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왜 화이자와 지멘스가 없을까?”
“대한민국에는 왜 화이자와 지멘스가 없을까?”
양진영 이사장 인터뷰 ... “케이메디허브 존재 이유는 기업 지원”

대구지역 공공기관 오해, 케이메디허브로 이름부터 변경

“케이메디허브 지원 대상은 전국의 모든 기업”

원스톱 기업 지원 서비스에 글로벌 진출까지 추진

“더 많은 기업 찾아 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
  • 이한울
  • admin@hkn24.com
  • 승인 2023.08.3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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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한울] 대구광역시 동구 혁신도시에 위치한 케이메디허브(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는 국내 의료산업 발전을 위해 대구에 만들어진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신약과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후보물질 발굴부터 시제품 제작, 성능 테스트, 안전성 평가는 물론 동물실험과 임상시험까지 한 곳에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재단을 이끌고 있는 수장은 2021년 8월 17일 취임한 양진영 제4대 이사장이다. 1968년생인 양 이사장은 식약처에서 잔뼈가 굵어 보건의료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식약처 재직시절 혁신기획관, 기획재정담당관, 기획조정관, 의료기기안전국장 등 주요 직책을 수행하고 2020년 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식약처 차장을 역임했다.

그는 희소의료기기 국가 공급제도 도입, 체외진단의료기기법 제정 등 의료기기 분야 활성화 정책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국가재난 사태때에는 마스크 허가·공급 총괄 등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정책 추진에 매진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이사장 취임 이후 이론보다 실전에 강한 재단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기업을 화이자와 지멘스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는데 있어서 재단이 실질적인 지원군 역할을 해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케이메디허브는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맞고 있다.

그는 케이메디허브가 어떤 곳이냐고 묻자, 주저없이 “이론적 연구에 집중하는 연구소가 아니라 실제 제품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기관이다. 언제까지 의료시장을 수입에만 의존할 것인가. 글로벌 신약과 의료기기가 국내에서 개발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라고 잘라 말했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이달로 취임 2주년을 맞은 양 이사장을 만나 일반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케이메디허브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그 역할과 성과를 중심으로 미래의 비전까지 들어보았다. 

 

케이메디허브 양진영 이사장이 29일 대구 동구 혁신도시에 위치한 케이메디허브에서 헬스코리아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3.08.29]
케이메디허브 양진영 이사장이 29일 대구 동구 혁신도시에 위치한 케이메디허브에서 헬스코리아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3.08.29]

“지자체 운영 기관이라는 오해 때문에 이름부터 변경”

케이메디허브는 정부가 미래먹거리 동력으로 의료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조성한 공공기관으로 2009년 당시 대구와 오송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라는 이름의 첨복재단이 설립됐다.

그러나 케이메디허브는 재단명에 들어간 대구경북이라는 용어 때문에 지역에 한정된 공공기관이라는 오해를 받기 일쑤였다.

그래서 양 이사장은 취임 이후 재단의 호칭부터 바꾸었다. 공식명칭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지만, 일반적으로 부를 때는 케이메디허브로 통일한 것이다. 

양 이사장은 “취임 이후 재단의 인지도를 올리는 일에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서울·경기권 기업이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을 대구지역에 국한된 지원기관이라고 오해했기 때문에 21년 12월 재단 CI를 케이메디허브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공식적인 재단의 명칭은 여전히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라며 “이 이름을 변경하려면 오송재단과 합의를 하고 복지부 승인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재단은 현재 사람들이 기억하기 쉬운 케이메디허브라는 이름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메디허브 신약개발지원센터 전경. 
케이메디허브 신약개발지원센터 전경.

주력분야는 신약과 의료기기 연구개발 ... 기술 이전 9배 늘어

재단이 주력하는 분야는 신약과 의료기기 연구개발이다. △R&D 지원 △시제품 제작 △사업화 △해외시장 판로 개척 △각종 보조금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 의료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각종 장비와 우수한 인력, 네트워크 역시 모두 갖추고 있다. 케이메디허브는 한자리에서 연구개발, 시제품제작, 전임상, 임상까지 원스톱으로 지원된다는 점이 최고의 장점이다.

양 이사장은 “케이메디허브는 450명 규모의 우수한 연구인력을 바탕으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2016), 뇌암(2017), 간암(2018), 치매(2021), 알츠하이머(2021), AI 생체신호 실시간 측정·전송장치(2022), 뇌종양(2022), 난소암(2022), ADHD와 같은 정신질환(2023) 치료물질 등 꾸준히 기술이전 성과를 내고 있다”며 “기술이전 건수만 증가하는 게 아니라 수입도 크게 늘어 2022년 기술이전 수입은 2021년에 비해 9배에 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약을 개발하는데 10조 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것은 임상 때문”이라며 “동물실험으로 일컫는 전임상도 비용이 높지만 본 임상에 들어가면 환자가 먹는 약도 기업이 부담해야하고 환자상태를 확인하는 의사의 비용까지 개발자 몫이라 대부분 임상 전단계에서 글로벌 기업에 물질을 판매해 非유럽, 非미국에서 신약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상시험용 약을 만드는 것부터 문제다. 일반적으로 제약기업들은 GMP 인증을 받은 제약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으나 (이는) 효율을 위한 대량생산 체제”라며 “임상용 약은 소량만 만들어야 제조단가가 보장된다. 정부가 케이메디허브를 만들고 의약생산센터를 둔 이유가 임상시험을 위한 소량의 의약품을 만들 수 있는 국가차원의 제조라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케이메디허브는 1㎏단위부터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케이메디허브 의약생산센터에서 임상용 의약품 생산을 지원하는 모습[사진=케이메디허브 제공]
케이메디허브 의약생산센터에서 임상용 의약품을 생산하는 모습.

기술이전과 국내 기업 성장이 주요 성과

케이메디허브는 450여명의 우수한 연구인력을 확보하고 산학연병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수한 연구성과를 창출해 꾸준히 기술이전을 하고 있다.

케이메디허브가 자체 개발해 2017년 ‘보로노이’에 기술 이전 했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은 보로노이측의 추가 연구를 통해 다시 2021년 미국 ‘브리켈 바이오테크’에 3억 2000만 달러(약 3800억 원) 규모로 기술 수출됐다. 케이메디허브가 연구개발한 물질이 씨앗이 되어 벤처기업으로 기술이 이전되고, 벤처기업이 다시 미국으로 기술수출한 대표적 사례이다.

플라즈맵, 인코아, 인트인 등 케이메디허브의 지원을 등에 업고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국내 기업도 있다. 플라즈마 멸균기 제조기업 플라즈맵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미국계가 아닌 기업에서 플라즈마 멸균기가 FDA 인증을 받은 것은 최초 사례로 기존 1시간 소요되던 멸균을 7분만에 끝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코아는 내시경 처치구류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케이메디허브에 입주해 전임상센터를 통해 시제품 성능을 검사하고, 동물 임상을 지원받았다. 덕분에 유럽, 동남아, 중남미 등 세계 곳곳에 제품을 수출하면서 케이메디허브에 입주한 후 2년만에 수출액이 160배 증가했다.

인트인의 경우는 케이메디허브의 컨설팅 및 시제품제작 지원을 받아 호흡 진단·치료시스템 ‘오뷰 멀티 디바이스’를 개발했다. 미국 ‘CES 2022 혁신상’을 수상한 이 제품은 호흡기 질환자가 병원까지 가지 않고도 집에서 진단부터 치료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케이메디허브 양진영 이사장이 29일 대구 동구 혁신도시에 위치한 케이메디허브에서 헬스코리아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3.08.29]
케이메디허브 양진영 이사장이 29일 대구 동구 혁신도시에 위치한 케이메디허브에서 헬스코리아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3.08.29]

“케이메디허브는 전국구 ... 해남 땅끝 소재 기업도 지원”

케이메디허브는 대구 경북이라는 재단명 때문에 지자체가 운영하는 곳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국가 차원의 사업을 여럿 진행하고 있다. 

양 이사장은 “지자체의 예산도 지원받다보니 지자체명이 들어가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만 해남 땅 끝에 있는 의료기업이든 강원도 동쪽 끝에 있는 의료기업이든 의료관련 연구개발은 누구나 케이메디허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케이메디허브의 R&D사업 총 수주액은 407억 원으로 전년대비 12%가 증가했다. 그 중 신규로 수주한 사업은 약 261억으로 전체 약 64%정도이다. 올해도 약 89억 원 정도의 신규R&D사업을 수주했다”며 “하반기 기업과의 공동 연구 등 추가 수주가 진행된다면 전년도의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양진영 이사장은 “특히 중요한 것은 우리 재단의 연구개발사업 종류가 지난해부터 첨단의료 기술을 활용해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R&D 사업수주금액 뿐 아니라 내용 또한 내실있게 기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부지런히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메디허브 전경[사진=케이메디허브 제공]
케이메디허브 전경.

“처음부터 끝까지 지원해 글로벌 기업 만들어낼 것”

양진영 이사장은 “케이메디허브는 지난 10여년간 연구개발을 지원해왔지만 좋은 기술을 전수해줬다고 기업이 성장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우리는 기술의 사업화와 기업의 시장진출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판단해 코아멕스 등 여러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취임 이후 대구에 입주한 기업들이 서울에 집중된 의료기업들과 네트워크 형성에 불리할까봐 2022년부터 코아멕스(대한민국 국제 첨단의료기기 및 의료산업전)를 개최하고 있다.

첫 해인 2022년에는 96개 기업이 참가했고, 올해는 135개 기업과 태국·대만·인도네시아·도미니카공화국 등이 교류에 관심을 표했다. 관람객도 지난해보다 2.3배 증가한 3만 여명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는 국내기업과 함께 국제박람회에 참여하고 있다. 국제박람회인 ‘MEDICA’(메디카, 독일 의료기기전시회)와 아랍헬스(두바이 국제의료전시회)에 국내 기업과 공동관을 운영, 기업들이 유럽과 중동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해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MEDICA’에서 케이메디허브는 932만 달러(약 121억 원)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아랍헬스’에서 케이메디허브는 대구테크노파크와 공동관을 운영했는데, 각자 7개 기업을 데리고 갔다. 총 14개 기업의 공동관에서 4일 박람회 기간동안 2379만 달러(약 300억 원)의 수출계약을 달성했다.

 

케이메디허브 양진영 이사장이 29일 대구 동구 혁신도시에 위치한 케이메디허브에서 헬스코리아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3.08.29]
케이메디허브 양진영 이사장이 29일 대구 동구 혁신도시에 위치한 케이메디허브에서 헬스코리아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3.08.29]

양 이사장은 “케이메디허브는 국내 의료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존재 목적이며,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력으로 돕고 있다”며 “근본적 육성책인 의료R&D 지원은 물론 기술의 사업화·시장진출 성공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지원해 글로벌 기업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케이메디허브는 현재 의료기술시험연수원 건립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의료기술은 발전하지만 의료인들이 의대를 졸업하고 실습 받을 시간과 장소는 마땅치 않은 현실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국가기관인 의료기술시험연수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연수원은 케이메디허브가 주관해 대구 동구 첨복단지에 건립될 예정이다. 2025년 개원을 목표로 한다.

양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느냐고 묻자 “왜 대한민국에는 화이자와 지멘스가 없는 걸까?”라고 반문하며, “케이메디허브가 원하는 미래는 세계가 대한민국의 항암제를 수입하고, 대한민국의 의료기기로 질병을 치료하는 세상이다. 그런 내일을 향해 의료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개발한 제품의 사업화까지 지원해 신의료기술이 시장에 안착하도록 할 것이니 앞으로도 재단을 계속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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