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 세무조사 강화해야
다국적제약사 세무조사 강화해야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2.07.0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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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계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장마리 아르노 사장은 프랑스인이지만 코냑보다 소주를 좋아할 정도로 한국적이라고 한다. 술자리에선 잔 돌리기도 스스럼없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지화 전략이 뛰어난 사장답다는 평도 듣는다.

사노피의 지난해 전체 글로벌 매출은 약 50조원. 한국법인 매출은 3400억원으로 국내 제약사 랭킹으로 따지면 10위권에 든다.

이런 대형업체가 의약품도매협회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규모에 비하면 입에 올리기도 구차스러울 정도로 적은 약가인하 차액을 정산하지 않아 어제 공개된 도매협회의 미보상 제약사 리스트에 오른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다국적사로는 사노피 외에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으로 대박장사를 해온 노바티스도 들어있다.

노바티스는 로슈사와 함께 스위스계의 대표적 다국적제약회사다. 이들 기업은 국내 시장에서 인색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오죽하면 돈 앞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기업’이라는 평가가 환자들 사이에 나왔겠는가.  ‘스위스’라고 하면 냉정할만큼 차갑다는 인상을 심는데, 한몫 단단히 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 제약산업을 리드하는 글로벌 제약사 중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표급 선수들이 국내에 들어와 염치없는 짓을 한다는 비난이 나온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제약사들이 수익극대화 경영을 고집하면서 위법행위조차 마다하지 않는 등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킨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돈은 더 벌겠지만 이미지가 형편없이 찌그러든다는 사실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 것 같다. 

영세한 국내제약업계에 선진경영기법을 선보이고 R&D 투자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좁은 국내 시장에 안주해온 토종 제약사들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두 얼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지킬 박사인 줄 알았는데 추한 하이드의 맨 얼굴을 본 기분이 이럴 게다.

약육강식의 수익 극대화 경영방침, 매출 줄어들면 구조조정 칼 빼

다국적사들은 정부의 약가인하 조치를 빌미삼아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다 역풍을 맞고 있다.  노사갈등을 자초한 꼴이다. 매출감소분을 감원을 통해 메우려는 것은 후진적 경영의 전형이다.

독일계 다국적 제약사인 바이엘코리아는 지난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도 제약인원 380명 가운데 100명의 인원을 감축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간의 고통분담이란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다.

지난 달 보훈병원이 실시한 의약품 입찰에서 1원 낙찰이라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진데에는 다국적제약사들의 탓이 크다. 일부 도매상들이 다국적제약사들과 사전에 협의해 상당수 품목을 1원에 낙찰받았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시장확보에 급급해 1원에 낙찰되더라도 도매업체들에 의약품을 공급하겠다고 사전오더를 주었다는 것이다. 공적 성격이 강한 의약품 유통시장을 교란시킨 책임을 엄중히 묻지 않을 수 없다.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로 시장을 장악하다시피한 BMS의 국내 투자법인인 한국BMS제약은 영업직 위장도급 불법채용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다. 회사측이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영업사원 32명을 고용했다고 이 회사 노조가 주장하면서 회사의 위법행위 여부가 도마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파견직원들은 저임금에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이라면 채용 유혹을 느낄 수도 있다. 이 회사는 결원이 생기면 정식직원을 뽑는 대신 이들로 충원해왔다고 한다.

이 문제는 노사간의 주장이 엇갈려 결국 법정에서 위법행위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해고가 아닌 고용문제로 노사가 법정에 서는 일은 드믄데, 국내 제약사들이 배울까 두렵기까지 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 회사는 임금인상을 둘러싼 노사갈등으로 내홍을 앓고 있다. 노조측의 주장을 빌면, 사측이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아 협상이 타결될 기미마저 없어 보인다.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인 한국GSK는 한국판 ‘역지불합의’의 첫 사례로 기록되는 불명예를 얻게 될 처지에 놓여있다. 본인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국내 제약사가 이미 출시한 자사의 조프란 제네릭을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의 대가로 신약판권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키로 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한국GSK는 31억4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으나 이 결정에 불복해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한국GSK와 한국MSD(미국 머크의 한국법인)는 지난해 파손된 수입의약품을 그대로 유통시켰다가 1개월 수입업무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라면 이같이 안일하게 의약품 관리를 했겠는지 의문이다.

다국적제약사들이 자사 의약품 처방을 늘리기 위해 각종 우회적 수단을 동원해가며 엄청난 리베이트를 의료계에 살포한 지는 오래다. 일례로 한국얀센, 한국노바티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바이엘코리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등 5개 글로벌 제약사들은 지난 2006년 8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장기간에 걸쳐 고혈압치료제 ‘디오반’ 등 25개 의약품의 처방증대를 목적으로 510억원을 리베이트로 제공했다가 뒤늦게 적발됐다.
 
영향력 있는 의사들을 선정해 금품을 지급하는 일도 서슴치 않았다. 의약품을 많이 팔 수만 있다면 한국 의료계의 윤리야 어찌되든 모르겠다는 뻔뻔한 행태다.

한국은행이 지난 2010년 사노피, 노바티스, GSK, 화이자, 머크 등 5개 다국적제약사의 재무제표를 토대로 경영분석을 한 결과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율이 35.3%나 됐다. 여기에는 유통망 유지관리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것이 바로 리베이트 조달 창고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R&D투자는 뒷전… 의약품 수입으로 떼돈 벌어

다국적제약사들이 어떤 수법으로 비자금을 마련해 막대한 규모의 리베이트를 뿌리는지 세무당국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또 이들이 번 만큼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는지도 따져 소득탈루가 있다면 전액 추징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 들어와 있는 다국적제약사들의 2010년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율은 5.6%로 전년의 6.5%에서 뒷걸음질쳤다. 국내 시장 매출 1위인 한국GSK의 지난해 R&D 투자 비율은 겨우 3.3%에 그쳤다. 

두말하기도 구차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R&D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우스꽝스럽기 짝이없다.  본사에서 이미 개발해 놓은 의약품을 국내에서 팔아먹기 위해 불가피하게 거쳐야 하는 임상3상 시험 비용을 R&D에 투자했다고 주장한다.  그래놓고 뻔뻔하게 R&D에 투자했다며 세제혜택까지 요구한다. 물론 이러한 몰염치한 행태는 얼굴이 두껍지 않은 한국 사람으로서는 꿈도 꿀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경위야 어찌됐든 다국적 제약사들의 R&D 투자는 단순한 수치로 보아도 국내 제약사들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헬스코리아뉴스가 12월 결산 상장제약사 46곳의 2011년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를 분석한 결과, 7.7%였다. 

이러고도 다국적사들은 정부가 선정한 혁신형 제약기업에 겨우 1개사(한국오츠카)만 들어갔다며 불만을 털어놓았으니, 개그콘서트 출연진들이 배꼽을 잡고 웃을 일이 아닌가 싶다. 

참고로 한국오츠카는 도매상 같은 영업을 통해 떼돈을 벌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과는 질이 다르다. 국내에 의약품 생산공장을 두고 있으면서도 의약품을 연구개발하는 실질적인 R&D 투자를 통해 모범을 보이고 있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많은 다국적 제약사들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윤리경영을 부르짖는다. 여기에는 한국인이 대표로 있는 기업도 다수 포함돼 있다. 세무당국은 윤리경영으로 포장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비도덕적 가면을 벗겨야 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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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 및 시민단체들이 2007년 10월7일 다국적 제약사 한국로슈 앞에서 에이즈치료제인 '푸제온'의 공급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당시 환자들은 한국로슈에 대해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기업"이라고 비난하며, 약 공급을 요구했으나, 로슈는 끝내 공급하지 않았다. 당시 환자들은 “스위스라는 나라의 민족성이 이렇게 잔인한가?”라며 눈물을 훔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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