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빛낸 제약인⑨]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
[2019년을 빛낸 제약인⑨]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
  • 곽은영
  • 승인 2019.1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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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는 기업의 미래이자 국가의 자산이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을 마감하면서 올 한해 한국제약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모범적 제약인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연구개발(R&D)을 통한 혁신적 신약개발능력과 업계의 귀감이 되는 우수한 경영능력을 보여준 인재들. 주어진 역할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가 제약업이라는 한 울타리에서 공든탑을 쌓아올린 주역들이다. 우리는 이들에게서 한국제약산업의 밝은 미래를 본다.

 

박세필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장.
박세필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장.

 

줄기세포 1세대 연구자 ... ‘치매 복제돼지’ 세계 최초 美 특허 획득

[헬스코리아뉴스 / 곽은영] 치매신약에 대한 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기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마련됐다. 국내 줄기세포 1세대 연구자인 박세필 제주대 생명공학부 교수가 치매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개발한 덕분이다.

박세필 교수가 센터장으로 있는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 연구팀은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치매 복제돼지’ 생산기술을 개발해 미국 특허를 획득하며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연구과제인 ‘우장춘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사업에는 지난 2012년부터 5년간 총 50억원의 자본이 투입됐다.

박 교수 연구팀은 앞서 2017년에도 ‘알츠하이머 질환 모델 돼지 개발과 후성 유전체 연구’를 수행해 세계 최초로 인간 치매 유발 유전자 3개가 동시에 발현되는 다중 벡터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이 분야 최고의 석학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아니라, 국내 최초로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하고 멸종 위기의 제주 흑우 복제에도 성공한 바 있다. 

지금까지 알츠하이머 질환 발병기전 및 신약개발 연구에 주로 사용돼 온 마우스와 소 등은 인간의 생리학적 특성과 차이가 있는 종의 특이성 때문에 연구 결과를 오롯이 인체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자들이 사람과 유사한 장기구조와 생리적인 특성을 가진 돼지와 같은 동물을 질환모델로 선호하는 이유다. 

이번에 미국 특허를 받은 치매 걸린 복제돼지는 일명 ‘제누피그’로 불린다. 연구진은 기술특허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는 미니피그가 아닌 제주흑돼지를 사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의 핵심은 인간의 알츠하이머 질환 유전자 3개가 돼지에게서 동시에 발현될 수 있는지였다. 연구진은 연구를 통해 행동학적으로 돼지가 치매 증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

 

치매 치료제 개발 원천기술 확보 ... 천문학적 부가가치 창출 기대 

이번 치매 복제돼지 생산기술은 전세계 치매 연구 및 치료제 개발을 선도할 수 있는 핵심적인 기반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테면 인간 대신 치매 돼지를 활용해 연구를 하면 비용이나 실험 모델에서 훨씬 자유롭다. 이를 통해 실제로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한다면 천문학적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제 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치매환자는 약 5000만명으로 2050년경에는 1억3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치매 질환 세계 시장 규모 역시 2017년 90억 달러에서 2050년 1조 달러까지 10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치매 질환 시장의 몸집이 급격히 불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번 특허 기술의 가치 평가에 대한 기대 역시 클 수밖에 없다. 예상 시장 점유율 추정치를 적용했을 때 기술이 완성되는 시점인 약 2024년부터 9년간 매출이 무려 4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세필 교수는 “이번 미국 특허 획득은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의 저력을 세계에 알린 국가적 쾌거”라며 “줄기세포 연구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암, 치매 등 난치병 치료의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만년 전 ‘매머드’ 세포 배양 성공 ... 복제기술 또다른 문 ‘활짝‘

박세필 교수를 필두로 하는 제주대 연구팀의 성과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박 교수 연구팀은 3만2천년 전의 매머드 세포핵을 소 난자에 이식해 세포분열에 성공하면서 국내 특허를 획득하는 유례 없는 성과를 올렸다. 박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5년 세계 최초로 매머드 조직에서 세포를 되살려내고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어 2016년 6월 해당 연구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고 3년 만인 지난 7월 국내 특허를 획득했다.

앞서 박 교수는 2015년 매머드 체세포 배양에 성공했을 당시 황우석 박사와 관련 기술 소유권을 놓고 법적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황 박사가 연구에 사용된 냉동 매머드 조직을 자신이 제공했다는 이유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박 교수가 세포분화에 성공하자 황 교수 측에서 복제기술 성과를 공동의 것이라고 주장한 것인데 2017년 재판부가 박 교수의 손을 들어주며 이 사건은 일단락됐다.  

실제 그동안 수많은 연구진이 매머드 복원 연구에 뛰어들었지만 세포분열까지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박 교수 연구팀이 오랜 시간 축적한 복제기술로 이룬 피땀 어린 성과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업계에서는 박 교수 연구팀이 시베리아 얼음 속에 파묻혀 있던 매머드 조직에서 세포를 되살려 분화시키는데 성공함으로써 복제기술의 또다른 가능성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석 속 세포를 배양하고 이를 복제에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영화에서만 봐오던 것인데 이를 현실로 만들었다”며 “이번 특허 획득은 매머드 복제의 큰 난제를 해결하고 매머드 복원의 첫 단계인 냉동 매머드 조직에서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하는 기술을 공식적으로 인정 받은 것인 만큼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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