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코로나19 특수를 타고 2022년 세계 제약기업 1위 자리에 올라섰던 미국 화이자(Pfizer)가 지난해 한단계 밀려나면서 그 자리를 미국 MSD에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헬스코리아뉴스가 전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2023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MSD는 지난해 총 601억 달러(한화 약 80조 3000억 원)의 수익을 거두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2022년에는 592억 달러(한화 약 79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MSD의 세계 1위 1등 공신은 면역관문 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였다. ‘키트루다’는 전년(209억 달러, 한화 약 27조 6000억 원) 대비 19% 증가한 250억 달러(한화 약 33조 500억 원)를 기록했다. 이 약물은 유력한 2023년 매출 1위 의약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하루하루 다가오는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는 MSD에 고심을 안겨주고 있다. 2023년 총 매출액 601억 달러 가운데 ‘키트루다’가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따라서 특허가 만료된다면 키트루다 매출의 절반 가량은 증발해 버리는 상황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2022년 무려 980억 달러(한화 약 131조 원)의 역대급 매출로 1위에 올라선 화이자는 코로나 특수가 끝나자 맥이 푹 빠지면서 2위로 내려 앉았다. 이 회사는 2023년에 570억 달러(한화 약 76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는데, 전년 대비 무려 41.84%나 떨어진 수치다.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Comirnaty)와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 성분명: 니르마트넬비르·nirmatrelvir)의 합산 매출액은 전년(370억 달러) 대비 70% 급감한 112억 달러(한화 약 15조 원)에 그치며 화이자의 전체 매출을 끌어내렸다.
그럼에도, 화이자는 향후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회사는 실적평가회 당시 “지난 2023년 12월, 미국 시젠(Seagen)의 인수를 완료함에 따라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전한 바 있다.
미국 얀센은 2022년 4위에서 1단계 오른 3위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전년(525억 달러) 대비 4.2% 증가한 547억 달러(한화 약 73조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중 핵심 제품인 ‘스텔라라’(Stelara, 성분명: 우스테키누맙·ustekinumab)는 108억 달러(한화 약 14조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매출의 약 20%를 지탱했다.
하지만, ‘스텔라라’ 또한 특허 만료로 인한 바이오시밀러의 공습을 눈앞에 두고 있는터라, 역대급 성적에도 불구하고 떨떠름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미국 애브비(Abbvie)는 자사의 초특급 블록버스터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adalimumab)의 특허 장벽이 풀렸다는 점을 고려할 때, 꽤 선방한 모양새다. 이 회사의 2023년 전체 매출액은 543억 달러(한화 약 72조 5000억 원)로 2022년 580억 달러(한화 약 77조 5000억 원)에 비해 약 6.40% 떨어지는데 그쳤다. 순위의 경우, 전년 대비 1단계 내려간 4위를 기록했다.
5위는 스위스 로슈(Roche)로, 2023년 총 매출액은 전년(476억 달러, 한화 약 63조 6000억 원) 대비 6.5% 증가한 507억 달러(한화 약67조 7000억 원)였다.
그 뒤를 이어 프랑스 사노피(Sanofi)가 465억 달러(한화 약 62조 원)로 6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가 458억 달러(한화 약 61조 원)로 7위,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가 454억 달러(한화 약 60조 5000억 원)로 8위를 차지했다.
미국 BMS는 전년(461억 달러)에 비해 2% 감소한 450억(한화 약 60조 1200억 원)로 2022년 6위에서 3단계 떨어진 9위를 기록했다. 부침의 가장 큰 요인은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레블리미드’의 매출 하락이었다.
‘레블리미드’는 2021년 128억 달러(한화 약 17조 원)의 매출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전체 의약품 매출 순위 6위를 차지했지만, 당해부터 시작된 제네릭(복제약) 출시로 인한 매출 타격에 시달리고 있다.
[2023년 다국적 제약·바이오 기업 매출액 순위]
순위별 업체 |
매출 |
2022년 순위 |
||
2023년 | 2022년 | 전년 대비 증감(%) | ||
1위 MSD | 601억 달러 | 592억 달러 | 1.5 | 2 |
2위 화이자(Pfizer) | 570억 달러 | 980억 달러 | -41 | 1 |
3위 얀센 | 547억 달러 | 525억 달러 | 4.2 | 4 |
4위 애브비(Abbvie) | 543억 달러 | 580억 달러 | -6.40 | 3 |
5위 로슈(Roche) | 507억 달러 | 476억 달러 | 6.5 | 5 |
6위 사노피(Sanofi) | 465억 달러 | 452억 달러 | 2.8 | 7 |
7위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 458억 달러 | 443억 달러 | 3.3 | 8 |
8위 노바티스(Novartis) | 454억 달러 | 422억 달러 | 7.5 | 9 |
9위 BMS | 450억 달러 | 461억 달러 | -2 | 6 |
10위 GSK | 380억 달러 | 368억 달러 | 3.2 | 10 |