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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 제도개선 ‘제2의 요실금 사태’ 돼선 안돼
  • 이동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07.17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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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동근 기자] 민영보험업계가 비급여 진료 통제를 주장하고 있다. 실손보험에서 적자가 나는 이유는 과잉진료 때문이므로 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은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핵심 공약이었던 ‘건강보험 비급여의 급여화’를 실현하겠다며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됨에 따라 민영보험사가 얻게 되는 이득을 환수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같은 민영보험업계의 주장이 옳은 것일까? 근본적으로 보면 실손보험 자체 설계가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보험이라는 것은 소비자와 회사의 ‘약속’에서 시작한다. 일정액의 돈을 지불할 테니 만약에 무슨 일이 있으면 보험사에서 책임져 달라는 것이 보험의 기본이다. 이같은 계약은 당연히 나중에 환경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민영보험사들은 환경이 바뀌면 “예전에는 그런 조건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으므로 그 돈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해명을 가끔 하곤 한다.

실제로 이같은 사태는 종종 일어나곤 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과거의 ‘요실금 보험’ 사태다.

요실금 보험 사태는 2006년 쉽고 간편해진 요실금 수술법이 등장하고, 2006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시작됐다.

문제가 된 것은 요실금수술을 받으면 시술비 500만원을 지원해 주는 보험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요실금 수술의 재료비는 55만원, 환자 입장에서는 요실금이 생기면 ‘로또’를 맞았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지만, 이 보험상품을 판매한 보험사는 난리가 났다. 그리고 문제의 해결법을 엉뚱한 방향에서 찾았다. 바로 수술 받은 환자들을 ‘보험사기’로 몰기 시작한 것이다. 참고로 당시 이같은 주장의 선두에 선 보험사가 ‘삼성생명’이었다.

더 큰 문제는 보건당국이 보험사 편을 들면서 나타났다. 보험당국이 요실금 발병의 기준을 ‘요역동압’, 즉 소변의 세기를 재겠다고 한 것이다.

당연히 산부인과 등 의료계(혜택을 보게 된 과를 제외하고)에서 반발했지만 정부는 이 기준을 밀어붙였다.

결과적으로 이 요실금 보험 논란은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간단한 시험만 있으면 환자들은 요실금 수술을 받을 수 있었으나, 현재는 수술을 받기 위해 힘들고 수치스런 요류역학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요실금수술과 소위 ‘이쁜이수술’로 불리는 질성형수술까지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요실금수술을 받는 환자들에 대한 도덕성 논란까지 나왔다. 이제는 요실금이 있어도 쉽게 수술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처럼 민영보험의 잘못된 구조는 현재까지 영향을 미친다. 몸이 아프거나 불편한데, 치료를 해 달라고 하지 못하고 눈치를 봐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민영보험사들은 “상황이 달라지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약관에 명시하고 광고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환자들이 과잉진료를 받는 것이 문제라면 보험사는 처음부터 “과잉진료를 받는 환자는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약관에 명시하고, 또 광고도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과잉진료의 기준이 어디까지인지 확실히 명시한 약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사실 민영보험의 문제는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소비자에게 실손보험 적자의 원인을 미루면 안된다는 것이다. 아니, 미루려면 처음부터 약관에 어느 정도까지가 과잉진료인지 명시했어야 한다. 또 환경이 바뀌었다고 약속을 어길 것이라면 그런 상품은 판매해서는 안된다.

비급여 진료의 통제는 일정 부분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보험사의 이익을 지켜주는 방향으로 가서도 안된다. 순수하게 소비자의 입장에서 계산되고, 시행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의료계에 필요 이상의 피해를 입혀서도 안 될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에서는 불완전한 보험상품 설계 및 판매, 손해율 산정 방식 및 반사이익 규모 등에 대한 객관적 검증을 통해 실손의료 보험의 근원적 제도 개선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험사가 손해를 입었을 때 보험사가 ‘잘못된 약속’을 했다고 해서 보험사 손해를 보장해 주는 차원에서 제도 개선이 이뤄져서는 안된다.

이동근 기자  admin@hk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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