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대신 비만 치료제 시대 오나 ... 세계 약물 시장 대변혁 예고
항암제 대신 비만 치료제 시대 오나 ... 세계 약물 시장 대변혁 예고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장악 1·2위 기업 처방 건수 역전 드라마

2029년 비만약 시장 규모, 항암제 시장 대비 3분의 1 규모 확장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4.03.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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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연구원들의 연구개발 장면.
대웅제약 연구원들의 신약 연구개발 장면.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가 주도하던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2위에 머물렀던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1위 기업 추격에 성공하는가하면, 새로운 효능의 신약개발에도 경쟁의 불이 붙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부터 8일까지 릴리의 ‘젭바운드’(Zepbound, 성분명: 성분명: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는 미국 내 처방 건수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젭바운드’는 7만 7590 건의 처방을 기록한 반면, ‘위고비’는 이보다 약 6000 건 낮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를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관련 임상에서 ‘위고비’는 약 15%의 체중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지만, ‘젭바운드’는 21%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향후 매출에서도 ‘젭바운드’가 ‘위고비’를 뛰어 넘어 비만 치료제 강자로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는 “릴리의 ‘젭바운드’는 오는 2029년까지 연간 매출 334억 달러(한화 약 44조 538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9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 140조 예상

관심을 끄는 대목은 현재 의약품 매출 순위 1위인 미국 MSD의 면역관문 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보다 릴리의 ‘젭바운드’가 더 많은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매출 순위 1위 약물(항암제)인 ‘키트루다’는 2023년 250억 달러(한화 약 33조 3375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이 향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과 맥을 같이한다.

글로벌 데이터는 “2029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이 1050억 달러(한화 약 140조 175억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기간 항암제 시장이 3500억 달러(한화 약 466조 725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거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만 치료제 시장이 항암제 시장의 3분의 1 수준까지 커지는 셈이다.

이에따라 전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잇따라 비만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치료제 개발의 핵심은, ‘위고비’와 ‘젭바운드’의 주요 성분인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에 작용하는 약물 개발이다.

GLP-1은 뇌의 시상 하부에 작용하여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으로, GLP-1 계열 약물은 GLP-1에 작용하여 공복감을 줄이고 식욕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본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체중 감량에 효과적인 점이 발견되면서 식욕 억제제로도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하나의 약물로 두 개 이상의 질환을 다스릴 수 있는 이런 매력이 시장 규모를 크게 늘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 세계 각국에서 현재 개발 중인 GLP-1 작용제는 무려 32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우리나라 기업인 한미약품은 자사의 GLP-1 작용제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의 개발을 임상3상 단계까지 끌어올리며 국산 신약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GLP-1 작용제다. 당초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지만, 최근 비만 치료제 및 다른 영역으로도 적응증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23년 10월, 국내 성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3상시험 계획(IND)을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고, 올해 1월 시험의 첫 환자를 이달 초 등록하면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시험은 국내 대학병원에서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환자 42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평행 비교 방식으로 진행한다. 임상 종료는 2026년 상반기로 예상되며, 앞으로 3년 내 국내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규모 글로벌 임상 3상에서는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 효력을 확인했을 뿐 아니라, 주요 심혈관계 및 신장 질환 발생률을 유의미하게 감소시켜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 등 다수의 학술지에 우수한 연구 결과가 등재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건강한 성인 및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HM15275’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 약력학 특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1상 임상시험도 추진 중이다. ‘HM15275’는 한미약품의 전 주기적 비만 치료 신약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에 포함된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현재 임상3상을 진행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뒤를 이을 차세대 신약으로, 기존 바이오신약 플랫폼 ‘랩스커버리’가 아닌 ‘아실레이션(Acylation)’ 기술이 적용됐다.

한미약품은 ‘HM15275’가 우수한 체중감량 효능은 물론, 심혈관 및 신장 질환 개선 효과를 나타내는 ‘차세대 비만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현재 국내에서는 대원제약(DW-1022), 일동제약(ID110521156), 동아ST(DA-1726) 등 다수의 기업이 새로운 비만치료 신약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업계 관계자는 18일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비만은 암질환 못지 않게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이라며, “국내 제약기업들이 대사성 질환분야에서 보여주고 있는 연구 속도와 성과를 보면, 연간 매출 10조 원을 넘는 국산 신약이 출현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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