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이 개발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정’에서 새로운 이중타깃 당뇨병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확인됐다. 회사 측은 일찌감치 권리화 작업에 돌입한 상태인데, 후발 신약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특허청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이나보글리플로진의 대사체를 포함하는 약학적 조성물 및 이의 용도(A pharmaceutical composition comprising a metabolite of enavogliflozin and use thereof)’ 특허출원 발명에 대한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발명은 이나보글리플로진의 M1 대사체가 SGLT-2 및 SGLT-1 이중저해 기전을 나타내 당뇨병 또는 심부전의 예방 또는 치료를 위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SGLT-2(sodium glucose cotransporter-2)는 SGLT-1과 함께 신장에서의 포도당 재흡수를 담당하는 수송체다. SGLT-2가 신장에서 여과된 포도당의 90% 이상의 재흡수를 담당하고, SGLT-1는 소장 상피세포에서 나머지 10% 정도의 포도당 재흡수를 맡는다.
이 때문에 많은 제약사가 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의 치료제를 상용화했거나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의 ‘엔블로정’도 그중 하나다.
‘엔블로정’의 주성분인 이나보글리플로진은 인간 간세포에서 M1, M2, M3, U1, U2 총 5개의 대사체를 생성한다. 대웅제약은 이나보글리플로진의 대사체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 중 M1 대사체가 SGLT-1 및 SGLT-2 이중 저해제로서 SGLT-2 선택적 저해제인 이나보글리플로진과는 다른 약리기전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 새로운 당뇨병 또는 심부전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찾아냈다.
실제 세계 최초의 SGLT-1 및 SGLT-2 이중 저해제 소타글리플로진(렉시콘 파마슈티컬스·Lexicon Pharmaceuticals, 제품명 : 인페파·Inpefa)은 지난 2019년 유럽에서 제1형 당뇨병 치료제로, 지난해 미국에서는 심부전 치료제로 각각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특허출원 명세서에 따르면, 이나보글리플로진의 M1 대사체는 SGLT-2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다른 대사체들과 달리 SGLT-1의 활성 억제 효과도 우수했다.
특히 SGLT-1와 SGLT-2의 활성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데 필요한 약물 농도인 IC50의 비율(SGLT1/SGLT2 IC50 ratio)이 6.0 정도로 다른 대사체는 물론, 이나보글리플로진, 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등 주요 SLGT-2 억제제들과 비교해 굉장히 낮았다. 이는 이나보글리플로진의 M1 대사체가 SGLT-1과 SGLT-2를 모두 억제하는 이중 저해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농도나 노출 시간 증가에도 SGLT-1 저해성이 증가하거나 유의적으로 변화하지 않은 다른 대사체, 이나보글리플로진, 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등과 달리 이나보글리플로진의 M1 대사체는 저해 상수가 유의하게 증가했다.
대웅제약은 이나보글리플로진의 M1 대사체의 항당뇨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생쥐 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제1형 당뇨병을 유도한 생쥐 모델에서 동일 기전 경쟁 약물인 소타글리플로진 1mg/kg 투여군과 비교해 동일 용량에서 더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였다.
이에 더해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6(IL-6)이 유의적인 감소 경향을 나타내 제1형 당뇨를 동반하는 염증반응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엔블로정’은 지난 2022년 11월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국산 신약 36호이자,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최초의 SGLT-2 억제제다. 국내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들이 장악하고 있는데, 대웅제약은 ‘엔블로정’을 자체 개발하며 이들 글로벌 제약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