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판매대행사 전락 현실화
국내 제약사 판매대행사 전락 현실화
생산은 줄고 마케팅 대행기업으로 … "경쟁력 약화 적대적 M&A 가능성도"
  • 송연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2.05.0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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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가 다국적 제약사의 판매대행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일괄 약가인하 후 국내사-외자사의 전략적 제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는 지난해 8.12 약가인하 발표 당시부터 제기됐는데, 생산은 줄고 마케팅을 대행하는 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7일 한국와이어스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프리베나13’의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로 재미를 본 유한양행은 DPP-4 억제제 계열의 당뇨병치료제 ‘트라젠타’ 역시 도입계약을 맺었으며, 길리어드사이언스의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의 국내 영업까지 담당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약가인하가 발표되던 지난해 8월 바이엘코리아와 일반의약품 8개 품목에 대한 공동판매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는 GSK의 B형간염치료제 ‘제픽스’와 ‘헵세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세레타이드’ 등 전문약과 일반약 4개 품목도 마케팅하고 있다.

녹십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혈압약 ‘아타칸’과 천식치료제 ‘풀미코트 레스퓰’, 박스터의 혈우병치료제, GSK의 백신, 화이자의 성장호르몬제 ‘지노트로핀’ 등의 제품을 공동판매하고 있다. 조만간 노바티스의 HIB 백신 ‘엔비오’도 도입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MSD의 당뇨병약 ‘자누비아’와 골다공증치료제 ‘포사맥스’ 및 고지혈증치료제 ‘바이토린’, 얀센의 통증치료제 ‘울트라셋’, 다이이찌산쿄의 고혈압치료제 ‘올메텍’과 고혈압복합제 ‘세비카’, 베링거인겔하임의 변비약 ‘둘코락스’를 판매대행하고 있다.

앞서 동화약품은 2011년 1월 노바티스의 항진균제 ‘라미실’, 비충혈제거제 ‘오트리빈’ 등 일반의약품 5종에 대한 독점 유통을 맡으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국내 최고의 R&D 투자를 자랑하는 LG생명과학은 제네릭 사업에 나선 화이자의 제네릭 생산을 대행해준다.

최근 외자사와 도입계약을 체결한 한 상위사 관계자는 “신약이 출시되기 전 1~2년 동안 도입품목들이 약가인하 타격을 보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업은 이윤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대형품목의 도입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판매대행업체로의 전락은 생각보다 훨씬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소견이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조헌제 실장은 “국내사들은 제네릭·개량신약의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오리저널 품목을 도입해 팔려고 할 것”이라며 “겨우 1~2년 동안에 약가인하의 직격탄을 상쇄할 수 없고, 남의 제품으로 판매대행하는 관행이 영업패턴으로 자리잡을 경우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판매대행의 수익을 신약개발에 투자하는 기업도 있겠지만 안정적인 경영을 우선 선택하는 곳도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약가인하가 제네릭에만 안주했다는 비판에서 시작된 것인데, 공교롭게도 앞으로 기업들이 판매대행에만 안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그는 “마케팅 대행체제로 가면 우리 약 자체가 없게 되는 것이므로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약가인하가 야기할 경제적 영향분석을 분명하게 하지 않았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제약환경이 악화되면 인도의 씨플라와 이스라엘의 호스피라 같은 세계적 제네릭사들이 대거 몰려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은 국내사보다 저렴하게 의약품을 판매할 것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의 경쟁은 심화되고 더 나아가 경쟁력이 약화된 국내 기업이 적대적 M&A의 대상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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