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나선 의·약단체장-공단, 긴장감 '팽팽'
수가협상 나선 의·약단체장-공단, 긴장감 '팽팽'
30일 5개 공급자단체회장단, 상견례 자리서 요구사항 전달
  • 김지혜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1.09.3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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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의·약계 수익구조를 결정하기 위해 의약단체 각 단체장과 공단이 첫 공식 만남을 가졌다.

건강보험공단과 의약계 5개 단체(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사협회, 대한병원협회) 회장들은 30일 서울가든호텔에서 2012년도 수가협상을 앞두고 첫 상견례를 갖고 서로의 입장을 전달했다. 수가협상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전에 상견례 형식으로 마련된 이 자리는 첫 만남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이 자리에 건보공단 이사장 직무대행으로 참석한 한문덕 기획상임이사는 “지금까지 상당히 어려운 협상이 있어왔고, 앞으로도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며 “건보공단에서는 무난한 타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선에서 무난한 타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인사말을 했다. 

각 단체장들은 협상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듯, 상견례 자리에 맞는 인사말 수준이 아닌 그 동안 쌓인 문제점들을 털어놓는 분위기였다.

◆ 의협 “수가협상, 맨땅에 박치기와 같아, 단체장 사인 받아 협상 안하고 싶다”

▲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
먼저 각 단체장의 인사말 스타트는 의협 경만호 회장이 끊었다.

의협 경만호 회장은 “오늘 오면서 협상해서 뭐하나, 와서 뭐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문지 등에서 의협의 부대조건이 자꾸 언급되고 있는데 우리는 건정심에서도 약품비 절감과 회계투명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번 회계 투명화를 강조하는데 이해를 못하겠다. 감춘 게 있으면 감춘 걸 찾아내 응징을 하든지 해야 하는데 협상을 하는 데 있어서 부대조건을 거는 게 무슨 협상이냐”며 “부대조건을 걸 바에는 협상을 안했으면 좋겠다. 단체장들에게 사인 받을 수 있다면 협상하지 말자고 했으면 좋겠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협상에 있어서 신뢰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 공단 재정위원회에서 평균 수가나 토탈 예산을 미리 말하지 않고 단체들이 협상에서 맨땅에 박치기를 하고 있다”며 “공단은 협상을 타결하고 싶어하는 태도가 아니다. 이제는 협상을 공개석상에서 재정위가 같이 참석했으면 좋겠다”라고 요구했다.

또 “의원급은 진료비 증가율이나 점유율이 전체적으로 떨어져 있다. 행위별 수가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며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 올해도 협상은 어려울 것 같다. 현재 공단과의 협상은 서로 더 가져가겠다고 단체장 싸움시키는 것과 같다”고 말을 마쳤다.

의협 회장이 한참동안 불만을 쏟아내자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입을 연 한 이사는 “(의협의 의견은)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겠다. 협상이라는 게 웃으면서 하는 협상이 어디 있겠냐”며 “주고 받는 상황에서 기싸움도 있는 것이다. 올해는 의협과 잘 되길 바란다”고 맞섰다. 부대조건 불만에 대해서는 “부대조건은 뺄만 하면 빼고, 넣으려면 넣는 것이다”며 “부대조건도 협상의 일환이다”라고 일축했다.

◆ 병원협회, 윈윈협상 당부 … 건정심 결정 경계

병원협회 성상철 회장은 “협상철만 되면 머리가 무겁다. 우리는 저수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병원계가 어렵기도 하지만, 나날이 발전하는 의료서비스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을 하기 때문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또 “적정급여, 적정부담, 적정수가로 가야 선진국으로 가는 복지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이전처럼 협상이 잘 안돼서 건정심에서 결정하는 모양새는 아니길 바란다. 그것은 계약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협상은 서로 잘 노력해서 윈윈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재정을 좀 더 키워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뭐라도 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에 한 이사는 “노력하겠다”라고 짧게 답했다.

▲ 치과의사협회 김세영 회장과 건강보험공단 한문덕 기획상임이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치협, 피라미드형 치과 척결 공단 역할 요구

치과협회는 최근 논란이 된 유디치과와 관련해 공단의 역할을 요구했다.

치협 김세영 회장은 “고통을 분담한다는 측면에서는 정부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치협은 비급여 진료가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큰 틀에서 협상은 보건의료하고 맥을 같이하겠다. 다른 단체가 몇 프로 인상했는지는 신경쓰지 않겠다. 이것은 공단에겐 더 무섭게 작용할 것”이라며 협상 전략을 공개했다.

또 “유디라는 극소수 피라미드형 치과는 서민치과를 표방하면서 의료진료비가 일반 치과의 10%밖에 안되고 있다”며 “보험진료를 청구 안하면 착한 치과고 일반적인 치과는 나쁜 치과냐. 싼 값으로 유인해서 환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운다는 게 분명한데 공단이 하는 것이 뭐가 있냐”며 질타했다.

이어 “공단이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해줘야 하지 않냐. 치과쪽도 그런 문제 때문에 화가 나있다”며 “유디치과가 보험진료를 일반치과의 10%밖에 안하는 것에 대한 조사를 해줘야 한다. 협상 전에 이런 문제들에 대한 대책을 보여주셔야 치과계도 국민하고 동참을 하건 같이 굶건 하지 않겠느냐. 치과계는 격앙된 상태이다”고 공단 차원의 해결책을 요구했다.

◆한의협, 저수가 정책 공감

한의사협회는 병협이 지적한 저수가에 대해 공감했다.

한의사협회 김정곤 회장은 “협상이 매번 좋은 분위기로 시작하지만, 매번 협상의 과정이나 결정은 같이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공단측에서도 과거와는 다르게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기대가 현실이 됐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또 “수가가 저평가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어느 정도 정부에서 보듬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적절한 부담, 적절한 급여, 적절한 수가가 다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방의료기관이 대국민 만족도 조사에서 제일 최고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보장성이 약하기 때문에 감기약이라도 먹으려면 자기 돈내고 먹어야 해 국민 이용률이 떨어진다. 수가를 보장해달라”며 “협상이 협상답게 스스로 양보하면서 결정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성토했다.

◆ 약사회 “깎을 것 다 깎는 정부, 해도해도 너무해”

▲ 대한약사회 김구 회장
약사회 김구 회장은 “수가를 매년 협상을 통해 2% 수준으로 올려왔다. 그러다 정부가 갑자기 의약품 관리료를 깎아버렸다. 겨우 협상을 하면서 올려놓은 것을 아무런 논리 없이 깎아버리는 것은 해도해도 너무한 것”이라며 “약사들은 2중, 3중의 상실감에 빠졌다. 이런 자리를 뭐하러 나가느냐 나갈 이유가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라고 토로했다.

또 “2중대라는 비난까지 받아가며 협상을 진행해 왔는데, 일반약 슈퍼판매, 의약품 관리료 삭감 등 정부 정책을 이해할 수 없다”며 “복지부 산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겠지만 체제가 바뀌어야 할 것 같다”라고 부언했다.

◆ 간호사 협회, 국민 건강권 핵심 강조

간호사협회 신경림 회장은 “다른 단체장들이 수가 현실화가 안됐다는 말을 자꾸 하는데 간호사 입장에서는 수가가 현실화가 안돼서 간호사들의 근로 상황이 중소병원에서는 너무 열악하다는 말을 한다”며 “양측 협상이 잘돼서 간호사들이 일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란다”고 부언했다.

한 기획상임이사는 “오늘 복지부 장관이 불시에 방문해 ‘보험자 역할을 좀 더 해달라’고 당부하셨다”며 “열심히 해서 단체장들이 원하는 사항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편, 공단은 오는 10월 4일을 시작으로 각 단체 협상단과 개별 만남을 통해 협상을 진행하며, 협상 기한은 10월 1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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