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의 서글픈 현실
한국 의료의 서글픈 현실
정부는 부담 회피하고, 의료수가·약가만 통제
  • 이동근 기자
  • 승인 2014.07.02 1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 환자들이 부담하는 의료비가 OECD 국가 중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칫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정책이 성공적이고,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보건의료 정책이 선진국 수준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결과는 의료이용량 억제 등의 정책이나 국가 지원 등의 덕분이 아니라 공급자(의료인, 제약사 등)에게 돌아가는 비용이 OECD 평균에 비해 매우 낮기 때문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OECD가 지난달 30일 발간한 ‘OECD Health Data 2014’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의료비 지출은  291US$ PPP로 OECD 평균인 3484US$ PPP보다 적었다. GDP대비 국민의료비도 7.6%로 OECD 평균 9.3%보다 낮았다. 확실히 다른 나라에 비하면 국민들이 부담하는 의료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OECD 통계는 상반되는 데이터도 제시하고 있다. 국민의료비 중 가계직접부담 비중은 35.9%(34.8조원)로 OECD 평균(19.0%)보다 높았다. 말하자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국민들이 부담하는 비율이 공공재원보다 높은, 매우 후진적인 보건의료 체계를 갖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국민의료비 중 공공재원 비율(%)은 54.5%로 OECD 평균 72.3% 대비 매우 낮았다. 국민들이 낮은 의료비로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공공재원, 즉 정부나 사회의 선진 시스템 덕분은 아니라는 답이 나온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병원 이용률이 적은 것도 아니다. 1인당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는 연간 14.3회로 OECD 평균 7.6회 보다 많았고, 환자 1인당 평균 재원일수도 16.1일로 OECD 평균 8.4회보다 많았다. 한국인은 OECD 국가 기준 평균 의료 이용량이 매우 높은 수준인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의료기관이나 제약업계로 돌아가는 비용을 줄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즉,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정부가 보건의료 분야에 돈을 덜 들이고, 국민도 돈을 덜 내게 해서 공급자에게 가는 돈을 줄이고 있다는 것을 OECD 통계는 보여준다.

더 나아가 유권자들의 반발을 의식해 정부가 준조세(건강보험료) 인상을 억누르고, 세금을 통한 지원을 최소화하며, 공급자(의료인, 제약업계)에게 주는 돈을 최소화 한 결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더 많은 의료비를 부담해야 할까? 그보다는 정부의 부담을 늘리는 것이 정답일 듯 하다. 이미 국민이 지고 있는 가계직접부담 비중(35.9%)이 OECD 평균(19.0%)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물론 각 나라마다 보건의료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OECD 통계 자료를 정책에 100% 반영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부대사업 확대를 논할 정도로 병원들이 수익이 적다고 하고, 제약업체들은 낮은 약가 때문에 R&D에 투자할 돈이 부족할 지경이라고 호소하는 현 상황을 보면 공급자측에 충분한 댓가가 치뤄지지 않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결국, 정부가 보건의료 분야에 져야하는 부담을 상당부분 회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
여론광장
오늘의 단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