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와 한독약품의 희비 쌍곡선
녹십자와 한독약품의 희비 쌍곡선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2.05.0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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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의 1분기 실적을 보면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옛말이 하나도 그른 게 없다. 그동안 연구개발과 신약개발에 꾸준히 투자해온 제약사들은 약가인하와 당국의 리베이트 집중단속 등 유례없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넘어서는 데서 더 나아가 여전히 높은 성장을 이루었다.

반면 우선 먹기에 곶감이 달다는 식으로 앞날은 생각해보지도 않고 R&D투자를 소홀히 한 채 다국적 제약사 약품을 들여다 힘 안들이고 매출과 이익을 늘린 제약사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자업자득이니 누굴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제(7일) 분기별 영업실적을 공시한 제약사 중 녹십자와 한독약품은 생존전략을 제대로 짜 실천한 제약사와 타성에 젖어 쉽게 쉽게 기업을 경영해온 제약사가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이들 두 회사가 그린 희비의 쌍곡선은 뿌린 대로 걷는다는 무서운 경고 메시지다.

지난달 1일 시행된 일괄 약가인하 여파로 국내 제약시장은 올해 7% 이상 감소할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녹십자는 해외수출 확대에 힘입어 1분기 중 173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 증가한 규모다.

제약시장 7% 이상 감소 … 녹십자 1분기 매출 11%,  영업익 23% 늘어

또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20% 이상의 고성장을 이루었다. 놀라운 성장세다. 글로벌 임상시험에 따른 연구개발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신약의 해외 수출이 늘어 이같은 실적 신장을 달성한 것이다.

조순태 사장은 국제 입찰에서 거둔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연간 1억 달러 수출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체 개발한 백신 제품의 해외수출로 남들이 겪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들과의 무한경쟁을 염두에 두고 미리 백신과 혈액제제를 개발한 덕이다.

연구개발은 소홀히 한 채 외자사의 오리지널 약을 들여다 판 한독약품은 약가인하 조치의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1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77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익은 반토막이 났다.
한독약품은 타사의 완제 의약품을 들여다 판매하는 상품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40%가 넘는다.  매출 순위 10위권을 넘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제약사라기보다는 약품도매상과 다를 게 없다.

힘들게 R&D투자를 하지 않고도 손쉽게 매출을 쑥쑥 높일 수 있지만 실은 그게 제 무덤을 파는 길이었다. 특허 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의 인하율이 커 약가인하의 파고에 휩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다국적 제약사들은 국내 제약사들에 아웃소싱한 의약품들을 회수해 직접판매하는 방식으로 영업전략을 바꾸는 경우도 허다하다. 국내사 입장에서 보면, 언제 위탁판매를 해지하겠다고 할 지 모를 일이니 불안하기 짝이 없다.

한독약품은 정부가 적극 지원 육성하려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도 R&D투자 비율 기준이 미달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호가호위하며 무사안일하게 지낸 대가라고 해도 할말이 없게 됐다.

요즘 분위기를 보면, 제아무리 상위 제약사라해도 혁신형 기업으로 인증받지 못하면 M&A대상에 노출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제약사를 50여개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어서 풍전등화 신세로 전락한 꼴이다.

제약산업 환경 변화 … 상품매출·제네릭 의존 기업 미래 불투명

국내 제약업종 환경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약가인하 전과 그 이후가 다른 세상인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을 통한 품질(약효)경쟁보다는 리베이트와 가격, 광고에 의한 경쟁을 통해 시장을 확보해왔다. 국내 제약업계의 매출액 대비 광고비 비중이 연구개발비 비중의 2배 이상이었다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입증한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연구개발비가 매출액의 16~18% 수준인데 비해 국내제약사들은 평균 6%에서 턱걸이하고 있다. 리베이트에 의존해 경영해온 탓이 크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었다. 범부처 차원의 강력한 리베이트 단속과 연구개발 투자실적을 갖춘 제약사를 혁신형 기업으로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정부방침에 의해 연구개발투자를 늘려 신약개발을 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약가인하 이후 제네릭 품목이나 상품매출에 의존해 국내시장에 안주하는 제약사는 미래가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엄연한 현실이다. 이번 1분기 경영실적이 이를 웅변해준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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