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동근 기자] 국내 병원 중환자실의 질이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간호가 1인당 중환자실 병상수는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2일 '중환자실 2차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평가는 2017년 5월부터 7월까지 중환자실 입원 진료가 발생한 282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이다. 1차 평가는 지난 2016년 공개된 바 있다.
최종 평가결과를 보면 2차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종합점수 평균은 69.2점으로 1차 평가 58.2점 보다 11.0점 상승하였고, 1차 평가에서 12기관에 불과했던 1등급 기관은 64기관으로 크게 늘어났다.
상급종합병원 평가 점수는 1차보다 7.5점 상승한 96.7점으로 나타났고, 종합병원도 1차보다 12.1점 상승한 64.2점으로 나타나 의료기관의 의료 질 개선 노력이 두드러졌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수 절반 가까이 줄어
구조 분야의 개별 평가 내용을 보면 우선 전담전문의 1인이 담당하는 중환자실 병상수는 평균 24.7병상으로 1차 평가 44.7병상에 비해 무려 20병상이 낮아졌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있는 기관은 40.1%(113기관)로 1차 평가 결과인 32.8%(87기관) 보다 7.3%p 증가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의료법상 전담전문의 배치가 의무가 아닌 종합병원 중환자실의 경우에도 1차 평가에서는 19.8% 기관만 전담전문의가 있었으나 2차 평가에서는 29.3%로 9.5%p 증가하는 등 전담전문의 배치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간호사 1인당 중환자실 병상수는 평균 1.01병상으로 1차 평가(1.10병상)와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같은 결과는 간호사의 3교대 및 휴일근무 등을 고려할 때 1명의 간호사가 돌보는 환자는 4명 정도인 것으로 해석된다.
1명당 4명의 환자를 돌보는 것은 미국·일본 등과 비교 시 다소 높은 편이다. 참고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법적으로 환자당 중환자실 간호사 수 배치 비율을 1:2로 정하고 있으며, 일본도 환자당 중환자실 간호사 비를 1:2로 표준 기준을 정하고 있다.
환자실 전문 장비와 시설 구비에 대한 평가 결과는 1차 3.6점보다 증가한 4.0점으로 나타났다. 종합병원 중 6종(맥혈가스분석기, 이동식인공호흡기, 지속적 신대체요법 기기, 기관지내시경,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를 위한 독립공간, 격리실) 모두를 갖춘 기관은 239기관 중 49기관이었다.
중환자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따라 적정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진료 프로토콜(입실, 퇴실, 인공호흡기 이탈, 진정·진통·섬망, 심부정맥혈전 예방, 스트레스 궤양 예방, 저환기 요법,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 예방, 중심도관 삽입 시 최대멸균주의지침) 구비율은 1차 평가(82.9%) 보다 높은 95.4%로 나타났다.
진료 분야 개선 뚜렷 … 48시간내 재입실률만 높아져
진료 분야 개별 평가내용에서도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우선 인공호흡기 치료 환자 중 심부정맥 혈전증 예방요법을 실시한 비율은 88.6%로 1차(72.3%) 보다 높아졌다.
표준화사망률(실제 사망자 수와 중증도 도구로 계산한 예측사망자 수의 비율)은 72.0%로 나타나 1차 평가(46.0%)에 비해 26.0%p 상승했다. 종합병원(66.9% 기관 평가)은 1차 평가(36.5%)보다 무려 30.4%p가 향상됐다.
48시간 이내 중환자실 재입실률은 평균 1.6%로 1차 평가(1.3%)보다 0.3%p 증가했다. 다만 이는 2차 평가에 새로이 평가 대상이 된 33개 종합병원 중환자실의 재입실률이 전체 평균보다 2배 정도 높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됐다.
심평원 박인기 평가관리실장은 "2차 평가에서 중환자실의 질 개선이 이루어지고 1등급 기관이 크게 증가한 것은 중환자실 수가 개선 등 외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전담인력 배치, 프로토콜 구비, 심부정맥혈전증 예방요법 실시 등 의료기관의 질 개선 노력의 결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평가 결과를 공개 한 뒤 등급이 낮은 기관에 대한 개별 상담을 통해 질 향상 활동을 지원하고, 이후 관련 학회, 소비자 단체 등과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여 3차 평가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