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온실속 화초” … 학계, 경쟁 촉구 ‘한 목소리’
“국내 제약사 온실속 화초” … 학계, 경쟁 촉구 ‘한 목소리’
  • 김지혜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1.04.01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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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약산업을 온실속의 화초로 키워왔다.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 제약사들간 경쟁이 필요하다.”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최한 금요조찬세미나에서 서울대 간호학과 김진현 교수는 ‘약가관리정책의 개편방향’을 주제로 열린 토론자리에서 타 산업과 달리 지금까지 제약산업에 특혜를 준 정부 정책이 국내 제약사를 경쟁할 이유가 없게 만들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 교수는 “국내 제약기업은 제네릭만으로도 건강보험제도를 통해 높은 가격을 유지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을 더 안하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이 국내사들을 경쟁할 이유가 없게 만들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제네릭의 제조원가는 5% 수준이고, 판매원가는 25% 수준으로 나머지는 리베이트다”라며 “리베이트라는 안전한 수단이 있는데 뭣하러 경쟁하려 하겠느냐”고 비난했다.

자동차 등 산업은 해외시장에 나가 경쟁을 통해 세계적으로 커왔는데, 수십 년 동안 높은 특혜를 받은 제약산업은 국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없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지금 같은 약가 정책이라면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며 정부 정책의 개편을 주장했다.

그는 “지금처럼 정책이 이어진다면 국내 제약기업의 경쟁력은 상실될 것”이라며 “약가 정책에 따라 기업의 연구개발 수준도 좌우될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경쟁이 작동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등재 평가를 실시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기등재 목록정비를 통해 하나의 치료군 중 급여에 등재될 수 있는 품목을 한정적으로 정해 놓는다면, 급여에 들어가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등의 경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김교수는 말했다. 

◆ 정부 정책 실패 … 경제학자들 "제약 경쟁 촉진해야"

한국외대 경제학과 정인석 교수는 “정부가 가격 통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통제 방식이 실패한 것에 대한 해결책으로 기업들간에 가격경쟁을 유도해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제학적 개념에서 의약품 시장은 정부의 정책 실패와 사회보험 때문에 대표적으로 실패한 시장”이라며 “의사가 소비를 결정하고, 보험자와 소비자가 지불 기능을 하고 있어 인센티브가 제대로 작동이 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의사는 본인이 약값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니까 싼 약을 쓸 필요가 없고, 고가약을 선택해 더 많은 리베이트를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정부가 경쟁이 잘 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는 최종결정을 내리는 주체가 아니라 뒤에서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제대로 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역할이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경쟁이라는 것을 정부가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해야 하고 소비자 주체를 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반 상품시장을 생각해보면, 소비자가 가격이 싼 쪽으로 수요를 이동시킬 수 있어 가격이 높았던 품목도 가격이 낮아질 수 있는데 가격과 품질을 선택할 수 있는 주체(소비자)가 없다는 것이 시장실패의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허순임 교수도 “현재 정부 정책으로 인해 가격경쟁 제한이 약품비 증가에 기여한다”며 “경쟁 제한은 소극적 R&D 투자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가격통제와 경쟁 촉진의 혼재를 고려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며 “정책의 효과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 후 보완해아 한다”고 덧붙였다.

◆ 김원식 교수 "보험자 가격통제 시장기능 활성화 저해"

보험자(건보공단, 심평원)의 가격 통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김원식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보험자가 약가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있는 상황인데 보험자가 시장과 기업의 전략적 대응을 다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보험자는 더 이상 기업의 가격을 통제하겠다는 생각은 그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시장기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며 “자율경쟁원칙에 의해 자율적으로 약가는 마켓테스팅을 통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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