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급작스럽게 전해진 최진영씨의 자살이 전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으면서 또 다시 베르테르 증후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진영은 29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누나인 고(故) 최진실이 2008년 10월 자살한지 1년 5개월만이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다시 베르테르효과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르테르 증후군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이 로테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끝내 권총으로 자살을 하는 내용에 공감한 젊은이들이 연쇄적으로 모방 자살을 선택했던 현상을 일컫는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2008년 19세 이상 7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연예인 자살 사건으로 모방 충동을 느꼈다는 응답자가 23.6%에 달했다.
또, 최진실 사망 이후인 10월에는 19세 이상 700명을 대상으로 한 리얼미터조사 결과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의견이 36.8%로 나타났으며, 조금 충격을 받았다는 응답이 43.2%로 매우 높게 나타나, 80%에 달하는 응답자가 충격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 최진영 자살, 조울증 원인일수도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과 전덕인 교수는 “자살자들은 보고, 들은 방법을 선택하기 마련”이라며 “고 최진실씨가 택한 방법과 유사한 방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진영씨의 자살도 누나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진영의 자살 역시, 베르테르효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 교수는 최진영이 우울증보다 조울증에 시달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최진영씨의 상태는 잘 몰랐지만 충동적 선택으로 보인다”며 “주위사람들이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그런 일을 확 저지를때는 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울증은 우울증보다 더 위험한 질환이다. 우울증이 가진 위험성이 30이라면 감정이 확확 변하는 조울증은 70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전 교수의 설명이다. 전 교수는 “특히 최진영씨와 같이 가족 중에 자살한 사람이 있다거나 자살 시도경력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들을 만나서 평가 받고 치료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베르테르 증후군, 남자가 더 위험
전 교수는 “연예인 자살 관련 보도가 나오면 잠재적으로 자살과 관련된 위험인자가 있는 분들, 우울증이나 조울증이 있는 이들이 힘들어 한다”며 “자살예방협회와 언론사들 사이에 자살 관련 보도 제한을 하자는 합의가 있었는데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남자들이 베르테르 증후군에 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 여성보다는 남성이, 20~30대보다는 45세 이상이, 동거인이 있는 경우보다는 독신인 경우가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자살시도율은 여자가 높지만 성공률은 남자가 더 높다.
전 교수는 “자살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여자보다 남자가 더 위험하기 때문에 이같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더 잘 지켜봐야 한다”며 “남자들은 병원에 오는 비율도 적고, 주변에서 우울하느냐고 물으면 ‘힘들어서 그렇다’며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약한 사람으로 보이기 싫어서 도움을 받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고 최진영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다들 나의 "ㅋㅋ" 한마디에 나의 슬픔을 짐작할 수 없다...”고 써놓아 힘든 상황을 내색하고 싶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전 교수는 마지막으로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정신질환을 가진 이들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나 스티그마(낙인) 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문제가 된다”며 “언론들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따뜻한 시선에서 써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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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영 미니홈피에 자살 암시 … "사람이란 것에 지치고 살아온 것에 지친다"
겉으로 화려하지만 그 누구보다 속으로 앓는 사람이 연예인이라는데..
이 둘은 정말 연예인을 해서는 안되었었어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