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 인하...상위 제약사도 "휘청"
약값 인하...상위 제약사도 "휘청"
SK케미칼·일동제약 타격..."결국 국민피해" 우려
  • 신명희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08.08.1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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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약가인하제도가 건실했던 중견 제약사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2년 약가재평가 제도가 도입되면서 건강보험에서 지급하는 약값의 평균 인하율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제약회사들의 경영부담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신약과 제네릭(복제약) 등 신속하게 대체약물을 개발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 연도별 약가 재평가 현황 <단위 : 개>
약가 재평가란 보험급여 약제의 상한금액을 최초로 산정한 이후에 당초 약제 상한금액 결정의 기준이 되었던 외국 신약값 등에 변화요인이 생기면 그에 따라 해당 약물(주로 제네릭)의 약값을 3년마다 재평가를 통해 다시 산정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 제도에 따라 지난 2002년부터 매년 성분별 최고가 품목을 기준으로 A7(선진 7개국)의 평균 약가를 조사하고 이 기준을 초과하는 약물의 약값은 초과분만큼 에누리없이 인하해왔다. 또 복제 의약품은 최고가 품목의 인하율과 같은 비율로 인하하고 있다. 보험목록에 등재된 의약품의 평균 인하율은 2002년 7.2% 이던 것이 2006년 17.2%까지 높아졌다.

정부의 무차별적 약값인하 정책은 제약회사의 경영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대체로 매출 1000억원 미만인 하위제약사들의 경영난이 가중되는 형국이지만,  일부 상위제약사들도 정부가 쳐놓은 거대한 그물을 피하지는 못했다.   

국산 신약 1호(선플라)를 개발하며 기세를 올렸던 SK케미칼의 경우, 올해 1분기 제약(생명공학)부문의 매출이 의약분업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544억원이었던 것이 542억원으로 줄어든 것.

파스류인 '트라스트패치'가 올해 2월부터 비급여로 전환된데 이어 5월부터는 은행잎 제제인 '기넥신' 마저 급여가 제한되면서 성장동력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이들 품목은 연간 매출액이 400억원~500억원에 달하는 자체 블록버스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SK케미칼은 혈압약 '스카드정'의 보험약값이 44.2%나 삭각되면서 이중 삼중고를 겪었다.

SK케미칼은 한국MSD와 공동마케팅 제휴를 통해 자궁경부암(HPV) 예방백신 ‘가다실’과 로타바이러스 예방백신 ‘로타텍’,  ARB계열 고혈압 치료제 ‘코스카플러스’와 ‘코스카플러스F’에 대해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으나 상황은 여의치 않다.  '가다실' 등 타사제품의 1분기 매출은 100억원으로 한국MSD와 공동마케팅을 시작하기 이전인 지난해 1분기 매출액(93억원)을 크게 뛰어넘지 못했다.

어렵기는 일동제약도 마찬가지다.

일동제약이 공시한 올해 1분기(4월~6월)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매출(686억5300만원)은 전년 동기(620억9200만원) 대비 10.57% 성장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0억6600만원으로 전년 동기(76억2300만원) 대비 -7.31%를 기록했다. 특히 당기순이익(29억8400만원)은 전년 동기(43억1200만원) 대비 무려 30.80%가 급감했다. 

일동제약은 대웅제약, 동화약품, 부광약품과 함께 국내의 대표적 3월 결산기업으로, 지난해에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었다. 매출은 겨우 4.23% 증가하는데 그쳤고 순이익은 -7.85%를 기록했다.  

일동제약 역시 정부의 잇따른 약가인하 정책에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위궤양치료제  ‘큐란75mg’은 지난해 원료합성의약품 파동에 휘말려 정당 보험약값이 229원에서 34원으로 삭감되었고, 올들어서는 말초순환장애 치료제인 ‘사미온’의 급여가 제한됐다. 

연이은 악재를 반영하듯 최근 한 증권사는 "일동제약이 외형성장에 비해 1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며 "저성장을 극복해야 주가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사가 특정 제약회사를 평가하는데 있어 이처럼 난색을 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시장에서는 경영진의 고령화와 탄력적이지 못한 인력구조 등 일동제약의 보수적 기업문화도 경영의 장애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제약업계는 지금처럼 과도한 약가인하 및 일관성 없는 정책이 계속된다면 국내 복제약산업을 붕괴시킴으로써 끝내 건강보험 재정을 파탄으로 내몰고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은 크게 가중되는 사태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건실한 제약기업들의 경영난은 개별기업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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