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수가협상
이상한 수가협상
  • 이동근 기자
  • 승인 2014.06.0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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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기한인 2일을 넘어 3일 새벽 2시가 넘도록 진행된 2015년도 수가협상에서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는 어느 정도 만족한 결과를 얻어 간 것으로 보이지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는 결국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고 ‘결렬’을 선언했다.

사실 이번 협상 이전에는 작년 건보공단 재정이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어느 정도 협상에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 협상 결과를 보면 의협과 병협은 전년과 같거나 약간 부족한 인상폭을 얻어내는 데 그쳤고, 치협과 한의협은 건보공단측이 너무 낮은 인상률을 제시, 결렬을 선언했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상인 급여상임이사는 “공단 입장에서는 흑자 부분이 있지만, 지급준비금으로 비축해야 할 돈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친다”며 “50%를 비축하도록 돼 있는데 두달치밖에 안 된다. 갖고 있는 흑자분을 수가로 반영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급준비금이란 건보공단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비축해 놔야 하는 일종의 ‘예비금’이다. 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이상인 이사의 설명대로 반년 분을 비축하도록 돼 있으나, 그동안은 적자로 인해 비축을 거의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협상 결렬 단체들이 이 같은 설명을 납득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대한약사회의 경우 전년(2.8%)보다 높은 3.1의 인상률을 얻어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병협을 대상으로 한 협상의 경우, 공단은 당초 1.4% 인상을 제안했다가, 갑자기 재협상을 요구해 지난해 인상수준(1.9%)인 1.8%로 올려준 것도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의협 역시 지난해 수준인 3.0% 인상으로 타결됐다. 

공단은 당초, 의협과 병협에 ‘진료비 목표관리제’나 ‘각급 유형별 수가협상’ 등의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것마저 포기한 점을 감안하면, 치협이나 한의협이 “이해가 안간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 심정을 이해할 듯하다.

건보공단 이상인 이사는 수가협상이 끝난 뒤, “전년도 수가협상과 비슷하게 가는 분위기라고 보는 시선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년 재정 사정이 안좋기 때문에 작년도 협상 체결수치보다는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계속 이야기 해왔다”고 말했다.

과연 이같은 해명을 치협과 한의협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오죽하면, 한 차례 부결을 선언했다가 재협상을 거쳤음에도 타결을 이끌어내지 못했던 치협 마경화 보험부회장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병협은 저렇게 올려준 이유를 모르겠다”고 건보공단측 협상단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자리를 떴을 정도다. 타 직역은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 오른 상황에서 한의협 역시 허탈하다는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공보험의 수가협상은 누가 보아도 원칙에 입각하고 공정해야 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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