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 경선을 거부함으로써 대외적 신뢰 추락을 자초한 한국제약협회(이사장 류덕희, 경동제약 회장, 72) 신임 집행부가 새 이사장단 구성에서도 변화와 개혁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외부에서 영입된 이경호 회장(전 복지부 차관, 인제대 총장, 60)은 인제대 총장직이 마무리되지 않아 최근까지 정상출근을 못하는 등 제약협회 회무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협회 류덕희 집행부는 이사장 경선제를 주장했던 윤석근 전 회장직무 대행(일성신약 사장, 54)을 교체하는 선에서 제8대 제약협회 이사장단을 구성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장 추천 반대 세력에 대한 집행부 배제 가능성은 지난달 류덕희 회장이 이사장에 추천되면서 제기됐던 사안으로, ‘왕따’가 된 윤석근 사장 자리에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강덕영 사장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8대 이사장단에는 강덕영 사장을 포함, 김원배 동아제약 사장, 정지석 한미약품 부회장, 이경하 중외제약 부회장, 조순태 녹십자 사장,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 김정우 종근당 사장, 이행명 명인제약 사장, 김윤섭 유한양행 사장, 이종욱 대웅제약 사장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제약협회는 오늘(6일) 오전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같은 새집행부 구성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인데, 상근직으로 영입된 신임 이경호 회장의 권한과 역할을 놓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제약협회의 회무를 사실상 ‘수렴청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모 제약회사 회장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참고로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나이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주변에서 오해를 하는 것 같다. 우리 회장님은 이사장 추대에 조금도 관여하지 않았다. 협회 회무에도 관여하지 않는다"며 수렴청정 연루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한 회원사 관계자는 "새로 영입된 이경호 회장이 과거 김정수 회장처럼 실권을 쥐고 협회 회무를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다"며 "합리적이면서도 단호한 면이 있는 이경호 회장의 성품상 자신이 ‘얼굴마담’이라는 생각을 할 경우 중도하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경호 회장과 호흡을 맞추며 회무를 보좌할 부회장 선임에서 부터 갈등을 빚지 않을까 우려했다.
또다른 회원사 관계자는 "변화와 개혁을 원하는 중소제약사들이 류 이사장의 추천를 막지 못한 것은 일부 상위제약사의 막강한 영향력 때문이었다"며 "류 이사장의 리더십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부응할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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