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꺼진 탓일까.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던 일양약품의 주가가 반토막 났다.
불과 한달 10여일 전(10월11일)만 해도 일양약품의 주가는 8만원 고지(7만8000원)를 눈 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 22일 오전 10시30분 현재 4만6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로써 한 때 1조원을 훌쩍 넘었던 시가총액도 6700억원 대로 무너져 내렸다.
일양의 주가가 이처럼 급락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 또는 신비감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양약품은 좀 진전된 측면에서 현재 2개의 신약을 개발 중이다. 하나는 항궤양제 '일라프라졸'이다. 이 약물은 지난해 중국 의약품 당국에 신약허가를 신청했으며 최근(10월30일)에는 국내 식약청에도 승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신청한 중국 허가는 당초 예상(2006년9월)과 달리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일양의 주가가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었다. 지금의 주가급락은 이같은 우려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개발 중인 백혈병치료제(IY5511)도 마찬가지다. 일양약품은 지난 2월26일 성모병원과 함께 'IY5511'의 임상 1·2상을 동시에 진행, 조기발매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 약물은 노바티스사의 백혈병치료제인 '글리벡'에 비해 최고 100나 높은 약효를 발휘한다고도 했다.
이를두고 의약전문가등 주변에서는 일양약품의 주장에 신뢰성이 높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글리벡은 죽어가는 암환자를 살리는 인류사에 가장 혁신적인 약물 중 하나라는 평을 받고 있다. 개발비만도 1조원 넘게 들어갔다. 국내의 중소 제약사가 개발중인 약물과 비교한다는 자체가 '코미디'라는 것이다.
올 반기 실적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일양약품은 올해 상반기(4월~9월) 제품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하이트린(-12.83%), 원비디(-5.16%), 디세텔등 여타 제품(-2.62%)이 모두 전년보다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수입을 통해 판매만 담당하는 디푸루칸 등의 상품매출은 19.45% 성장했다.
결과적으로 일양약품은 자체 생산하는 제품의 매출손실을 수입한 상품으로 메우고 있는 셈이다.
일양약품의 '주식신화'는 최근 코미팜 이라는 제약사에서 재현되고 있다.
코미팜은 최근(11월20일) 항암제 '코미녹스'(전립선암치료제) 개발 소식에 힘입어 액면가 500원짜리 주가가 7만1300만원까지 치솟는 기현상을 보였다.
의약전문가들은 "혁신적 신약 하나를 개발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며 "제약사들이 주장하는 신약개발 소식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암툰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