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제약업계에 대한 규제일변도의 정책기조에서 벗어나 ‘고객을 섬기는 관청’으로 변화하겠다”며 폭탄선언(?)을 했다. 이명박 정부의 친시장주의 노선을 천명한 것이다.
식약청은 24일 오후 서울 르네상스 호텔에서 제약업계 CEO 1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의약품 안전관리 개선대책’ 설명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식약청 김영찬 의약품안전국장은 “그간 제약업계에 대한 식약청 규제가 심했지만 앞으로는 차이와 불만들을 해소하면서 고객(제약사)을 섬길 것”이라며 “정부보다 빠른 제약기업의 변화 속도에 걸맞게 제도적인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일정 때문에 발표회 자리에 늦게 참석한 윤여표 식약청장은 “생쥐와 참치가 제 취임을 반겼다”는 말로 인사를 시작했다.
윤 청장은 “청장을 지낸 지 1개월 정도 지났지만 마음은 1년 반을 한 기분”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취임 이후 잇따른 식품안전사고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윤 청장은 “봉사와 섬김의 자세로 기업과의 협력적 동반자가 되겠다. 식약청에도 변화와 실용의 새 바람이 불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사전에 행사의 취지를 알고 나온 탓인지 참석자들 사이에 긴장의 그들은 없었다.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업계의 애로사항 청취시간이 주어지자, 명인제약 이행명 대표이사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이 대표이사는 지난 22일 열린 '새 정부 건강보험 및 약가정책 방향' 강연회에서 언급했던 퇴장방지의약품에 대해 재차 언급했다.
그는 “저가약은 아무리 많이 팔아도 수반되는 용기값이나 탁송비도 못찾다. 해당 약을 생산하는 제약사는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며 식약청에 대안마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김영찬 국장은 “이는 저희도 넌센스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이 부분은 실제로 약사회 측과의 협의가 거의 결판난 상태지만 규정화 등 문제로 발표를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조만간 ‘선물’을 안겨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불제약 정승환 대표는 “cGMP 제도 도입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걱정이 앞서고 있다”며 “이를 한꺼번에 실시하기 보다는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상위 대형 제약사부터 순차적으로 실시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영찬 국장은 “이것은 저희도 많이 고민한 부분”이라며 “실제로 깊이 검토하고 있는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심사숙고해 단안을 내리려고 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답을 드릴 수 없는 점을 이해해 달라”며 “결정되면 곧바로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식약청 강기후 대변인은 행사 이후 가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설명회는 식약청의 변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오늘 식약청이 약속한 것들이 모두 이뤄질 지는 확언하기 어렵지만 추진 의지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초강경 ‘약가인하 드라이브’에 현기증(?)을 호소하던 제약업계 CEO들도 이날 만큼은 표정이 밝아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