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을 약으로 쓴다 ... 세계 첫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탄생
똥을 약으로 쓴다 ... 세계 첫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탄생
FDA, 18세 이상 재발성 CDI 치료제로 ‘보우스트’ 승인

1일 1회 캡슐 4개 3일 동안 복용 ... 복용자 79% 재발 없어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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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2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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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의 의약품 개발 역사는 질병치료의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우리 기업들에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미생물 바이러스 세균 마이크로바이옴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대변 속 미생물을 활용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제1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탄생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경구 복용하는 사상 첫번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등장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6일(현지 시간), 미국 세레스 테라퓨틱스(Seres Therapeutics)의 ‘보우스트’(Vowst, 프로젝트명: SER-109)를 18세 이상 재발성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CDI)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허가를 받은 사례는 이번이 전 세계 최초이다.

재발성 CDI에 대한 2건의 임상 연구 데이터(시험명: ECOSPOR III 및 ECOSPOR IV)를 근거로 했다. ECOSPOR III 시험은 재발성 CDI 환자 182명을 대상으로 위약과 ‘보우스트’의 효능을 비교한 연구였다. ECOSPOR IV 시험은 ‘SER-109’의 안전성 확증 연구로, 재발성 CDI 환자 263명에서 총 27주간 ‘보우스트’를 평가했다.

시험 결과, ‘보우스트’는 CDI 재발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COSPOR III 연구에서 ‘보우스트’ 투여군 중 88%는 치료 8주차에 CDI가 재발하지 않는 반면, 위약군은 60%에 불과했다. 치료 24주차에도 ‘보우스트’군의 79%는 재발이 없었지만, 위약군의 47%는 CDI가 다시 발병했다.

ECOSPOR IV 시험의 톱라인 결과에 따르면, ‘보우스트’의 안전성 및 내약성은 우수했다. 약물과 관련된 중증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전체 환자 집단의 91%와 86%는 각각 8주, 24주까지 지속적인 임상 반응을 보였다.

이날 피터 막스(Peter Marks)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 소장은 “이번 승인으로 환자는 재발성 CDI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을 확보했다”며 “경구 복용이 가능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자칫 잘못하면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CDI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더욱 개선시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스트’는 장내 미생물 중 뚱보균으로 알려진 피르미큐테스(Firmicutes, 후벽균)를 건강한 성인에서 수집하여 제조된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다. 비정상적인 장내 미생물군의 균형을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균에 저항하는 상태로 조절하여 CDI의 재발을 감소시키도록 설계됐다. 복용법은 하루에 한 번 4개 캡슐을 3일 연속으로 투약하는 것이다. 앞서 FDA는 ‘보우스트’를 재발성 CDI에 대해 혁신 신약,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 약물은 제조 공정 과정에서 불필요한 미생물을 제거하여 병원체 전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다만, FDA는 이날 허가 공표와 함께 “‘보우스트’는 병원체 전염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제조 과정을 거쳤지만, 여전히 위험성은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분변 이식술 대안될 것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은 인체 소화기에 기생하는 박테리아로,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져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개체가 과도하게 증가하면서 설사와 염증을 유발한다. 초기 치료의 경우, 항생제 투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감염 사례의 최대 35%가 초기 진단 후 재발하며, 그 이후 재발률은 더 높아진다. 첫 번째 재발 후 약 65%의 환자가 후속 재발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재발성 감염에 대한 뚜렷한 치료제는 없었다.

분변 이식술은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조절하기 위해 고안된 새로운 치료법이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은 CDI과 같은 박테리아 감염과 더불어 난치성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분변 이식술은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차세대 신약이 될 것이라는 평이다.

FDA는 지난해 12월, 스위스 페링 파마슈티컬스(Ferring Pharmaceuticals)의 ‘레비요타’(Rebyota, 성분명: fecal microbiota·대변 미생물군)를 분변 이식술 기반 전 세계 최초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로 승인한 바 있다. 허가된 적응증은 ‘보우스트’와 동일한 18세 이상 재발성 CDI 환자에 대한 치료이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레비요타’의 투약법은 기증된 대변에서 전염성 병원체 검사를 통해 장내 미생물을 채취한 뒤, 생리식염수를 섞어 정제하는 전처리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친 후 미생물군 현탄액을 내시경을 통해 환자의 대장 안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이다.

 

레비요타 투약법 [사진=FDA 제공 포장 삽입 문구]
레비요타 투약법 [사진=FDA 제공 포장 삽입 문구]

하지만, 환자의 대장에 직접 분사한다는 분변 이식술은 그 특성상 생리적 거부감으로 인해 치료를 주저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 경구용 마이크로 바이옴 치료제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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