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회 투여 성장호르몬 제제 등장 ... 국내 시장 변동 있을까
주 1회 투여 성장호르몬 제제 등장 ... 국내 시장 변동 있을까
한국화이자제약 ‘엔젤라프리필드펜주’ 이달부터 급여 적용

매일 또는 주 3~4회 투약 제품 대비 편의성 제고

반면, 장기지속형 주사제 통증 유발 등 단점도 많아

동아ST,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 방안 검토 중
  • 이한울
  • admin@hkn24.com
  • 승인 2023.09.0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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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이자제약의 성장호르몬제제 '엔젤라'[사진=한국화이자제약 제공]
한국화이자제약의 성장호르몬제제 '엔젤라'[사진=한국화이자제약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한울] 주 1회 투약으로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인 새로운 성장호르몬 제제가 건강보험 시장에 진출하면서 관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화이자제약의 주 1회 성장호르몬 제제 ’엔젤라 프리필드펜주’ 24mg/60mg(성분명: 소마트로곤)이 이달 1일부터 뇌하수체 성장호르몬 분비장애로 인한 소아(만3세 이상)의 성장부전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는다.

해당 역연령(출생을 기점으로 한 달력상의 나이)의 3퍼센타일 이하의 신장이면서, 2가지 이상 성장호르몬 유발검사로 확진되고, 해당 역연령보다 골연령이 감소된 만 3세 이상 성장호르몬 분비장애 소아환자에게 급여가 적용된다.

투여 기간은 역연령 만 3세 이후부터 골단이 닫히기 전까지 투여하나, 골연령이 여자 14-15세, 남자 15-16세 내에서 급여가 적용된다. 단, 여자 신장 153㎝, 남자 신장 165㎝를 초과하는 환자는 치료비용을 전액 본인이 부담한다.

'엔젤라'의 최대 장점은 거의 매일 투여하는 기존 성장호르몬 제제와 달리 주 1회만 투여하면 된다는 것이다. 인슐린처럼 집에서 간편하게 주사할 수 있는 프리필드펜 제제로 만들어졌다. 매일 투여하는 성장호르몬 제제 대비 비열등한 효과와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도 확보했다는 것이 화이자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장기지속형 제제가 보험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면서 기존 성장호르몬 제제 시장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그 폭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현재 국내 성장호르몬 제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2400억 원 규모다. LG화학의 ‘유트로핀’이 1위를, 동아ST의 ‘그로트로핀’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거의 매일 맞는 주사제다.

국내 기업들은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나름의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앱 연동 주사기록 전송 기능을 적용한 유트로핀펜 스마트케이스 [사진=LG화학 제공]
앱 연동 주사기록 전송 기능을 적용한 유트로핀펜 스마트케이스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은 공급안정성과 주사기록 편리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우 국내 기업과 달리 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노보노디스크의 성장호르몬 제제 노디트로핀은 지난해말부터 공급 중단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LG화학은 또 지난해 4월 기존 ‘유트로핀펜’(18개월)보다 제품 유효기간을 6개월 가량 늘린 ‘유트로핀에스펜주’를 시장에 내놓는가 하면, 앞서 3월에는 성장호르몬 주사 기록을 자동 전송하는 ‘스마트케이스’와 이 기록을 자동 저장하는 전용 모바일앱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편의제공이 아이들의 주사 공포증을 상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5일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치료를 적절히 받지 않으면,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평균보다 키가 작기 때문에 부모들의 관심사 일 수밖에 없다”며, “아이들은 매일 피하주사로 투여하는 성장호르몬 주사에 대해 의외로 스트레를 호소하는 등 거부감이 높다. 아무래도 (단순한 편의 제공보다) 투약주기를 길게 할수록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매일 성장호르몬제를 투여하는 소아 환자의 39%는 주 1회 이상 투여를 누락하고, 23%는 2회 이상 투여를 누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되면 목표한 치료기간을 지키지 못해 치료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동아ST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
동아ST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

이 때문에 동아ST는 ‘그로트로핀’을 주 1회와 같은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아니라, 연구개발을 가속화해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이외에 다른 용도의 적응증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컨대 ‘그로트로핀’은 1996년 품목허가 후 특발성 저신장증, 터너 증후군, 저신장(SGA) 소아 성장장애 등으로 사용 범위를 넓혀왔다. 

 

“장기 지속형 주사제, 통증 심하고 꼭 필요할 때 투약 못해” 

그렇다고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더 좋은 제품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4일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성장호르몬 제제 시장은 LG화학과 동아ST가 서로 점유율을 높이면서 2018년 1300억 원에서 지난해 24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며 “주1회 투여 방식인 ‘엔젤라’의 등장으로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장기 지속형 주사제는 거의 매일 맞는 주사제에 비해 통증이 심하고, 특히 (장기지속형은) 성장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밤 10시~새벽 2시 사이에 매일 투약할 수 없기 때문에, 1일 1회 제형에 비해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그 한계를 지적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거의 매일 투약하는 국내 제품들이 키 성장에 더 효과적인 대안이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LG화학은 오히려 주 1회 투약 성장호르몬 주사제인 ‘유트로핀 플러스주’의 생산과 공급을 지난 7월부터 전면 중단했다. 이 약물은 그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국내 유일의 주 1회 투약 성장호르몬제 였다. 

LG화학 관계자는 5일 통화에서 “‘유트로핀 플러스주의 익산공장 생산라인이 노후되고 수요도 줄었는데, 대체 제품이 있기 때문에 생산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화이자제약 희귀질환사업부 대표 김희정 전무는 “엔젤라는 매일 투여하는 성장호르몬 제제 대비 투여 횟수를 7분의 1로 줄여, 환자와 보호자의 치료 부담을 줄이고 편의성은 높인 프리필드펜 타입의 성장호르몬 제제”라며, “이번 급여 적용을 통해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국내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 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게 되어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엔젤라는 뇌하수체 성장호르몬 분비장애로 인한 소아(만3세 이상)의 성장부전 치료에 대해 2023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권장용량은 0.66 mg/kg으로 매주 1 회 피하주사하며, 매일투여 성장호르몬제에서 엔젤라로 전환하는 환자의 경우, 매일투여 성장호르몬제의 마지막 주사 후 다음날 주 1회 투여요법을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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