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약 슈퍼판매 이슈, 의-약계 대리전 비화되나?
일반약 슈퍼판매 이슈, 의-약계 대리전 비화되나?
  • 송연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1.06.06 0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가정상비약의 약국외 판매(일명 일반약 슈퍼판매) 이슈에서 한발 빼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의료계와 약계의 대립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일 기대를 모았던 국민들의 의약품 구입 불편해소 방안 발표 대신,  6월 중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현행 의약품 분류체계 재검토 등 모든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표가 나오자, 그동안 가정상비약 약국외 판매를 추진해왔던 시민연대는 “복지부가 국민 염원을 무시하고 약사들의 기득권유지 입장만 받아들였다”며 “진수희 장관의 퇴진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 시민단체 “진수희 장관 퇴진 등 논의”

시민연대는 “중앙약심을 개최해 의약품 분류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전문의약품을 의사처방 없이 약사가 판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대한약사회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일부 일반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는 것 역시 가정상비약 약국외 판매를 피해나가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시민연대는 오는 8일 오전 11시 대전의 한 호텔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진 장관 퇴진과 가정상비약 약국외 판매를 반대하는 정치인 명단 공개 방안 등 현 사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이를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의 이날 발표로 누구보다 감정이 상한 것은 의료계다.

의료계는 “복지부가 대한약사회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여 약사의 기득권을 지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일반약 슈퍼판매를 약국5부제 시행으로 대체할 것처럼 발표하고 약사회가 주장해온 의약품 재분류를 그대로 수용한 것은 약사를 편애한 정책”이라고 날을 세웠다. 

◆ 의료계 “복지부가 약사들 이익만 대변”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7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복지부의 일반약 슈퍼판매 발표와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복지부가 정책의 균형 감감을 상실하고 특정직역(약사)의 이익을 옹호하는 데 편중돼 있다”며 “이날 회견에서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천억원대의 영상장비 수가인하를 강행했던 복지부가 약국 조제수가 인하를 포함해 일반약 슈퍼판매 허용 등 약사 관련 현안에서는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진수희) 장관 퇴진 여론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계는 복지부가 밝힌 중앙약심 개최 문제에 대해서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한 개원의는 “중앙약심을 개최하겠다는 것은 의-약사 간 싸움을 붙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복지부 정책이 이미 약사 사회로 기운 상황에서 의약품 재분류 논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의협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일반약 슈퍼판매 논란이 의-정간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동시에 의-약간 대리전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 약사 사회 “김구 집행부 제멋대로”

▲ 보건복지부 손건익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지난 3일 국민들의 가정상비약 구입불편 해소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복지부의 이번 발표가 약계에 손을 들어주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약사 사회 역시, 심각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당번약국 5부제의 실행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약준모(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등 내부 회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약준모(회장 김성진)는 약사회의 약국 5부제 시행방안과 관련, 지난 3일 “복지부나 대한약사회가 약사들에게 무리한 정책을 대책 없이 받아들이기를 강요하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라며 “대한약사회의 5부제 방안은 여론의 압박에 밀린 고육지책이다.  약사회 집행부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약준모는 “약사회 집행부 10여명의 머리를 맞대고 나온 대안이 결국 회원들을 육체적, 정신적 혹사의 길로 내모는 우를 범했다”고 성토했다.

약준모는 “대한약사회가 순환제근무를 추진하면서 5월 27일 집행위원회를 통해 결정한 사안을 30일까지 함구로 일관하다가 고작 반나절 정도의 여유를 주고 각급 분회장들에게 참여를 강요하는 서약서 제출을 요구하는 식의 꼼수를 부렸다”며 “집행부가 이런식으로 일관한다면 끝내 활화산처럼 터지는 일선 회원들의 분노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대한약사회는 다음달부터 전국 2만여명의 약사가 5부제 자정근무 및 일요일 순환근무를 시행할 수 있도록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역의 한 약사는 “약사회가 5부제 시행시 전국에서 실제로 참여가능한 약국의 숫자는 파악하고 있는지 지역적인 상황을 고려한 지역별 약국배치도는 확보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일선 회원들의 동의 없이 당번약국 시행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했다. 

◆ 제약업계 “복지부, 일반약 슈퍼판매 의지없다”

의-약계와 달리, 제약업계는 숨을 죽인채 이번 사안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A제약사 관계자는 “이번 일을 두고 제약업계의 관심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약사와 의사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에서 가타부타 말할 입장이 못된다”고 난색을 표했다.

B제약사 관계자는 “십여년 전부터 제기만 돼 왔던 일반약 슈퍼판매의 현실화에 대해 크게 기대하고 있지 않다”며 “이번 발표는 복지부가 일반약 슈퍼판매에 의지가 없음을 다시한번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관련 기사]

-. 약준모 “약국 5부제, 약사회 임원 먼저 시행해라” 

-. 줏대없는 복지부, 결국 책임 떠넘기기 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