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 제약사로 선정될 당시부터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던 한독약품이 결국 다국적 제약사의 도매상을 자처하고 나섰다.
한독약품은 17일 이스라엘 다국적 제약사인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즈(Teva Pharmaceutical Industries Ltd., 대표이사 제레미 M. 레빈) 이사회와 한독약품(대표이사 회장 김영진) 이사회가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작회사의 최대주주는 테바이며, 합작비율은 테바 51%, 한독약품 49%다.
합작회사가 설립되면, 테바는 다양한 종류의 오리지널 및 제네릭 의약품을 공급하고, 한독약품은 영업과 마케팅, 유통, 대관 업무 등을 담당할 것이라고 한독약품은 설명했다.
한독약품이 사노피에 이어 외자사의 두번째 도매상을 자처하고 나섬에 따라 안팎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49년간의 밀월관계를 청산하면서 독자경영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지만, 이것은 선언에 그친 꼴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열린 한독약품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은 한독약품이 R&D 투자를 소홀히 한 채 남의 약 갖다 팔기에 급급한 현실을 꼬집었다.
한 주주는 “한독약품이 그동안 R&D해서 우리 약을 개발했어야 하는데 사실 사노피 약 갖다 파는 데 그쳤다. 연구소를 갖고 있었으나 실질적으로 제품을 개발한 게 없다. 앞으로 R%D 투자에 주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혁신형 제약기업의 취지는 누가 뭐래도 신약개발 의지와 연구개발(R&D) 능력이 있는 곳에 지원해 독려하는 것이다. 정말 신약개발을 열심히 하려는 기업을 엄선해 제대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취지인 R&D 투자보다 판매대행사 역할에 치중하고 있는 한독약품의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독약품이 현재의 사명을 ‘한독’으로 변경한 것을 두고 의약품 외의 다양한 사업군에 손을 뻗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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