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피임약 일반약 전환 관련 산부인과의사회 공동성명서
응급피임약 일반약 전환 관련 산부인과의사회 공동성명서
  • 정리/김아연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2.06.0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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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공동 성명서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반대한다.

- 응급피임약의 접근성 향상보다 올바른 성의식과 효과적인 피임교육이 선행되어야 원치 않는 임신과 낙태를 줄일 수 있다.-

이 땅의 산부인과 의사들은 오늘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전문의약품인 응급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한다는 발표를 접하고 심각한 우려를 금치 못하며 응급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이 불러올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경고하는 바이다.

1. 응급피임약의 오남용은 여성들의 원치 않는 임신을 줄이지 못한다
: 응급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한 미국,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중국 등에서 낙태율이 줄어들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사전 피임을 소홀히 하게 됨으로써 원치 않은 임신과 낙태는 감소하지 않았으며 특히 청소년의 임신과 성병 유병율이 높아졌다는 해외의 연구 결과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첨부자료 1>
정상적인 피임율이 매우 낮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응급피임약 마저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된다면 정상적인 피임율의 향상은 더욱 어려워지고 낙태 예방 정책의 실패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해외의 보고를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며, 우리 사회의 만연한 낙태를 줄이기 위해서 과연 응급피임약의 보급 확대가 우선 고려되어야 할 정책 사항인지 심각하게 재고해야 할 것이다. 우리 여성들을 정상적인 피임으로 보호하지 못하고 응급피임약을 남용시켜 낙태와 성병의 위험성에 더 노출시켜야 하겠는가?

2. 응급피임약의 오남용은 여성들의 생식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 응급피임약이란 계획임신을 위한 정상적인 피임방법을 사용하던 중 불가피하게 실패한 경우나 강간 등의 피치 못할 경우 응급으로 사용하는 고용량의 호르몬(일반피임약의 10~15배)으로 만들어진 응급약이다. 정상적인 피임없이 이를 필요시마다 오용하면 그효과가 줄어들뿐만 아니라 그 남용으로 예기치 않은 부작용 및 합병증을 야기하게 된다. 한 월경주기에 반복해서 사용할 경우 그 부작용이 심각하며 정상 용량 범위 안에서 사용하더라도 출혈(31%), 오심, 복통 등의 부작용 발현의 빈도가 높고, 무엇보다 임신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의 발현빈도가 높은 (피임실패율 15~40%) 의약품이다.<참고자료 2>
또한 약의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부정출혈을 월경으로 오해하여 임신 진단이 늦어질 수 있고, 자궁외임신을 늦게 발견하면 난관파열 등으로 복강내 출혈을 초래하게 되어 복용 후 세심한 관리가 없다면 다음 임신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위험성을 갖고 있는 응급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국민건강의 피해는 절대 편의성보다 우선 될수 없으며, 그 피해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음을 경고하는 바이다.

3. 응급피임약의 편리한 사용 증가가 불러오는 것은 사전피임 소홀로 인한 무책임한 성문화 확산이다.
: 피임효과가 확실한 정상적인 피임약 복용률이 유럽과 미국에서는 15~40%에 이르는 반면, 우리나라는 약 2.5%에 불과하며 응급피임약의 복용률이 오히려 그 두 배나 되는 5.6%에 이르고 있다. <참고자료 3>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은 최소한 정상적인 피임약의 복용률이 유럽이나 미국 수준이 된 이후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것으로, 우리 나라의 현실에는 시기상조임이 명백하다. 특히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성 노출이 증가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응급피임약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될 경우 올바른 성의식과 정상적인 피임 문화를 정착시켜 불법낙태를 근절하려는 노력에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은 여성의 건강과 낙태 문제에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우리나라가 원치 않는 임신을 줄이고 낙태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는 길은 응급피임약 사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피임율을 높이고 책임 있는 성문화를 정착하는 것이다. 응급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은 정상적인 피임약 복용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의 상황에 시기상조이며, 이는 피임약의 복용률이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지고 피임 및 성에 대한 국민인식이 정착된 이후 다시 논의되어야 할 사안이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응급피임약의 효과를 과신하지 말고 계획 임신을 위한 정상 피임을 효과적으로 하도록 교육할 의무가 있으며, 더 이상 응급약인 응급피임약을 상용약으로인식시키고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정책을 당장 멈추어야 할 것이다.

이에 여성건강을 최전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회원들과 함께 국민들의 피임 교육 및 상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올바른 피임 정책을 펼쳐주기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이다.

2012. 6. 7.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참고자료1> 응급피임약 접근성을 높인 나라들에서 낙태율과의 상관 관계 보고

1. 2011년 가장 최근 문헌
Increased access to ECP(Emergency contraceptive Pill) had a greater impact on repeat use among women who were at lower baseline risk of pregnancy. This may explain in part why increased access to ECP has had no measurable benefit in clinical trials. Regardless, even if ECP availability does adversely affect regular contraceptive use, women are entitled to know about all contraceptive options.
On the other hand, no published study has yet demonstrated that increasing access to ECPs can reduce pregnancy or abortion rates in a population.
이라고 되어있으며, 결론에서도
But it is unlikely that expanding access will have a major impact on reducing the rate of unintended pregnancy, primarily because the incidence of unprotected intercourse is so high, ECPs are only moderately effective, and ECPs are not used often enough. (응급피임약의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이 비계획 임신의 율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이지 못하다. 그 이유는 무방비 성교의 빈도가 증가하며, 효과가 높지 않고, 실제 아주 많이 사용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Emergency contraception. J Trussell, E Raymond, 2011)

2.노르웨이: 1995년 응급피임약이 전문의약품으로 허가, 2000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됨. 일반의약품 전환 이후 응급피임약 판매량은 30배 이상 증가했으나 낙태율 감소 효과는 없었음*

3. 영국: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이후, 응급피임약 사용은 확연히 증가했으나 낙태율은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보고됨. 또한 응급피임약을 미리 준비시켜도 낙태율에는 영향이 없었다. 따라서 보건서비스를 통해서 광범위하게 응급피임약을 사전 보급하는 것은 영연방국가에서 준비되지 않은 임신율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결론.**

4. 스웨덴: 정부 통계 자료에 의하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응급피임약의 매출액은 3배 가까이 성장한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낙태율은 17% 증가 (2001년부터 응급피임약의 OTC 판매 허용)***

5.미국(1): 응급피임약의 접근성을 높여도 준비되지 않은 임신이나 낙태의 비율을 크게 감소시키는 통계적인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결론#1

6. 미국(2):응급피임약을 사전 지급하거나 약국에서 무상 지급하여도 응급피임약 사용율만 증가하고 처방할때보다임신율은변화없고 성병은 증가했음#2

7.중국: 응급피임약을 자유로이 구입한 경우 처방한 경우보다 응급피임약을 2배 더 사용했으며, 임신율이나낙태율에는 차이가 없었음##.

참고문헌

Polis CB, et al. Advance provision of emergency contraception for pregnancy prevention.Cochrane Database Syst Rev. 2007.

* Pedersen W. Emergency contraception: why the absent effect on abortion rates? ActaObstetricaetGynecologica. 2008

** Emergency contraception, British Medical Journal, 2006.
Glasier A. Advanced provision of emergency contraception does not reduce abortion rates. Contraception. 2004.

*** Abortion increase blamed on declining use of pill, The Local, 2008

#1 Raymond E. Effect of an emergency contraceptive pill intervention on pregnancy risk behavior.Contraception. 2008

#2 Raine T. Direct Access to Emergency Contraception Through Pharmacies and Effect on Unintended Pregnancy and STIs. JAMA. 2005;

## Hu X. Advanced provision of emergency contraception to postnatal women in China makes no difference in abortion rates. Contraception. 2005



<참고자료 2 >응급피임약의 부작용관련 근거자료

응급피임약 노레보(레보놀게스트렐 단일 응급피임약)의 부작용으로는 출혈이 가장 많아 약 1/3 (31%) 환자가 출혈을 호소한다 (표1. Helena von Hertzen, LANCET, WHO 2002). 출혈의 양이 많은 경우에는 어지러움과 빈혈을 일으키며 급히 응급실로 오는 환자들도 있다. 많은 여성이 이를 ‘생리’로 오인하고 ‘임신이 되지 않았다’고 안심하다가 뒤늦게 임신을 발견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응급피임약은 정상 용량 범위 안에서 사용하더라도 출혈(31%), 오심(14~23.1%), 복통(14~17.6%), 무기력(14~16.9%), 두통(10~16.8%), 어지럼증(10~11.2%) 등의 부작용 발현의 빈도가 높은 의약품이며, 임신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의 발현빈도가 높은 (피임실패율 평균 15%) 의약품이므로 전문의약품이어야 한다.

[응급피임약에 대한 WHO의 1998년 및 2002년 대단위 조사에 대한 논문에서는 하기의 표와 같은 부작용을 설명하고 있다.]

1) von Hertzen H, Piaggio G, Ding J, Chen J, Song S, Bartgai G, et al. WHO Research Group on Post-Ovulatory Methods of Fertility Regulation. Low dose mifepristone and two regimens of levonorgestrel for emergency contraception: a WHO multicentrerandomised trial, Lancet 360:1803-10, 2002.
2) World Health Organization Task Force on Postovulatory Methods of Fertility Regulation.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levonorgestrel versus the Yuzpe regimen of combined oral contraceptives for emergency contraception. Lancet 1998;352:428.

[표. 응급 피임약 각각의 부작용 빈도]

 

 

Yuzpe method(WHO, 1998)

 

Levonorgestrel 0.75mg X 2(WHO, 1998)

Levonorgestrel 0.75mg X 2(WHO, 2002)

Levonorgestrel 1.5mg(WHO, 2002)

오심

50.5

23.1

15

14

구토

18.8

5.6

1

1

어지럼증

16.7

11.2

9

10

무기력

28.5

16.9

13

14

두통

20.2

16.8

10

10

유방통

12.1

10.8

8

8

복통

20.9

17.6

15

14

출혈

 

 

31

31

7일이상의생리지연

 

 

5

5


<WHO(1998), von Hertzen(WHO, 2002)>

[표의 참고문헌 및 내용]

1. von Hertzen H, Piaggio G, Ding J, Chen J, Song S, Bartgai G, et al. WHO Research Group on Post-Ovulatory Methods of Fertility Regulation. Low dose mifepristone and two regimens of levonorgestrel for emergency contraception: a WHO multicentrerandomised trial, Lancet 360:1803-10, 2002.

2) World Health Organization Task Force on Postovulatory Methods of Fertility Regulation.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levonorgestrel versus the Yuzpe regimen of combined oral contraceptives for emergency contraception. Lancet 1998;352:428.

<참고자료 3>각 나라별 일반 피임약 복용율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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