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로 떠오른 방사성의약품④] 방사성의약품 개발 퓨쳐켐을 찾아서
[대세로 떠오른 방사성의약품④] 방사성의약품 개발 퓨쳐켐을 찾아서
퓨쳐켐 방사성의약품연구소 이병세 이사

1999년 설립 ... 20년 간 방사성의약품 산업 선도

“진단용 중심에서 치료용 중심으로 방향 전환”

“현재 전립선암 진단·치료제 개발 박차”

“좋은 후보물질만 있다면 가능성 충분”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9.09.10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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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소재 원자력의학원은 지난 8월8일 국가 RI(방사성의약품) 신약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2013년 첫 삽을 뜬 지 6년만이다. 이 센터는 국내에서 매우 제한적으로 할 수 있었던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안전성·유효성 검증작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게 된다.

안전성·유효성 검증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곳이 없어 방사성동위원소 기반 치료용 의약품의 개발이 더딘 그동안의 상황을 감안하면 일대 변화를 맞이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센터 개소를 통해 복잡한 절차와 까다로운 인허가 과정을 단축,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앞선 선진국을 본격적으로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는 2020년 세계 방사성의약품 시장 규모는 70억달러(약 8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약센터 개소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방사성의약품 연구역량을 시리즈로 조명한다. 

퓨처켐 방사성의약품연구소 이병세 이사

[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주)퓨쳐켐은 지난 1999년 창업 후 줄곧 국내 방사성의약품 산업 분야를 지켜온 대표적인 신약개발 기업이다.

국내 방사성의약품 연구의 대가인 지대윤 서강대 화학과 교수가 설립한 이래 방사성의약품 개발 기업으로 첫 손에 꼽히고 있다. 보통 방사성의약품 생산 기업들은 생산의 각 주기 중 한 분야만을 특화해 전문화돼 있지만 (주)퓨쳐켐은 초기 화합물 설계부터 마지막 단계인 품목허가에 이르는 전(全)주기 신약개발을 모두 내부에서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발된 신약을 공급하기 위한 제조소를 전국 5곳에서 직간접적으로 운영 중이며 더욱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 퓨쳐켐은 진단용 방사성 의약품 개발 경험을 살려 세계 시장에 자신 있게 내놓을 치료용 방사성 의약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퓨쳐켐 연구실에서 이병세 방사성의약품연구소 이사를 만나 국내 방사성의약품 분야를 선도했던 지난 20년간의 이야기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중점 사업, 시장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화합물 합성

 

개발 시작부터 끝까지, 전(全)주기 모두 진행

Q. 퓨쳐켐이 문을 연 지 어느 새 20년이 흘렀다. 다른 기업과 구별되는 퓨쳐켐만의 특징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무엇보다 개발의 시작부터 끝까지 분야마다 담당자를 두고 전(全)주기를 모두 진행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제네릭 의약품의 판권을 구입해 상품화시키기 보다는 되도록 자체 역량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또한 고품질의 방사성의약품을 안정적으로 제조하기 위한 자동합성모듈도 국산화해 신약개발 및 사업화 경쟁력을 높였다는 점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싶다.”

Q. 지금까지 개발한 대표적인 상품을 소개해 달라.

“대표적인 의약품으로 파킨슨병 진단을 위한 피디뷰Ⓡ (18F-FPCIT)와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용 알자뷰Ⓡ (18F-Florapronol)를 들 수 있다.”

Q. 방사성 의약품 개발 과정이 일반의약품 개발 과정과 다른 점을 정리해 주신다면?

“전반적인 개발과정은 방사성의약품이나 일반의약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은 인체 투여량이 적어 약리학적 독성이 거의 없고 진단용의 경우 단회투여되기 때문에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이 비교적 간소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용의 경우 일반의약품 개발과정과 거의 동일하고 방사선에 대한 독성 자료가 추가로 요구된다.”

 

화합물 정제분석

 

치료용 시장 빠른 속도로 커질 듯

Q. 방사성의약품 시장의 세계적 흐름은 어떤가?

“진단을 넘어 직접 암세포 등을 파괴하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개발 쪽에 박차가 가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기존 치료법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던 전이성 암의 경우에 위치에 상관없이 병변 있는 곳을 표적해 파괴할 수 있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에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우리 회사도 치료제 쪽으로 중심을 옮겨가는 중이다. 현 시점에서는 진단용이 시장 규모가 훨씬 크지만 앞으로는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사업 추진 방향을 결정하면서 주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데 주주들 사이에서도 치료용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개발하라는 주문이 많다.”

 

화합물 품질분석


Q. 진단용과 치료용 개발 과정에서의 차이점이 있을 것 같은데?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은 동물실험을 통해 후보물질이 정해지면 전임상에서 얻어진 독성과 안전성 자료를 의약품 품질자료(화학, 제조, 품질관리)와 함께 식약처에 제출해 임상시험 승인을 받는다.

한 번만 투여해서 진단이 제대로 되는지만 보면 되니까 임상1상이 끝나면 2상과 3상을 따로 진행하지 않고 바로 임상3상 시험을 실시한다.이후 품목허가를 신청하고 최종 승인을 받으면 각 제조소에서 GMP 생산 및 품질관리 자료를 심사받고 생산판매를 시작한다.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은 이와 달리 일반의약품과 마찬가지 반복투여를 하기 때문에 반복투여 시 독성이 생기는 지에 대한 전임상 자료가 진단용 의약품과 달리 추가로 필요하다.

임상시험도 1상, 2상, 3상 순으로 모두 진행된다. 그런데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신약은 전세계적으로 이제 막 시작된 산업이기 때문에 아직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달 (2019년 8월) 전임상 가이드라인을 배포했고, 국내 식약처도 현재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역시 업체 입장에서 관심사는 방사선 독성 자료에 대한 부분인데 전임상 연구는 GLP 시설에서 실시해야 하지만 국내에선 그런 시설이 없었다.

다행히 국가 RI신약센터가 지난달 개소식을 하였고 RI신약에 대한 전임상 연구를 GLP 시설에서 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퓨쳐켐 실험실 입구

 

전립선암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에 집중

Q. 현재 ‘퓨쳐켐’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현재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전립선암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진행 중이다.

진단제는 임상1상, 치료제는 비임상연구가 진행중이다. 내년 전반기에 각각 임상3상과 임상1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당분간 전립선암 진단제와 치료제가 우리 회사의 중점 추진 분야가 될 것이다.”

 

전립선암 모델 마우스 – MicroPET 영상

Q. 전립선암 진단 및 치료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전립선암 진단 방법은 PSA(전립선-특이 항원) 검사, 직장수지검사, 조직검사, MRI나 CT검사 등이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진단 정확도가 떨어지고 환자의 고통과 수치심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다.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환자 편의성과 정확도가 높은 진단이 가능해진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에 결합된 방사성동위원소를 치료용으로 교체하면 같은 위치에 약물이 섭취되어 암세포를 죽이는 전립선암 표적치료제가 된다.

전립선암은 남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인 남성암이다. 위암, 폐암, 간암 등의 발병율이 점차 낮아지는 반면 전립선암은 1999년부터 2016년까지 17년 동안 연평균 7.3% 증가하고 있다.

전립선 절제술은 암이 전립선에 국한될 경우 최선의 치료이지만, 10년 이내에 약 35%가 ‘생화학적 재발’(Biochemical Recurrence)을 보인다. 전이성 전립선암은 호르몬치료가 효과적이지만 12~18개월이 지나면 더 이상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호르몬 불응성(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이 된다.

아직까지 전립선암 표적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부작용이 많은 일반 항암화학요법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전망을 밝은 분야라고 판단해 역량을 집중하게 됐다.

 

GMP 의약품 제조시설

 

RI센터 통해 후보물질 비임상평가 계획

Q. 그동안 원자력의학원과의 협력을 이어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 의학원 내에 RI센터가 생기면서 기대되는 효과를 정리해 주신다면?

“한국원자력의학원은 국내 방사성핵종 이용 연구의 메카로서 다양한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고 이를 질병 진단과 치료에 응용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원자력의학원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에서 4번째로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위한 알자뷰Ⓡ을 개발해 2018년 2월에 식약처 품목허가를 취득한 바 있고 뇌종양 진단을 위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연구와 전립선암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원활하고 안정적인 연구개발을 위해 2018년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하였고 2019년에 한국원자력의학원의 패밀리기업으로 선정되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내 국가 RI신약센터에 대한 기대는 역시 크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과 달리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은 고용량의 방사능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방사선에 의한 독성 및 안전성 자료가 요구되는데 국가RI신약센터는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GLP 수준의 비임상평가시설을 구축해 신약개발 과정의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됐다.

마침 현재 전립선암 치료제 후보물질의 비임상평가를 앞두고 있는 우리 상황으로서는 참으로 시기적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도 계속 도전 이어갈 것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 자유롭게 해달라.

“일반의약품과 달리 방사성의약품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인체에 투여한 약물의 분포를 영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이 얼마나 우수한지에 대한 평가가 퍼스트 인 휴먼(First in Human) 연구에서 대부분 판가름이 난다. 투여량이 적고 핵종에 따른 방사선에 대한 독성도 유사한 기존 자료들이 있어 임상시험 중 부작용과 독성에 의한 실패확률이 적다.

치료제가 있는 질환에 대해 정확한 진단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치료제가 없는 질환의 경우 진단은 환자에게 자칫 독이 될 수도 있었다. 치료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의 진단이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하지만 과거와 달리 방사성의약품은 진단에만 국한되지 않고 치료까지 가능한 시대에 진입했다. 치료가 되는 과정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일반의약품은 신약허가를 받을 때까지 천문학적인 비용과 긴 개발기간이 요구된다. 이에 반해 방사성의약품은 보다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신약개발을 이룰 수 있으며 임상시험에서 실패할 가능성도 낮다.

현재까지 거대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독무대였던 신약개발을 창의적인 생각과 좋은 후보물질만 있다면 방사성의약품은 도전해 볼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도전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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