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줄은 서지만 마스크 살 수 있어 다행"
[현장] "줄은 서지만 마스크 살 수 있어 다행"
3일 차 접어든 '마스크 5부제' … 대기 줄 확연히 줄어

약국, 마스크 입고 시간 사전 안내 … 판매 문의 '감소'

공급 관련 혼란 줄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 안상준
  • 승인 2020.03.12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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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줄 서는 건 마찬가지야. 그래도 이렇게 줄 서면 두 장은 살 수 있으니 지난주보다는 좀 낫지. 지난주에는 마냥 기다리다 사지도 못하고 그냥 돌아갔잖아."

'공적 마스크 5부제' 시행 3일 차에 접어든 지난 11일.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한 약국에서 만난 70대 여성 A씨는 "마스크 구매가 이전에 비해 좀 수월해진 것 같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동안 마스크를 살 수 있다는 기약도 없이 줄을 서 있다가 그냥 돌아가기 일쑤였는데, 부족하긴 해도 매주 구입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게 마스크 구매를 위해 대기하던 사람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정부가 원활한 마스크 공급을 위해 시행한 마스크 5부제가 비교적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시행 첫날(9일)에는 낯선 제도 탓에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약간의 혼란을 겪었지만, 2일 차와 3일 차에 접어들며 안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마스크 5부제는 월요일 1·6, 화요일 2·7, 수요일 3·8, 목요일 4·9, 금요일 5·0 등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주 1회 1인당 마스크 2매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이다. 평일에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 주말에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구매할 수 있다.

 

각각 3시(왼쪽)와 4시에 공적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안내한 경기도 부천의 약국 앞 모습. 판매 시간이 임박했지만 마스크 구매를 위한 줄은 지난주에 비해 길지 않았다.
각각 오후 3시(왼쪽)와 4시에 공적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안내한 경기도 부천의 약국 앞 모습. 판매 시간이 임박했지만 마스크 구매를 위한 줄은 지난주에 비해 길지 않았다.

 

짧아진 마스크 대기 줄 … '무작정 대기' 사라졌다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이후 3일간 부천시 인근의 약국을 돌아본 결과, 약국 앞에 마스크 구매를 위한 줄이 늘어서긴 했지만 지난주와 비교해 줄의 길이가 확연히 짧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수의 약국이 공적 마스크 입고 시간 등을 사전에 안내해 놓은 덕에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긴 시간을 무작정 대기하는 경우도 없었다.

부천시 중동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C 약사는 "공적 마스크 입고 시간을 안내해 놓으니 마스크 판매 여부를 문의하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며 "마스크 구매를 위해 추운 날씨에도 약국 앞에서 무작정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는데 5부제 시행 이후 판매 시간에만 줄이 조금 생겨 그나마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본인이 줄을 서 있던 약국의 공적 마스크 판매가 완료되자 인근의 다른 약국으로 급히 이동해 마스크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C 약사는 "약국마다 공적 마스크 입고 물량과 시간이 모두 다르다. 혹시라도 이 약국에 줄을 서 있다가 구매하지 못하게 되면 인근 다른 약국으로 가도 충분히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각 지자체의 발빠른 문자 서비스도 혼란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식약처는 5부제 시행이후 매일 같이 개인 휴대폰으로 그날의 마스크 구매 대상과 신분증 지참 등 필요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10일 경기도 부천의 한 약국 앞. 대다수의 약국이 이처럼 공적 마스크 입고 시간을 사전에 안내해 시민들이 마스크 구매를 위해 무작정 줄을 서지 않도록 했다.
10일 경기도 부천의 한 약국 앞. 대다수의 약국이 이처럼 공적 마스크 입고 시간을 사전에 안내해 시민들이 마스크 구매를 위해 무작정 줄을 서지 않도록 했다.

 

소분 판매 시 위생·크기 선택 불가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

하지만 여전히 개선해야할 문제는 남아있었다.

소분 상태로 판매된 마스크에 대한 불만도 그중 하나다. 1개입 포장이 아닌 5개입 또는 10개입 등으로 묶음 포장된 마스크를 공급받은 약국에서 1인당 2매라는 판매 수량을 맞추기 위해 별도로 2매씩 소분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위생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분된 마스크를 구매한 D씨는 "약사가 위생적으로 소분했길 믿는 수밖에 더 있겠느냐"며 "그래도 찝찝하긴 하다. 다음 주에는 개별 포장된 마스크를 구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생 관련 질문을 여러 차례 받게 되는 약사들의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스크를 소분해 판매한 E약사는 "손을 깨끗이 소독하고 마스크를 소분했다"며 "솔직히 우리도 번거롭다. 개별 포장돼 입고되는 마스크는 2매씩 판매만 하면 되지만 (5개입·10개입 포장은) 따로 담을 봉투도 준비해야 하고 일일이 설명도 해야 해 일거리가 두 배, 세 배 늘어난다"고 털어놨다.

 

9일 한 시민이 구매한 소분 상태의 공적 마스크.
9일 한 시민이 구매한 소분 상태의 공적 마스크.

소형·중형·대형 등 마스크 크기를 선택해 구매할 수 없는 문제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약국에 어느 사이즈의 마스크가 입고되는지 미리 확인할 수 없다 보니, 자신에게 맞지 않는 사이즈의 마스크를 구매하는 사례가 다수 나타나고 있다.

30대 여성 F씨는 "당연히 대형이라고 생각하고 구매했는데 약국에서 나와 자세히 보니 중형"이라며 "그동안 대형 마스크를 사용했는데 중형이 맞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소형 마스크가 필요한 영·유아와 어린이들은 소형 마스크가 입고되지 않아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2017년생 자녀의 마스크를 구매하러 나온 G씨는 "동네 약국을 다섯 군데 이상 돌아다녔지만 소형 마스크는 입고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만 들었다"며 "성인용 중·대형 마스크는 1주일에 2매 구매할 수 있다지만 어린이용 소형 마스크는 인터넷으로도 구매하기 힘들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 양진영 차장은 "생산업체가 더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도록 대량 포장을 권장하다 보니 5매, 10매 등의 포장 단위가 약국에 전달되고 있다"며 "위생 장갑이나 봉투를 약국에 보급하는 방식으로 위생에 좀 더 신경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스크 크기와 관련해서는 "현재 생산업체가 중형과 대형 마스크를 주로 생산하고 있어 10세 미만 어린이를 위한 소형 마스크 생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소형 마스크 생산도 권장해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도록 추가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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