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편집기술 어디까지 왔나?
유전자 편집기술 어디까지 왔나?
우려 및 기대감 교차

"5차 산업혁명 촉발 방아쇠 될 것"

"특정 유전자 제거, 또다른 재앙 초래 가능성"
  • 이민선 기자
  • 승인 2019.05.2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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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헬스코리아뉴스 / 이민선 기자] 중국에서 3세대 유전자 편집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아기(Designer Baby) '루루'와 '나나'가 태어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Nature지가 지난해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중국 남방과기대 허젠쿠이(賀建奎) 교수는 감히 인간이 범접하기 힘든 신의 영역에 도전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28일 인간유전체교정 국제학회에서 후천성 면역결핍증후군(AIDS)은 바이러스의 수용체 역할을 하는 CCR5 유전자가 없으면 발병하지 않는데에 착안해 CCR5유전자를 제거한 맞춤형 아기(Designer Baby)를 탄생시켰다고 밝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로인해 3세대 유전자 편집기술의 윤리 문제가 촉발되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3월 인간유전자편집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첫 논의를 시작했다. 그 사이 유전자 편집기술을 이용한 허젠쿠이의 3번째 아기는 오는 8월 출생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인간의 배아연구 자체가 규제돼 있지만, 다수 국가에서는 배아연구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떤 나라도 배아를 임상 시험해서 아기를 출산하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기에 허젠쿠이의 발표는 지금도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5차 산업혁명을 촉발하는 방아쇠가 바이오 기술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오태광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정책위원은 "5차 산업혁명은 바이오가 주도할 것"이라며 "완벽한 지능형 기계나 알파고 같은 컴퓨팅도 어쩌면 생물을 부분 모사한 기술이다. 따라서 생물기능을 완벽하게 재현시킬 수 있는 바이오 근간기술이 있다면 엄청난 사회, 경제, 문화의 혁명적 발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중에서도 생물의 유전자 정보를 원하는 데로 바꿀 수 있는 유전자 편집기술(유전자 가위, Gene Editing)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기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기술은 2014년 세계 10대 혁신 기술로 등장해 단 시간에 신의 존엄성에 도전할 정도로 놀라운 속도로 발전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은 현재 1·2세대 유전자 편집기술을 거쳐 제 3세대인 '크리스퍼 카스9'(CRISPR-Cas9)로 발전했다. 이로 인해 더욱 쉽고, 정확하고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고, 확실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3세대 유전자 편집기술을 통해 나쁜 유전자를 편집, 아예 제거 하거나 잘못된 부분의 유전자를 정확히 잘라내고, 잘라낸 위치에 정확하게 완벽한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먼저 1세대 유전자가위 시험에는 5000달러(약 600만원)가 필요했다면, 3세대인 크리스퍼 카스9는 단돈 3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4만원이면 된다. 연구기간 또한 특정 유전자를 제거한 실험쥐를 만드는데 1년 이상 시간이 필요했는데 크리스퍼 카스9는 1~2개월이면 충분하다. 

특히 유전자를 자르고 붙이는 기술도 현재까지는 고도의 교육을 받은 전문가만이 할 수 있었는데, 제 3세대 기술인 크리스퍼 카스9는 약간의 교육만 받는다면 비전문가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하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올 1월 세계경제포럼에서 "의도치 않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는 가능성을 남긴 채 유전자 편집을 시작해서는 안된다"며 "유전자(CCR5)를 편집·제거해 출생한 맞춤형 아기가 에이즈는 걸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다른 역기능이 없을 지는 역시 의문이다. 분명한 가이드라인 없이 이 기술을 실행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지난 2월 21일자 MIT Technoloy review에 게재된 연구논문은 유전자 편집으로 태어난 아기가 에이즈면역뿐만 아니라 배우고 기억하는 인지능력도 향상됐다는 연구내용을 다루었다. 그러나 다른 과학자는 오히려 뇌염 등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합병증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고 추정했다.

허젠쿠이의 경우, 지난 2017년 3월 윤리검토 서류를 위조해 실험참가 부부를 선정한데서부터 이를 위법적으로 시행한 조짐이 있다. 특히, 크리스퍼 카스9는 저렴한 비용으로 이를 사용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채 유전자를 마음대로 편집할 경우 인류에게 엄청난 재앙을 일으킬 수도 있는 위험요소가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유전자 편집 모라토리엄(Moratorium)을 선언한 미국 MIT,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를 비롯한 7개국 18명의 과학자들은 지난 3월 Nature지에 '지금부터 최소 5년간은 인간 배아의 유전자 편집 및 인체 내 착상을 중지하고 이런 행위를 관리 감독할 국제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오태광 연구정책위원은 "유전자 편집기술에 대한 활용범위를 포함한 윤리적 이슈와 소비자 및 환경보호에 대한 주의 깊고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급격히 발전하는 신 분야인 유전자 편집기술을 규제하는 방향보다는 연구결과를 선점하기 위한 적극적인 연구에 대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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