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을 부르는 ‘달콤한 독’
만병을 부르는 ‘달콤한 독’
  • 이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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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3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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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주 원장(양·한방 협진병원 용담의원/한의원)
우리 사회는 여러 형태의 중독으로 뒤범벅이다. 알코올중독, 게임중독, 도박중독, 약물중독, 마약중독, 인터넷중독, 핸드폰중독, TV중독 등 너무 많은 유혹이 우리의 뇌를 마비시키고 있다.

특히 음식중독(탐식증) 중 설탕 과다섭취는 비만과 피부질환, 우울증과 더불어 각종 성인병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맛에 길들여지면 벗어나기 힘든 것이 설탕중독이다. 식당, 학교, 직장, 가정, 마트 등 우리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마다 설탕이 듬뿍 든 식품으로 넘쳐나고 있다.

미국정부의 공식적인 설탕 소비통계를 보면, 1인당 연간 설탕 소비량이 1966년 54kg에서 1999년 90kg으로 정점을 찍었다. 참고로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쌀소비량이 2008년 75.8㎏으로 설탕을 밥보다 더 먹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청량음료에는 13%, 케첩에는 25%, 시리얼에는 35%가 설탕덩어리이다.

설탕을 중독물질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들어서다. 2000년에 프린스턴대학의 니콜애브나(Nicole Avena) 박사와 동료들이 쥐를 대상으로 설탕을 먹이는 실험을 진행했다. 설탕을 먹은 쥐는 음식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건강식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설탕만을 원했다. 그리고 맹물과 설탕물 중에서는 설탕물을 선택했다.

설탕을 치웠을 때는 쥐에게서 고용량의 마약을 끊은 사람에게 흔히 나타나는 몸 떨기나 이빨 부딪치기 같은 금단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다시 맹물과 설탕물 사이의 선택이 주어졌을 때 쥐는 설탕물이 나오는 지렛대를 계속 눌러댔다.

프랑스의 보르도대학에서 시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마갈리르느와르(Magalie Lenoir)와 동료들이 사카린(설탕대체품)과 코카인에 대한 반응을 비교 실험했는데, 코카인정맥주사와 사카린을 넣은 물 중에서 쥐의 94%가 사카린을 넣은 물을 선호했다. 이미 코카인에 중독된 쥐도 마찬가지였다.

이 실험은 코카인에 중독된 경우일지라도, 설탕의 단맛이 코카인의 쾌감을 압도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입증한다. 이러한 연구들은 마약과 알코올, 설탕이 뇌의 신경회로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교란, 이차적인 내분비계의 혼란과 보상기전에 의한 뇌의존성을 만들어 심각한 중독상태를 유발한다.

과도한 설탕섭취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방대하다. 미네랄 교란과 면역체계억제로 인한 각종염증과 알러지, 각종 암 유발, 성장저해와 노화촉진, 비만과 지방간, 고지혈증과 심혈관계질환, 이로 인한 고혈압과 당뇨유발, 뇌의 부식과 더불어 우울, 신경질, 불안감을 조장한다. 이외에도 수많은 자료에서 설탕의 피해와 위험성을 지적한다. 특히 복부비만과 대사증후군(탄수화물중독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설탕이다.

마약만큼이나 중독성이 강한 설탕 탐닉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어느 음식에나 설탕이 들어가고, 우리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기 때문에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려운 일이다. 음식분류표와 체계적인 방법이 필요하지만, 음식을 한가지씩이라도 선택해서 꾸준히 바꾸어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첫째, 당이 많이 들어간 간식과 음식을 각각 한가지씩을 끊고, 가공되지 않은 채소나 곡류로 대체하는 일이다. 본인이 좋아하는 음료수나 캔디, 시럽, 당도 높은 과일이나 주스, 도너츠, 초콜릿, 과자 등 어느 것이 되었든지 한가지씩 제거하는 것이다.

둘째, 여러 음식들을 한꺼번에 끊을 때는 반드시 금단증상(명현반응)이 나타나는데, 대체적으로 우울감, 두통, 열감, 냉기, 피로 등이 수반되므로 몸 상태를 잘 점검하면서 시행한다.

설탕은 우리 건강을 좀 먹는 가장 달콤한 독이며 생명력을 파괴하는 살인자이다. 설탕을 줄이면 줄인 만큼 체중이 줄고, 생활에 활력이 생길 것이다. 바로 실천하시길 권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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