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솔깃한 원격의료
귀가 솔깃한 원격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3.11.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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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 도입으로 정부가 도대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원격의료는 박근혜판 4대강 사업이 될 것이 뻔하다. 원격의료 실패로 인한 피해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최근 기자가 만나는 의료계 인사, 대학병원 교수들은 하나같이 정부가 입법예고한 원격의료 법안에 대해 이같은 우려를 제기했다.

논쟁의 시작은 정부가 원격의료 도입 방안을 내놓고부터다. 정부는 최근 환자가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집이나 직장에서 IT 장비를 이용해 건강 상태를 점검받거나 진료를 받고 처방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내놓았다. 집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니, 귀가 번쩍 뜨일 만하다. 

문제는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이다.  원격의료를 하겠다면서도 진료 대상과 횟수를 어느 정도로 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은 발표하지 않았다.  법안을 마련하기까지 국민들은 물론, 당사자인 의료계의 의견을 물어보는 공청회도 없었다.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다양한 여론수렴은 기본이다.  이쯤이면, 의사들이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이유를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한 의료계 인사는 “의료기관을 찾기 어려운 도서지방의 백령도에서 길병원이나 인하대병원과 원격진료를 시행하려다가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의사-의사 간의 원격자문만 진행한 사례가 있다”며 “그만큼 아직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은 안전성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의사들이 환자를 직접 시진, 촉진, 청진 등을 하는 것과 모니터로만 환자의 상태를 보고 듣고 한 진단과 처방은 분명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군대에서 직접 원격의료를 경험해 봤다는 전 의무사령관은 이런 말을 했다.

“군대에서조차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지 않았다. 적어도 위생병을 통해서라도 환자를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진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한다면 오진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검증되지 않은 진단과 처방으로 인한 오진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의료 접근성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굳이 원격의료가 필요한지도 의문이다. 지리적으로 의료기관 접근이 어려운 미국이나 캐나다, 중국이라면 몰라도,  우리나라는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의원들이 즐비하다.

만성질환자의 경우 의사와의 원격진료를 위해 100만원대에 달하는 각종 가정용 헬스케어 장비를 구입해야하는 부담도 있다. 이것이 정말 대면진료 보다 효과가 있는 기회비용일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원격의료를 도입하려는 것일까.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원격의료가 도입될 것이라 믿고 기술 개발을 멈추지 않았던 IT 대기업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면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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