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올해도 국내 제약기업의 명암은 퍼스트 제네릭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개발부담에 비해 높은 약가를 인정받을 수 있어서다.

현행 보험약가제도는 퍼스트 제네릭에 대해 5번째 등재 품목까지 오리지널 약가의 85%를 인정해주고 있다.  예를들어 보험약가 100원인 오리지널 의약품이 특허만료되면 이 약물의 상한금액은 80원(20% 인하)으로 조정되고,  퍼스트 제네릭 5개 품목은 80원의 85%인 68원의 약값을 받는 구조다.  국내 제약업계가 퍼스트 제네릭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헬스코리아뉴스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약제 상한금액의 산정 및 조정기준’에 따른 최고가 산정 의약품(퍼스트 제네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등재된 제네릭(950개) 중 퍼스트 제네릭 등재 비율은 17.3%(170개)에 달했다. 

이는 1605개 복제약 중 32%가 퍼스트 제네릭으로 등재된 2008년에 비해서는 크게 줄어든 수치지만,  연구개발력이 앞선 기업들에게는 높은 수익을 안겨주었다.   

2009년도 퍼스트 제네릭 등재 의약품을 기업별로 보면 종근당과 삼일제약이 각 8개로 가장 많았다.  특히 종근당은 지난 2008년에도 가장 많은 13개를 등재,  시장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한국프라임제약(5개) ▲대웅제약(4개) ▲명문제약(4개) ▲비씨월드제약(4개) ▲보령제약(4개) ▲신풍제약(4개) ▲한국산도스(4개) ▲한국유나이티드제약(4개) 순으로 등재품목이 많았다. 

올해도 주요 상위사를 중심으로 많은 제약사들이 퍼스트 제네릭 개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특허가 만료된 중외제약의 위장관운동촉진제 ‘가나톤’의 경우 무려 32개 제약사가 복제약 경쟁에 가세했다.   

이밖에 PMS(시판후조사) 만료를 앞두고 있는 대웅제약의 고혈압약 ‘올메텍’(성분명 올메사탄메독소밀)과 GSK의 B형간염치료제 ‘헵세라’(성분명 아데포비어디피복실) 등 대형 오리지널 품목들도 특허만료 기대에 힘입어 치열한 복제약 경쟁을 예고하고있다.

실제로 2009년도 식약청이 승인한 생물학적동등성 시험계획 현황에 따르면 헵세라는 무려 54개 품목에 달했고 올메텍은 43개 품목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고지혈증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성분명 로수바스타틴칼슘)도 38개 제품이 생동성시험 승인을 받았다.

생동성시험이란 제약업체들이 복제약 판매 허가를 받기 전에 실제 사람에게 투여하여,  오리지널 약물과 동등한 약효를 나타내는지 여부를 통계학적 방법으로 증명하는 임상시험이다.

보건복지부의 약가정책도 제약회사들의 퍼스트 제네릭 개발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지금까지는 현행 약가제도와 무관하게 5개 이상의 약물이 퍼스트 제네릭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한꺼번에 많은 제품이 동시에 등재되는 문제(다수의 퍼스트 제네릭이 인정됐던)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지난해 12월 31일 입법예고한 '신의료기술등의 결정 및 조정 기준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는 같은 달에 2개 이상의 제네릭이 등재 신청을 하면 각각 다른 달에 신청한 것으로 간주해 일정 수준만 퍼스트 제네릭으로 인정한다.

기업들 입장에서보면 하루라도 빨리 약물을 개발해 등재신청을 해야 퍼스트 제네릭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가나톤 복제약 식약청 승인현황]

이상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