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똑’ ‘한’ 제약회사는 다르다?
‘똑’ ‘똑’ ‘한’ 제약회사는 다르다?
‘국민보건 위한 순수한 공익광고?’..."의사들이 나섰다"
  • 생활건강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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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7.0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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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똑똑한 거라고 해야하나?”

한국화이자제약의 금연보조제 '챔픽스'와 한국MSD의 자궁경부암치료제 '가다실'의 간접광고 논란과 관련, 식약청 관계자의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간접 광고 논란이 있기는 하나, 현행법(약사법)으로는 제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답답하기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 친구들(다국적 제약회사)도 (약사법의 빈틈을) 다 알아보고 했을 텐데, 똑똑한 거라고 해야 하나? 어쨋든 서로(제약회사와 의사)의 이익이 잘 맞아 떨어진 거 같다"라고 했다. 

한국화이자사와 한국MSD가 대중광고가 금지된 자사 약물(챔픽스와 가다실)의 처방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은 공익광고(?) 후원자로 드러나 논란이 불거지고 있으나 이를 제제할 법률이 없어 약사법이 조롱당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의료계 공익광고 후원자 알고보니 다국적 제약회사

8일 제약업계와 식약청,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이하 건약) 등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회장 주수호)가 TV와 신문지상을 통해 펼치고 있는 금연 공익광고는 그 비용을 전액 미국계 다국적 제약회사인 한국화이자제약이 대고 있다. 또 대한암협회가 모 탤런트를 모델로 진행하고 있는 자궁경부암 예방 캠페인 광고 비용은 한국MSD(미국 머크)가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방송되고 있는 금연광고는 외국인 남성이 담배 대신 사탕을 입에 댄 채 '의사와 만난 후 성공했습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해 '당신의 생각보다 효과적인 금연방법 의사에게 있습니다'라는 말과 무료 상담전화번호 안내로 끝이 난다.

자궁경부암 예방광고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전세계 여성암 중 사망률 1위, 우리나라에서만 매일 3명 사망, 발병 주요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라는 섬뜩한 멘트와 자막으로 시작된다. 이 광고는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세요. 이 캠페인은 대한암협회와 함께 합니다"라며 끝난다.  

◆ 대한의사협회, "공익성일뿐" 일축

이에대해 대한의사협회는 “공익사업에 대한 후원을 사회 기부형태로 활성화하는 것이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며 “제약사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 것 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광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국화이자제약의 경우 금연보조제 '챔픽스'(미국명 챈틱스)를, 한국MSD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가다실'을 각각 국내에서 시판하고 있다.

병의원에서 의사가 처방할 수 있는 약물은 '챔픽스' 외에 '웰부트린' 등 몇가지 약물이 있지만 당초 허가목적이 우울증치료에 있거나 금연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어서 의사들은 대부분 가장 최근의 금연전문보조제인 '챔픽스'를 우선 권유한다는 것이 흡연가들의 이야기다. 특히 '가다실'은 현재 국내에서 시판하는 유일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이다.   

광고에는 해당 제약회사 이름이나 제품명이 없지만 이들 제약회사들이 노리는 궁극적 목적이 대중광고가 금지된 약물의 처방 증대에 있다고 보는 비판적 시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의사는 처방수입 늘어 좋다"

A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자궁경부암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가 선택할 약물은 가다실밖에 없다. 문제는 적응증을 가진 젊은 여성들이 이 약물의 존재를 잘 모르고 있어 제약회사는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성이 있고 의사는 처방수입이 생기니 서로가 좋은 아니겠느냐"며 "공익성이라면 자사약물과 무관한 순수한 후원이어야한다"고 꼬집었다.  

간접 광고 논란에도 불구하고 식약청이 "현행 약사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며 답답해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설령 이들 광고가 특정 약물의 처방을 유도했다고 해도 이는 처방권을 가지고 있는 의사가 판단할 문제"라며 "복지부나 국회가 현행 의료법을 개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의료계나 보건당국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건약은 최근 논평에서 "의협이 진행하고 있는 금연공익광고와 한국암학회의 자궁암 예방 공익광고는 각각의 명분과 이해관계가 있는 화이자와 자궁경부암 백신인 가다실을 판매하고 있는 한국MSD가 지원하고 있다"며 "이들 제약회사가 사회에 환원한 것은 안전성이 심각히 우려되는 의약품을 간접광고 함으로써 더 많은 이익을 실현한 것, 그 것 뿐"이라고 비난했다. 

시민단체들이 이처럼 반발하는 또다른 이유는 이들 약물이 안전성면에서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  

◆ '챔픽스'-'가다실'...심각한 부작용 사례 잇따라 보고

실제로 챔픽스와 가다실은 외국사례를 포함 자살이나 사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FDA는 지난해와 올해 "이 약물을 복용하며 치료를 시작한 후 몇 주 사이에 상당한 케이스에서 우울증, 자살충동 등 감정 및 행동 변화가 나타났다"며 "챔픽스와 관련된 37건의 자살과 400여건의 자살 유발 행동을 보고 받았다"고 잇따라 경고한 바 있다. 

아직 정확한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챔픽스와 관련된 사망사례 보고는 캐나다에서도, 한국에서도 있었다.

안전성을 의심받기는 '가다실'도 마찬가지다.

미 CNN은 8일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관계자의 말을 인용,  '가다실'은 2년 전 FDA가 시판을 허용한 뒤 지금까지 7802 건의 부작용이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 가다실을 맞은 뒤 메스꺼워하거나 국소마비, 심지어 사망을 주장한 사례도 15건이 포함됐으며 특히 백신(가다실)을 맞은 뒤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10대 2명은 소송까지 냈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시판허가를 받아 9월부터 SK케미칼이 한국 시장 판매를 대행하고 있는 '가다실'은 국내에서도 부작용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헬스코리아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국내에서 보고된 가다실 부작용 사례는 어지럼증 4건,국소부위통증 4건등 총 20건"이라며 "미국 상황을 예의주시한 후 안전성 속보 발령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챔픽스와 가다실은 부작용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 건강지킴이를 자처하는 보건당국이라면 의료법을 개정해서라도 공익광고를 빙자한 편법 마케팅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다국적 제약기업들의 마케팅 기법은 단지 직접광고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한 가지 예가 바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챔픽스, 가다실 공익광고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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