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의 추억
백혈병의 추억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12.03.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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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백혈병을 소재로 한 영화는 관객의 심금을 울렸다. 70년대 말 국내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던 이탈리아 영화 ‘라스트 콘서트’는 대표적 백혈병 관련 영화다.

피아니스트인 리처드는 우연히 만난 연인 스텔라가 백혈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 ‘스텔라에게 바치는 콘체르토’를 작곡하여 주는 등 정성을 기울인다. 여기서 여주인공은 물론 사망한다.

지난 11일 방영된 KBS 드라마 스페셜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은 백혈병 말기라는 진단을 받은 여주인공과 그 가족이 병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이밖에도 백혈병을 주제로 한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은 작가나 감독들이 비극적 소재로 애용하는 전가의 보도(傳家의 寶刀)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트렌드가 힘을 못쓸 것 같다. 최근 급성 백혈병 등 백혈병 치료의 눈부신 향상을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콜로라도의과대학 연구진은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에 걸린 어린이들의 5년 생존율이 84-90%(1990-2005년)에 이르렀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백혈병은 흔히 급성골수성 백혈병,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만성골수성 백혈병, 만성림프구성 백혈병 등 네 가지 형태로 분류한다.

이 중 급성의 경우 치료하지 않으면 수개월 안에 사망하는 경우가 있으며 만성은 수년 이상 생존하기도 한다. 골수성이냐 림프성이냐는 세포 모양에 따라 명명한 것이다.

이들 4종 백혈병은 치료 방법과 예후에서 큰 차이를 보여 각각 다른 병으로 생각해야 하며, 이들을 더 세분하여 달리 치료하기도 한다.

물론 콜로라도의대 연구진의 연구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 국한돼 있는 것이긴 하지만 5년 생존율 90%는 주목할 만한 성과다.

백혈병 치료의 1차 목표는 완전관해에 도달하는 것이다. 우선 항암치료로 약 70~80%의 환자가 완전관해에 도달한다.

완전관해란 임상증상 및 검사상 질병의 증거가 전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즉, 골수에서 20% 이상 발견되던 미성숙세포가 항암치료 후 5% 미만으로 감소하고, 말초혈액에서는 이러한 미성숙세포가 미발견되는 상태다.

물론 이런 케이스에서도 잔존 백혈병 세포가 있어서 후속치료를 소홀히 하면 재발하게 된다. 따라서 완전관해 후 재발방지 및 완치를 위한 관해 후 치료를 시행한다.

백혈병 치료에 서광이 비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노바티스가 개발한 ‘글리벡(Gleevec)’ 덕분이다. 만성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세상에 첫발을 디딘 이 약은 암치료의 전기를 마련해 줬다.  국내에서는 일양약품이 ‘슈펙트’라는 약물을 개발함으로써 환자들의 약값 부담을 크게 낮췄다.

골수이식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치료성적도 월등하게 좋아졌다.  완치율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백혈병은 앞서 언급한 4종류 모두, 치료에 의해 완치 가능하거나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어, 완치 가능한 질환이 되어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고 보니 어린시절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환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를 보고나서 악몽을 꾼 기억이 새롭다. (본지 논설위원/소설가/칼럼니스트)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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