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정부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실속없이 다국적 제약회사의 눈치보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일 국회 도서관에서 개최된 '약제비적정화 방안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토론회에서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신형근 정책실장은 약물 경제성 평가에 있어서 비교약제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백혈병 치료제 스프라이셀의 경우, 높은 약가를 유지하고 있던 글리벡을 비교약제로 삼아 똑같이 높은 가격으로 결정됐다"며 "약가협상시 비교할 국가가 없을 만큼 우리나라의 신약등재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 분 |
2001년 |
2002년 |
2003년 |
2004년 |
2005년 |
2006년 |
총 진료비(A) |
178,195 |
190,606 |
205,336 |
223,559 |
247,968 |
285,580 |
총 약제비(B) |
41,804 |
48,014 |
55,831 |
63,535 |
72,289 |
84,041 |
약제비 비율(B/A) |
23.5 |
25.2 |
27.2 |
28.4 |
29.2 |
29.4 |
<고가약(신약) 먹고 무럭무럭 자란 ‘약제비’ : 연도별 약제비 증가현황(단위 : 억원, %)>
그는 "2003년부터 2005년 사이의 신규등재된 약제 164개 품목은 2개 국가 참조 이하의 비율이 60%가 넘었으며 신규 신약의 40.8%는 개발국가에서 등재된 이후 바로 우리나라에 등재되는 상황"이라며 "외국 가격에 대한 정보 없이 임하는 협상 방식은 개선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신 실장은 현행 ‘경제성 평가 및 약가협상’의 문제점 개선방안으로 호주나 스폐인의 사례를 들었다. 이들 국가는 약가협상시 생산원가 자료를 제출받아 보험약가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료가 없이 약물을 평가하다보니 우리나라의 경우 원가대비 무려 30배 안팎에서 약값이 결정된 백혈병치료제 '스프라이셀'과 '글리벡'의 문제점을 꼬집은 것이다.
신 실장에 따르면 스페인의 경우 약가는 주로 제품의 ‘총비용’에 기초하여 결정된다. 원재료비, 노무비 등 생산비용은 기업에서 제출한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광고비는 공장도가의 12~17%, 연구비는 공장도가의 2~3%, 기업이윤은 공장도가의 7~9% 수준에서 인정된다. 여기에 기업 이윤은 제약산업의 경제적 전망과 국가 전체의 경제 전망 등 산업 전반의 상황을 고려하여 연간으로 설정된다.
호주의 경우 기업이 제출하는 비용자료에 근거하여 생산비용을 추정하고 이에 일정률의 마진을 가산하여 가격을 책정하는데, 마진규모는 30%가 적당하다고 간주된다.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권장된 품목으로 단독 품목(stand alone product)이고, 기존제품과의 상대성(relativity) 비교 결과가 존재하지 않을 때, 혹은 동일 치료그룹(therapeutic group)에 대해 벤치마크 가격(benchmark price)을 권고할 때 이 방법을 사용한다.
신 실장은 외국 가격을 참고할 때도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신형근 실장은 "우리 정부가 3년에 한번씩 실시하는 건강보험 약가 재평가는 미국의 AWP(미국 제약회사들이 작성한 추정가격표)를 기준으로 하는데, 이는 최근 나온 감사원 자료에서도 가격비교 대상에 넣지 말 것을 권고하는 가격표"라고 지적했다. AWP(Average Wholesale Price)는 미국이 과거에 약가 재평가때 활용했던 4가지 기준 가운데 최상위 단계로 실거래가보다 2배 가까이 비싸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이 가격표를 기준으로 약값을 산정하다보니 신약 가격이 턱없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AWP는 미국에서조차 시장가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2005년부터 평균판매가격(ASP)을 보험상환 기준으로 정한 상황이어서 한국에서 약값 결정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다국적 제약회사로부터 부적절한 로비에 노출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신 실장은 "따라서 우리나라도 약가 협상시 유럽을 참고할 때는 리베이트가 포함된 실거래가를 반영해야하고 미국을 참고할 때는 미국의 공적 가격을 나타내는 FSS, BIG4, VA, DOD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것이 적합하다고 보여진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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