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11일 '낙태죄 헌법소원 결과에 따른 의견서'를 통해 "낙태죄에 대한 헌법소원의 결과(합헌불일치)에 따라 정부와 국회가 관련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더 이상의 사회적 분열과 혼란을 종식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직선제 산의회는 법 개정전까지 발생할 수 있는 국민들의 불편함과 진료실에서의 갈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정확한 지침을 제시하여 우선의 혼란을 막아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를위해 산의회는 총 4개 항의 요구사항을 담았다.
첫째, ‘의사가 낙태하게 한 경우’를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규정하여 자격정지 1개월에 처한다는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을 즉각 폐기할 것. 둘째, 헌법소원 결과에 따른 법 개정 이전까지 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사유와 불가 사유를 명확히 규정하여 환자의 진료권을 보장할 것. 셋째, 의사의 개인 신념에 따른 인공임신중절수술에 대한 진료거부권을 인정할 것. 넷째, 낙태에 대한 책임을 여성과 의사에게만 전가한 것은 부당하며, 낙태와 출산, 양육에 대한 책임을 남성에게도 부과할 것 등이다.
한편, 산부인과의사들은 보건복지부가 2018년 8월 ‘형법 제270조를 위반하여 낙태하게 한 경우 자격정지 1개월에 처한다’는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 일부 개정안을 공표·시행하자, 곧바로 인공임신중절수술(낙태) 전면 거부 선언을 한 상태이다.
우리나라는 1953년 형법이 제정될 때부터 낙태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고, 모자보건법 제14조(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는 1973년 개정된 이후 지금까지도 의학적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예컨대 임산부나 배우자가 유전학적 정신장애가 있거나 임신 중기 이후 태아에게 별 영향을 주지 않는 풍진과 같은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기형아 유발 가능성이 있는 모체 질환이라는 이유로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무뇌아와 같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선천성 기형아로 확인된 태아의 경우에는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산의회는 이를두고 의학적 견지에 맞지 않는 모순이며, 해당 임산부에게는 가혹한 입법 미비라고 지적했다.
한편, 산의회는 이번 헌재 결정과 관련, "산부인과 의사는 낙태의 찬반을 선택할 수 없고,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사회적 합의로 만들어질 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며 "우리 의사회는 모자보건법에서 의학적으로 개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전문가로서의 의견을 개진하여 여성과 태아의 건강권을 지키는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