스는 새로이 토지를 매수한 만큼 얼마 지나지 않아 관할 행정관청인 기흥구청에 26억5205만3820원을 세금(취득세·지방교육세·농어촌특별세)으로 신고 및 납부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2019년 돌연 취득세 계산을 잘못했다며 8억3020만8170원을 환급해달라는 내용의 경정청구를 했다.

기흥역세권 3-4구역 토지 매수는 ‘승계취득’이 아닌 ‘원시취득’에 해당, 일반취득세율(4%)이 아닌 원시취득세율(2.8%)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승계취득과 원시취득]

 

원시취득이란 어떤 물건에 대해 타인의 권리에 기초하지 않고 새롭게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신축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거나 주인이 없는 물건을 선점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달리 승계취득이란 매매처럼 타인의 권리를 승계해서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3-4구역 토지는 도시개발사업으로 발생하는 사업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향후 매각을 목적으로 사업시행자가 취득한 ‘체비지’다. 돈이 필요하면 언제든 팔아서 현금화할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땅이라는 의미다.

이러한 체비지를 사업시행자로부터 사들여 체비지 대장에 소유자로 등재한 매수자는 ‘환지처분’ 공고 다음 날에 체비지를 원시취득하는 것이므로, 기흥역세권 3-4구역 체비지와 관련해서는 원시취득에 관한 취득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녹십자홀딩스의 주장이었다.

 

[환지처분]

 

도시개발법에 의한 도시개발사업, 농어촌정비법에 의한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 기타 법률에 의하여 사업시행자가 사업 완료 후에 사업구역 내의 토지소유자 또는 관계인에게 종전의 토지 대신에 그 구역 내의 다른 토지로 바꾸어주는 처분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흥구청은 녹십자홀딩스의 3-4구역 토지 매수를 승계취득으로 판단해 경정청구를 거부했다. 녹십자홀딩스는 이에 불복해 감사원에 기흥구청의 경정청구 거부처분에 대한 심사를 청구했지만, 감사원은 녹십자홀딩스의 청구를 기각했다.

당시 감사원은 “환지처분 공고 전 체비지가 처분된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사업시행자가 환지처분 공고일 다음 날 이 사건 토지를 취득하고 그 후 청구인(녹십자홀딩스)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때 이를 승계취득하는 것으로, 원시취득했다고 할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녹십자홀딩스는 ‘절세’를 위해 감사원에 이어 법원에 소까지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도 감사원과 같았다.

수원지방법원 제3행정부는 “이 사건 체비지(3-4구역 토지)는 환지처분 공고일의 다음 날에 사업시행자가 원시취득하게 되고, 녹십자홀딩스는 사업시행자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된 이후에야 소유권이전등기를 통해 그 소유권을 승계취득하게 될 뿐”이라며 “녹십자홀딩스의 이 사건 체비지 취득이 승계취득임을 전제로 취득세 경정청구를 거부한 기흥구청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녹십자홀딩스의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못 박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녹십자홀딩스의 올해 3분기 보고서에는 ‘2021년 말까지 도시개발사업의 준공 및 토지 등기 후 최종 정산 시 잔여 약 8억 원이 회수될 예정’이라고 돼 있다”며 “이것이 만약 세금 환급을 가정해 설정한 금액이라면 회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녹십자홀딩스는 GC녹십자의 지주회사로 지난 2015년 경기도 성실납세자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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