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세 중년 남성 L모씨는 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일주일에 서너번씩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것이 큰 낙이었던 그였다. 중년에 접어들면서 배가 나오기 시작해 부인에게 잔소리도 꽤 듣고 있지만 나잇살이라 생각하고 별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얼마 전 함께 어울리던 지인 중 1명이 고지혈증으로 인한 동맥경화로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다.
병원에 가기는 무섭고,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고지혈증에는 오메가3가 좋다고 해 알아보았더니 같은 오메가3도 종류가 수 십 가지였다. 고민하다가 결국엔 가격만 보고 가장 비싼 제품으로 2달치를 사긴 했는데 잘 산 것인지 확신이 없다.
대체 어떤 것을 골라서 어떻게 먹어야 하는 것일까?
1980년대 초반에 그린란드에 사는 에스키모인들은 뚱뚱한 사람이 많지만 오히려 심혈관계 질환은 적다는 보고가 나온 이후로, 그 이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분석 결과 이들이 생선기름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후 여러 대규모 연구에서 생선섭취가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생선기름 속의 이 성분은 바로 오메가-3 지방산으로 밝혀졌다.
오메가-3 지방산은 지방산 중에 불포화 지방산에 속하며, 이중 다중 불포화 지방산인 EPA 와 DHA, 그리고 알파 리놀렌산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자연적으로는 EPA와 DHA는 고등어, 연어나 참치 등의 생선과 조개류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먹는 생선 중에서는 고등어가 100g을 섭취할 경우 섭취 가능한 오메가-3 지방산이 1810mg으로 함량이 높은 편이다.
오메가-3 지방산은 혈소판 응집과 염증반응을 감소시키고, 혈중 중성지방 농도를 감소시킴으로써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을 감소시킨다.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한 생선을 매주 1회 이상 섭취한 경우 급성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켰다는 보고가 있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을 추적관찰한 결과, 오메가-3 지방산 섭취가 높은 군에서 전체 사망과 심혈관계 합병증,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감소하였다는 보고도 있다.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약물만 복용한 경우 중성지방이 평균 295 mg/dL 에서 238mg/dL 로 평균 14% 감소하였는데, 오메가 3 를 함께 복용한 경우에는 중성지방이 평균 309 mg/dL 에서 178mg/dL 로 평균 41% 나 감소했다. 복합 고지혈증 환자의 중성지방 조절에 있어 더 효과적이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이 결과는 지난 1월 유럽 임상영양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되었다.
그렇다면 오메가-3 지방산은 과연 어떻게 먹어야 할까? 중성지방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처방하는 경우에는 시중에 나와 있는 건강기능식품들의 용량보다 훨씬 많은 2-4g 정도의 오메가-3 지방산을 복용하여야 한다.
일반 성인에 대한 우리나라의 권장섭취량은 하루 총 섭취 열량의 0.5에서 1%에 해당하는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은 비교적 생선을 많이 먹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어 특별한 이유 없이 추가적으로 오메가-3 지방산을 먹는 것이 권장되지는 않는다.
어버이날이 내일 모래다. 올 해에는 무슨 선물을 드릴지 고민고민하다가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드리는 분도 부담이 적은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글루코사민, 오메가3, 비타민 등등. 그 중에서도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걱정이 많아지면서 오메가3 지방산은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높다.
어버이날, 선물을 드리는 기쁨과 함께 제대로 된 오메가3 지방산 복용방법도 함께 알려드리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본인의 상태에 맞는 복용을 위해 복용 전 의사와 상의하도록 하자.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심장내과 교수]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