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반대하고 환자들도 반기지 않는 상황에서 원격의료는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IT기업을 위한 정책이 아닌지 묻고 싶다. 최근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보건의약 5개 단체는 원격의료를 포함한 대정부투쟁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 대형병원을 회원으로 둔 병원협회도 공식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무상의료본부와 보건의료노조도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그동안 아무런 상의도 없이 정부가 갑자기 원격진료 대상에 성폭력 피해자 및 가정폭력 피해자를 원격진료 대상으로 포함시킨 개정안에 반대한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아무런 근거 없이 성폭력 피해자를 만성질환자와 같은 수준으로 취급했다는 점에 동의 할 수 없다.
성폭력 피해 환자의 증거수집 및 외상 후 치료와 성병, 합병증 예방 등 특별하고 세심한 상담 과정이 필요한 환자를 의학적 근거도 없이 원격진료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에 반대한다.
우리나라의 의료 현실은 이미 대형병원 환자집중 및 동네의원 고사, 대면진료 대체 불가능 및 국민건강을 위협, 원격 의료만 하는 기관운영으로 상업성 가속, 원격의료기기 및 시스템 오작동, 의료정보 유출 등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난 상황을 고치면서까지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것에 반대하며,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① 원격 처방 시 한 환자가 다양한 의료 기관에 처방을 할 수 있어 의약품 다량 구매 등을 통한 의약품 오남용으로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미칠 수 있어 반대한다.
② 의사-의료인간 원격의료는 도움이 되지만 진단과 처방은 그 동안의 시범사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그에 대한 영향평가 등을 한 후 도입 여부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③ 성 폭력 피해자 및 가정폭력피해자는 원격진료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면 진료가 더욱 중요하며 권역별 집중 관리할 수 있도록 지정 병원제로 심층 진료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2013 11. 18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박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