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美·中 시장 주도권 다 내주나
메디톡스, 美·中 시장 주도권 다 내주나
휴젤 '보툴렉스' 중국 허가 초읽기 … 이르면 이번 주 허가 전망

ITC 위원회, 예비판결 부분검토 결정 … 대웅제약 장기전 불사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0.09.28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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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메디톡신'. (사진=메디톡스)
메디톡스 '메디톡신'. (사진=메디톡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먼저 글로벌 보툴리눔톡신 시장에 발을 들인 메디톡스가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국내 경쟁사에 시장 선점권을 내줄 위기에 처했다.

휴젤 보툴리눔톡신 제제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
휴젤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

휴젤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는 중국 내 품목허가가 초읽기에 들어섰다.

이 제품은 이미 지난 4월 현지 보건당국의 허가 심사가 완료돼 정식 허가만 남은 상태로, 업계와 증권가 등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라도 허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추석 명절 전 허가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

업계에 따르면, 휴젤 측은 중국 허가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해 현지 출시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보건당국이 이달 안에 '보툴렉스'의 시판을 허가할 경우, 이 제품은 중국 내 허가를 받은 3번째 보툴리눔톡신 제제이자, 중국 진출에 성공한 첫 국산 보툴리눔톡신 제제가 된다. 

휴젤보다 1년 먼저 중국 진출에 나섰던 메디톡스의 '메디톡신'보다 빠른 속도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8년 4월 국내 제약사들 가운데 가장 먼저 중국에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메디톡신'의 시판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계속된 보완 자료 제출 요구로 심사가 지연된 데다, 서류조작 등 혐의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허가를 취소하면서 중국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회사 측이 식약처를 상대로 허가취소 처분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승소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메디톡스가 해당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식약처가 항소 또는 상고할 가능성이 매우 커서 중국 내 시판허가는 예상보다 크게 늦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중국 보건당국은 국내 식약처의 시판허가를 전제로 '메디톡신'의 임상1상과 2상을 면제해줬는데, 국내 허가가 취소될 경우 메디톡스는 중국 내에서 '메디톡신'의 임상1·2상까지 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허가 절차도 다시 밟아야 한다. 

이때는 휴젤뿐 아니라 더욱 뒤늦게 중국 시장 진출에 나선 대웅제약에도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 대웅제약은 오는 2022년 출시를 목표로 중국에서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A제약사 관계자는 "중국 진출은 '꽌시'(관계나 인맥을 뜻하는 중국어)로 시작해서 '꽌시'로 끝난다. 한 번 신뢰를 잃으면 그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메디톡스 입장에서는 국내 이슈를 반드시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25년 약 1조7500억원(약 15억5500만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률은 20% 이상으로, 글로벌 시장(10%)의 두배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까지 정식 허가 품목이 2개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휴젤과 대웅제약에 주도권을 빼앗길 경우, 메디톡스는 차후 중국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점유율을 올리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美서도 대웅제약에 선수 빼앗겨
ITC 예비 판결은 메디톡스 '勝'
대웅제약 거센 반격 … "장기전 불가피"

메디톡스는 중국보다 더 공을 들인 미국 시장에서도 대웅제약에 선수를 빼앗긴 상태다. 회사 측이 '역전의 한 방'을 노리고 있으나, 대웅제약의 반격이 만만치 않아 양사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3년 글로벌 기업인 엘러간에 자사의 액상형 보툴리눔톡신 제제 '이노톡스'를 기술수출하며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먼저 미국 시장 진출을 노렸지만, 임상시험이 수년간 지연된 탓에 현재까지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임상시험은 기술수출로부터 5년 뒤인 2018년에서야 시작됐으며, 내년 1월 종료될 예정이다.

대웅제약 '주보'(국내 제품명 '나보타')
대웅제약 '주보'(국내 제품명 '나보타')

그 사이 대웅제약은 지난해 2월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로 메디톡스보다 먼저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나보타'는 미국 FDA로부터 시판승인을 받은 국내 최초의 보툴리눔톡신 제제가 됐다.

메디톡스는 곧바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대웅제약과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를 제소하며 '나보타'의 현지 시장 진입에 제동을 걸었다.

ITC 행정판사는 1년 6개월여간 진행된 조사를 마친 뒤 지난 7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 영업비밀 침해했다"고 결론지으며, ITC 위원회에 10년 동안 '나보타'의 수입 금지를 명령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의 예비판결을 내렸다.

소송의 무게추는 메디톡스 측으로 기우는 듯했으나, 대웅제약이 예비판결에 이의를 제기했고, ITC 위원회가 이를 수용, 예비판결을 부분적으로 검토하기로 결정하면서 ITC 소송은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미국 현지의 다수 과학자와 법학자들까지 나서 ITC 예비판결에 문제를 제기하며 대웅제약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메디톡스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웅제약은 최근 미국에서 신규 '홀 에이 하이퍼'(Hall A-hyper) 보툴리눔 균주를 구매한 뒤 "메디톡스의 주장과 달리 보툴리눔 균주는 과거는 물론 지금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보툴리눔 균주는 특정 기업의 영업비밀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홀 에이 하이퍼'는 메디톡스가 '메디톡신'과 '이노톡스' 등을 제조하는 데 사용한 균주다.

대웅제약은 이를 바탕으로 ITC 행정판사의 예비판결에 반박하는 의견서를 ITC에 추가로 제출했다. 이와 함께 "만에 하나 ITC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행정법원에) 항소하겠다"며 미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B제약사 관계자는 "미국 소송 결과는 국내 소송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양사 모두 사활을 걸고 있다. ITC가 최종 판결을 내린 뒤에도 행정소송으로 이어져 장기전이 될 공산이 크다"며 "계속해서 천문학적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메디톡스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데다 '메디톡신' 등 주력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판매에 제동이 걸린 상태여서 그 부담이 대웅제약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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