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부상 ADC 거래 ‘역대급’ ··· 국내외 기업 치열한 확보 경쟁
미래 먹거리 부상 ADC 거래 ‘역대급’ ··· 국내외 기업 치열한 확보 경쟁
작년 거래 비용 2019년 대비 3배 이상 증가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4.03.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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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의 구조 및 구성요소별 역할 [출처: Fu et al., 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 제공(’22.3)]
ADC의 구조 및 구성요소별 역할 [출처: Fu et al., 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 제공(’22.3)]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항체약물접합체(ADC)가 미래 먹거리 약물로 떠오르면서 2023년 거래 규모가 ‘역대급’을 기록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지난해 ADC에 대한 인수·합병(M&A) 및 파트너십 활동의 총 비용 가치는 무려 1000억 달러, 한화로 약 134조 원에 달했다. 2019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ADC 파이프라인의 값어치도 역대급으로 치솟고 있다. 이벨류에이트 파마의 보고서는 “지난해 9월, 한 바이오 기업이 2억 달러(한화 약 2681억 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음에도 초기 ADC 라이선스 협상에서 퇴장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의 경우 1억~2억 달러 수준으로 초기 개발 단계의 ADC 자산에 선불금을 지불하여 사용 권한을 확보할 수 있었던 점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ADC가 차세대 항암제로 부상하면서 향후 천문학적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이벨류에이트 파마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일본 다이이찌 산쿄(Daiichi Sankyo)의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trastuzumab deruxtecan)는 오는 2028년 90억 달러(한화 약 12조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며, “모든 ADC 자산의 가치는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도별 ADC 거래 비용 가치 [사진=이벨류에이트 파마]
연도별 ADC 거래 비용 가치 [사진=이벨류에이트 파마]

ADC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미국 화이자(Pfizer)는 지난해 시젠(Seagen)을 약 430억 달러에 인수했다. 시젠은 ▲자궁경부암 치료제 ‘티브닥’(Tivdak, 성분명: 티소투맙 베도틴·tisotumab vedotin)과 ▲방광암 치료제 ‘파드셉’(Padcev, 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enfortumabvevedotin-ejfv)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애브비(Abbvie) 또한 2023년 11월, 이뮤노젠(ImmunoGen)의 난소암 치료제 ‘엘라헤어’(Elahere, 성분명: 미르베툭시맙 소라브탄신·mirvetuximab soravtansine)를 확보하기 위해 100억 달러 이상의 금액을 지불했다.

미국 MSD는 지난해 9월, 다이이찌 산쿄가 보유한 세 개의 ADC 파이프라인을 인수하기 위해 선불 40억 달러, 최대 220억 달러 수준의 거래를 체결한 바 있다.

 

국내 기업들도 ADC 도전

ADC는 항체와 세포 독성 약물을 링커(linker)로 연결한 의약품이다. 그래서 항체약물접합체라고 한다. 기존의 항체는 질환 유발 항원에 대한 높은 결합 특이성을 지니고 있는데, 치료 효과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업계는 타깃에 정확히 도달하는 항체에 세포독성(cytotoxicity) 약물을 실어 보내는 방법을 구상했고, 그 결과물이 ADC다. 

ADC의 첫 등장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화이자의 ‘마일로타그’(Mylotarg, 성분명: 젬투주맙 오조가미신·gemtuzumab ozogamicin)는 지난 2000년 5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으면서 세계 첫 ADC 약물로 등장했다. 하지만, ‘마일로타그’와 같은 1세대 ADC는 항암화학요법의 특징적인 단점인 세포 독성은 물론, 과도한 면역 반응을 유발한다는 부작용이 있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졌다.

반면, 최근의 3세대 ADC는 표적 항원에만 정교하게 세포 독성을 유도하고 면역 반응을 감소시킴으로써 이전 세대의 단점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전문가는 “현대 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단백질 공학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며 “이를 통해 3세대 ADC는 약물을 특정 항원에 더 안정적이고 정확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항암 치료의 대세는 면역 항암요법이다. 다만, 이에 잘 반응하지 않는 유방암, 전립선암, 뇌암 등 비면역 암종이 존재하는터라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은 여전히 항암 치료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ADC는 이러한 항암화학요법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인 종근당, 셀트리온, 한미약품 또한 ADC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종근당은 2023년 2월, 네덜란드 생명공학기업인 시나픽스(Synaffix B.V)와 이 회사의 ADC 플랫폼 기술을 종근당 자체 개발 항체에 접목해 ADC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비독점적 실시권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마일스톤 등을 합친 총 계약금액은 1억 3200만 달러(한화 약 1769억 원)이다. 이 계약으로 종근당은 시나픽스의 ADC 플랫폼 기술 3종(GlycoConnect™, HydraSpace™, toxSYN™)의 사용권리를 확보하여 ADC 항암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셀트리온은 2019년부터 에이프로젠과 유방암, 위암 치료용 항체의약품 및 혈액암 치료용 항체의약품 등을 비롯해 다양한 타깃에 대한 ADC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협업을 진행중이다. 

셀트리온은 에이프로젠이 자체 보유한 ADC 기술인 ADED(Antibody Delivery Enhancing Domain) 플랫폼을 기반에 두고 암세포 전달 효율과 약물의 세포 침투율을 높여 항암 치료효과를 높인 바이오베터를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2021년 7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북경한미가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텀바디’를 적용한 ADC 공동연구 및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 협약을 통해 북경한미약품이 보유한 서로 다른 2개의 항원에 결합하는 이중항체 물질에 레고켐이 보유한 ADC 링커-톡신 플랫폼을 적용해 차세대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한미약품은 이를 기반으로 신속한 글로벌 상용화 프로세스를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의 ADC 기술은 단일항체를 활용했으나, 양사는 이 협력을 통해 이중항체를 접목하는 혁신 기술로 부작용은 줄이고 항암 효능은 높인 차세대 표적항암제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이 계약을 통해 개발 과정 중 단독으로 유망 후보물질을 글로벌 사업화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해당 프로젝트명은 ‘LCB12A’로, 현재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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