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약품, 또 외자사 도매상 자처하나?
한독약품, 또 외자사 도매상 자처하나?
“M&A 사실아니다 … 테바와 합작회사 설립 예비협상 진행 중”
  • 김지혜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2.11.06 18:5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한독약품 김영진 회장
한독약품(회장 김영진)이 세계적 제네릭 기업인 테바와 손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협력 형태는 소문이 무성했던 M&A가 아니라,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한독약품은 6일 공시를 통해 “테바와의 M&A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테바와 국내 합작회사 설립 가능성에 대한 예비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다국적 제약사인 테바가 국내 1000억원대 중소제약사와 M&A를 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날 유가증권시장본부가 조회공시를 요구하자, 이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M&A설을 듣고 뒤늦게 한독약품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합작사 설립은 한독약품의 경영권이 테바에 넘어가는 것이 아니어서,  M&A와 같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합작사 설립 추진 배경은?

업계에서는 한독약품의 합작사 설립 추진을 현재의 경영난을 타개하려는 의도로 분석한다. 테바는 국내에서 생산한 자사의 제네릭(카피약)으로 국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한독약품은 테바의 카피약을 판매하는 형태가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4월 약가인하 이후 국내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그동안 합작사인 사노피 제품으로 재미를 보았던 한독약품은 약가인하 충격이 가장 컸던 기업 중 하나다. 

지난 1954년 김영진 회장의 부친에 의해 창업된 한독약품은 1964년 사노피의 전신인 독일 훽스트(Hoechst)사와 합작기업으로 재탄생해 최근 두 기업이 결별을 하기까지 50년 가까이 밀월 관계를 유지해왔다.  (참고로 지난 2000년 한독약품 합작사인 훽스트는 롱프랑-로라와의 합병을 통해 아벤티스가 됐으며,  아벤티스는 다시 2005년 사노피에 인수돼 한독약품 합작사는 사노피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한독약품은 연구개발을 통한 자체 신약 개발보다 합작사의 전문의약품을 국내에서 판매하는 다국적 제약사의 중개상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제약주권을 지키기보다 국내 시장을 다국적 제약사에 내주는 역할에 충실했던 셈이다.  뿐만아니라, 한독은 스위스계 의약품 유통회사인 쥴릭파마코리아를 국내시장에 끌어들여 국내 도매업계에 큰 타격을 주기도 했다.   

◆ 신약개발 못하고 수입의약품 판매 주력 … 약가인하 부메랑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정부의 일괄약가인하 정책은 자체 개발 신약이 없고 수입약 의존도가 높은 한독약품 같은 기업에 특히 타격이 컸다.  사노피의 당뇨병치료제 ‘아마릴’ 등 주력 수입의약품의 약값이 크게 인하되면서 한독약품의 실적은 곤두박질했다.

한독약품이 테바와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사정이 반영됐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다시 말하면 최근 밀월관계를 청산한 프랑스 기업 사노피처럼 어딘가에 기댈 곳이 필요했다고 보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한독약품의 최대주주였던 독일 훽스트사는 이날 한독약품의 보유 지분 전량을 지난 30일 장외매도 했다고 공시했다.  훽스트사가 보유했던 580만주 중 대부분은 투자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347만9999주)가 갖게 됐다. 이날 주식 매도로 IMM은 한독약품의 주식 29.99%를 보유, 한독약품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김영진 회장도 훽스트사가 장외매도한 580만주 중 59만6001주를 확보,  1대 주주로서 547만3601주(47.19%)를 보유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테바와 한독약품의 합작회사 설립 및 향후 경영의 상당부분이 IMM에 의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 50년 만에 독립, 결국 또 외자사 지배?

한독약품의 합작사 설립 추진과 관련,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독약품은 올해 9월27일 사노피와 오랜 합작기업 관계를 정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50여년 만에 홀로서기에 나선 것이다. 

당시 김영진 회장은 “급변하는 제약환경에 맞는 변화를 고민해왔다. 지금 제약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지만 한독약품은 재탄생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토탈헬스케어 기업, 세계적 표준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의 그늘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그러나 독립을 선언한 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아 다시 외자사, 그것도 복제약을 만드는 기업의 우산을 쓰려는 움직임이 전해지자,  업계 관계자들은 “그럼 그렇지”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 “복제약으로 글로벌 기업 갈 수 있나?”

A제약사 관계자는 “두 기업의 만남은 국내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며, 양측의 계획에 따라 국내 제네릭(복제약)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을 운운했던 회사가 결국 제네릭을 선택하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B제약사의 고위 임원은 “약가인하로 국내 제약기업들이 휘청이는 시점에 복제약을 만드는 거대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시장에 들어올 경우,  제약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글로벌 시장으로 가는 관문은 제네릭이 아니라 신약”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독약품은 테바 M&A설이 나돌면서 최근 6거래일 만에 주가가 2배 가까이 급등했다.  M&A설이 나오기 이전인 지난달 26일 주가는 1만2850원에 장을 마감했으나, 지난달 29일 보건복지부 안도걸 보건산업정책국장이 국회토론회에서 “테바가 1000억원 이상 규모의 한국 제약사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라고 밝히면서 오르기 시작,  무려 4번이나 상한가를 경신했다.  한독약품은 6일, 전일 대비 3150원(14.65%) 오른 2만4650원에 장을 마쳤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관련 기사>

-. 한독약품, 테바와 국내 합작회사 설립 예비협상 진행

-. 복지부 국장 한마디에 제약주 ‘널뛰기 장세’

-. 한독약품, 홀로서기 성공할 수 있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모르쇠 2012-11-06 21:48:52
당신들은 제네릭 안팔어. 남이 합작회사한다니 배가 아픈모양일세......... ^^
한독처럼만 해라.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