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약국과 제약회사 [잠망경]
쪽방약국과 제약회사 [잠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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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2.08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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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간혹 보면 그 옛날 약방(藥房) 같은 약국들이 남아있다. 처방·조제약보다 일반의약품을 주로 판매하는 곳이다. 약국이라기 보다는  약사 없이 약종상 면허만으로 양약을 소매하는 아날로그식 가게다.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  감기약과 영양제, 해열진통제, 건강식품 등 의사의 처방없이 판매할 수 있는 제품들을 구비해 놓고 있다.  당연히 경쟁력이 있을리 만무하다.  “월세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한때는 단골손님들에게 박카스를 나누어주는 재미라도 있었지만,  요즘은 그런 맛도 없네요.  불황이라 그런지 하루에 찾는 손님이 열명도 안돼죠 아마.” 서울 마포에서 쪽방약국을 운영하는 한 60대 아저씨의 하소연이다.  세월이 그만큼 변한 탓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쪽방약국들과 닮은 제약회사가 지금도 있다는 사실이다.  의약분업 이후에도 줄기차게 일반의약품 판매에 골몰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조아제약, 신신제약, 동국제약, 정우제약(옛 정우약품) 등등.  이중 정우약품은 약국용 한방의약품을 전문으로 생산·판매해오다 처방약이 대세인 의약분업의 파고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쓰러졌다.  지금은 주인이 여러차례 바뀌어 정우신약이라는 이름으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일반의약품을 주력으로 삼았던 상아제약과 한일약품도 비슷한 케이스다.  의약분업 이후 경영난에 허덕이다가 다른 기업에 합병되면서 간판을 내렸다. 

이렇게 보면 살아남은 제약사들이 신통한 셈이다. 

조아제약은 약국 체인망을 통해 자사 일반의약품을 소비하고 있다.  전국에 메디팜이라는 약국 체인 자회사 4000여곳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매출은 높지 않다. 매년 200억원 대를 맴돈다.  경영진에 대한 대외적 이미지는 보수 그 자체다. 

파스가 주력품목인 신신제약도 마찬가지다. 트라스트(SK케미칼), 케토톱(태평양제약) 등 신제품에 밀려 50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고작 350억원 정도다.  이것이 일반의약품이 가진 시장의 한계다. 대신, 신약 등 전문약 개발에 투자하는 선진 제약회사들에 비해 연구개발 비용 부담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동국제약은 상장 제약회사 중 일반의약품(약국 매출) 의존도가 가장 높은 기업 중 하나다. 인사돌, 오라메디, 마데카솔, 훼라민, 기타 비타민류 등 비처방약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이다.  광고비는 결국 소비자의 몫이라는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매년 엄청난 대중광고비를 쏟아붙는 이유다. 그 덕분에 동국제약은 지난해 처음으로 1000억원대 매출(1051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전문의약품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에 비해 실속은 없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2%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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