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을 위한 변명
한독을 위한 변명
  • 임도이 기자
  • 승인 2013.12.14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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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구 한독약품)의 최근 행보가 제약업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한독은 지난 13일 태평양제약의 제약사업부문을 인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워낙 예상치 못한 발표인지라, 제약업계는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누구보다 놀란 쪽은 도매업계였다. 한독은 도매업계가 요구하는 기본 마진율(8.8%)을 심각한 경영난을 이유로 거부해왔다. 그런 한독이 575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태평양제약을 인수한다고 깜짝 발표했으니, 뒤로 돈을 쌓아두고 엄살을 부렸다는 오해를 살만도 하다.

이와 관련, 한독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올 한 해 동안 준비해 온 것으로 도매 이슈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고 한다.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그동안 자체 연구개발보다 사노피 등 다국적사 의약품에 기대어 오다가 지난해 사노피와 결별을 했으니, 홀로서기가 필요한 시기임은 굳이 중언부언이 필요없다.   

한독 관계자의 말처럼 기업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R&D 투자를 통한 신약개발, 신규사업 진출, 또는 M&A를 통한 규모 확장 등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유통마진이 기업경영의 한 부분인 것처럼 신규투자도 기업경영의 한 축”이라는 주장 역시, 옳다.

그럼에도 한독측의 주장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 것은 다름아니다. 그동안 도매업계와 마진율 인상 문제를 놓고 극한 대립으로 치달았던 한독은 노조까지 나서 회사의 입장을 대변할 정도였다.

한독노조는 지난 10일 ‘도매협회에 바란다’는 성명을 통해 “한독은 올해 4분기까지의 수익이 20~30억원밖에 안된다. 회사와 직원들은 온몸으로 견디고 있는 실정”이라며 절박한 상황을 호소했다. 노조는 또 “한독은 수입 오리지널 품목이 많은 회사라서,  일반 제네릭 회사나 자체 신약을 보유한 외자사보다 수익구조가 안 좋을 수밖에 없다”며 고용불안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들이 사실이라면, 한독은 지금 매우 중차대한 위기를 겪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 기업이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는 대형 사건을 뻥뻥 터뜨리고 있다. 불과 1년 사이에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합작사(한독테바)를 설립하는가 하면, 토종 중견제약사를 인수하는 등 신통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일괄 약가 인하 등으로 영업 이익이 약 60%나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산업의 미래를 위해 R&D에 크게 투자하고 있다”는 한독측의 호소가 변명처럼 들리는 이유다. 투자자들 역시, 한독측의 행보를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기업의 신뢰는 주가가 말해준다. 한독이 태평양제약을 인수한다고 발표한 지난 13일, 이 회사의 주가는 전일과 비교해 미동도 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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