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주도하려면 나노의학에 투자하라"
"4차산업혁명 주도하려면 나노의학에 투자하라"
세계적 수준 나노원천연구 역량 보유 ... 기술의 실용화 및 산업화는 과제

나노의학 유효성 검증 플랫폼 및 산업발전 프로토콜 시급히 만들어야
  • 서정필 기자
  • 승인 2019.05.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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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기자] 4차산업혁명 시대를 우리가 선점하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나노의학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나노의학이란 1~200nm 크기의 나노소재를 이용해 나노과학과 나노기술에 접목하는 융합건강기술을 일컫는다. 20세기 말부터 나노공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나노의학도 난치성 질환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부상했으며 특히 암의 진단과 치료에서 혁신적 기술로 성장 중이다.

우리나라도 세계적 수준의 나노바이오 기초 원천 연구 역량과 영상화·면역력 검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예컨대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정훈 박사 연구팀은 22일 지르코늄-89를 이용해 생체물질을 이용한 나노물질의 체내 분포를 영상화해 면역력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의약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나노의약품의 성공 가능성을 한층 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노의약품이란 질병을 진단·치료하기 위해 나노크기의 소재들을 활용해 제조한 의약품을 말한다.

탄도미사일이 적군의 목표지점을 정확히 타격하듯 나노의약품은 소재의 크기와 물성을 변화시켜 체내 특정 부위를 표적화하고 약물을 전달하는 장점이 있어 암 진단·치료에 효과적인 첨단기술이다. 하지만 체내 면역작용으로 나노물질이 종양에 온전히 도달하지 못하고 간 등에 축적되는 한계가 있다.

나노물질이 면역시스템을 극복하고 종양에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적혈구에서 추출한 단백질막을 나노물질에 코팅하는 방법을 쓴다. 적혈구에 존재하는 면역조절 단백질은 대식세포(면역을 담당하는 세포)와 만났을 때 면역시스템을 피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Zr-89 이용 나노물질의 체내 영상화 연구 과정.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쥐에서 적혈구를 분리한 뒤 단백질막을 추출했다. 이어 나노물질과 지르코늄-89를 결합하고 추출한 단백질막을 나노물질의 표면에 코팅함으로써 면역나노물질을 만들었다. 적혈구를 추출한 쥐에 이 물질을 주사하고 핵의학 영상장비로 관찰하면 물질의 체내 이동과 분포 등을 파악할 수 있어 나노물질의 면역력이 확인 가능하다.

단백질막을 코팅한 나노물질은 간을 통과해 종양에 축적되기 시작해 하루 경과 후에는 체내 순환이 이뤄졌으나 단백질막을 코팅하지 않은 나노물질은 간이나 비장에 축적된 후 빠져나가지 않아 단백질막을 코팅한 나노물질의 효과성이 확인됐다.

아울러 현재 진단용 동위원소로 많이 쓰이고 있는 불소-18와 갈륨-68은 반감기가 각각 약 110분, 68분으로 짧아 영상 자체를 얻을 수가 없으나 지르코늄-89는 반감기가 3.3일로 영상을 통한 검증에 뛰어나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정훈 박사는 “기존에는 실험체를 해부하거나 투과력이 약한 형광물질을 사용하는 등 나노물질의 면역력을 검증하기 어려웠으나 지르코늄-89를 통해 나노물질의 면역력을 실시간으로 정확히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연구원은 지르코늄-89를 비롯한 의료용 동위원소를 연구기관 및 의료기관에 공급해 의료기술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5월 15일자에 게재됐다.

 

이러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아직 갈길이 멀다. 기술의 실용화 및 산업화 단계에서 해결해야할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나노바이오소재의 임상적용 가능성을 확보할 기술과 제품화를 위한 나노의료소재의 품질관리·평가 지침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나노의학회장을 지낸 강건욱 서울대학교 핵의학과 교수는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나노의학은 다른 나노기술과는 달리 적용 대상이 사람의 몸이다 보니 임상 단계에 들어가기 전, 기술에 대한 유효성 검증이 상당히 중요하지만 나노물질의 특성상 생체 내 흡수율, 흡수경로, 약물지속성 등의 유효성이 기존 약물의 특성과 다르기에 기존의 임상·전임상 평가 방식이 그대로 적용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나노의학 연구자들은 나노항암제 개발을 목적으로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와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미국표준기술연구소(NSIT)가 2004년 공동으로 설립한 미국 나노연구소(NCL)와 같은 전문 기관의 필요성을 호소한다.

강 교수는 “나노의학의 경우 경로추적 및 잔류시간 평가를 위한 생체분포, 약물역동(PK/PD), 치료효과측정 등 나노의료기술의 유효성 평가를 위한 고도화된 첨단평가기술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실제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을 진행하던 미국 바인드(BIND)사의 대표적인 두경부암 표적 나노치료제는 치료적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해 그동안 들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회사까지 문을 닫았다.

이렇듯 나노치료제는 임상진입 전에 확실한 특성 및 유효성 평가를 거치지 않고 임상에 진입할 경우 막대한 임상비용만 소모하게 된다. 해당 나노 기술이 임상으로 들어가도 되는지 여부 등을 판단할 있는 기술 상용화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나노물질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나노치료제의 유효성 평가 기술이 부재한 상황에서 기존 치료제의 유효성 검증과 임상기초데이터를 얻는 방식으로는 우수한 나노의료소재 및 기술의 산업화가 요원하다고 지적한다.

강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는 현택환(서울대), 천진우(연세대) 교수 등 탁월한 기초 나노의학 연구자와 이를 산업적으로 이용해 임상화시킬 수 있는 KIST 권인찬, 김광명 박사, KAIST 전상용 교수, 서울대 민달희 교수(레모넥스) 등 역량 있는 학자들이 있다”며 문제는 이들의 연구를 상용화할 수 있는 나노바이오소재 특성에 맞춘 생체 내 평가기술과 표준화된 프로토콜이 없다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나노의학 발전을 위한 정부의 더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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